나의 이름은 Judy입니다.
Daddy-Long-Legs 속 주인공 쥬디가 나의 영어이름
저의 영어 이름은 ‘Judy’ 입니다.
대학생 때, 종로에 있던 어학원을 다녔어요.
회화, 토플을 주로 공부했었는데, 그때마다 영어 이름이 필요했습니다.
‘뭘로 부를까’하다가 좋아하던 만화 속 주인공, “JUDY”가 생각났습니다.
“What’s your English name?”
“My name is Judy Lee.”
그 후부터 저는 교환학생때부터 지금까지 미국에서는 ‘쥬디 (Judy)’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키다리 아저씨’
너무나도 유명한 만화라 모르시는 분들이 없으실거에요.
제가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이라서 DVD 세트로도 구입해두고 있는 작품입니다.
아이가 아직은 어려서 함께 보긴 어렵지만,
학교에 가는 나이가 되면 함께 티비 앞에 앉아
힘들어도 꿋꿋하게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아가는 ‘쥬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습니다.
가난한 고아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부잣집 도련님이 져비스와의 사랑도 이루어내는 이야기.
어떻게보면 그렇고 그런 뻔한 신데렐라 스토리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원서를 읽다보면 쥬디라는 캐릭터에 흠뻑 빠져서 신데렐라라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습니다.
그녀는 늘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일 줄 알고,
어려운 고난을 이겨낼 수 있는 강단이 있는 여자니까요.
무엇보다 키다리아저씨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매 주 편지를 쓰고,
대학에서도 열심히 공부하는 학구파랍니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주요인물로는
주인공인 쥬디,
그녀를 늘 지켜주는 베프 샐리,
그리고 깍쟁이에 이기적인 줄리아.
무엇보다 빼놓을 수 없는 키다리아저씨, 져비스.
“The world, they think, owes them everything they want.”
그들은 이 세상이 그들이 원하는 모든 것들을 그들에게 빚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서 그들이 원하는 모든 것들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의역하면 되겠습니다.)
키다리아저씨가 여름방학 동안 쥬디에게 유럽여행을 다녀오라고 얘기합니다.
저같으면 ‘옳다구나!’하며 기뻐할테지만,
독립적이고 자존심이 강한 쥬디는 위의 문장을 써서 정중히 거절합니다.
부자들을 그녀의 관점에서 신랄하게 비꼬는 표현이기도 했고,
그녀의 상황에 비추어 봤을 때 가장 멋지게 은유적으로 거절한 문장이라서
지금까지도 저의 원서 속 최애 문장으로 남아있습니다.
처음 미국에 왔을 때,
대학 3학년이었습니다.
어리다면 어리고 어리지 않다면 어리지 않은 나이.
처음 부모님과 가족들과 떨어져서 낯선 나라, 낯선 언어, 낯선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참 힘겹게 4개월을 보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럴 때마다 펼쳐 본 책.
어쩌면 나에게도 이런 져비스같은 키다리아저씨가 짠~하고 나타나지나 않을까 꿈을 꾸게 만들었던 책.
저의 딸 아이가 언젠가 “엄마 미국이름은 왜 쥬디에요?”라고 물어보면,
“엄마가 제일 재미나게 읽은 책 속 주인공이 쥬디라서”라고 말해주려합니다.
생각해보니 아이에게 미안하네요.
아이도 좋은 책 속 주인공 이름으로 미국이름을 만들어 줄걸 그랬나봅니다.
그저 열심히 이곳 저곳 이름들을 뒤져가며 그중에서 제일 예뻐보이는 이름으로 만들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Eileen은 아이리쉬에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하고,
또 좀 올드한 이름이라고 해서
아이가 커가면서 자신의 이름에 대해 불만을 가지는 건 아닐까 겁이 납니다.
저와 남편을 불러놓고 어느 날, ‘개명하겠다’고 하면 어쩌죠? ^^
늘 제 미국 이름에 멋진 스토리를 만들어주던 책,
오늘은 Daddy Long Legs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여러분의 이름에는 어떤 스토리가 있을까요?
이 책에 대한 과거 블로그 리뷰 링크 모음입니다.
https://blog.naver.com/luxbabyworld/221435431861
https://blog.naver.com/luxbabyworld/221441334717
https://blog.naver.com/luxbabyworld/221445388233
https://blog.naver.com/luxbabyworld/2214526005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