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네가 있는 살구나무

꽃은 희망이다

by 루씨

여느 집이나 마당에 살구나무 하나쯤은 있었다. 꽃도 예쁘지만 토실한 살구가 주렁주렁 열리기 때문이었다. 우리 집에도 아름드리 살구나무가 있어 아빠가 살구나무에 그네를 매달아 주셨다.


살구꽃이 피면, 꽃이 예쁘다는 생각을 하기보다는 곧 살구가 열릴 것이란 생각에 마음이 부풀었다. 꽃이 지고 살구가 주렁주렁 열리면 아주 잘 익은 살구를 따 먹거나 떨어진 것을 먹었다.


그래서 모든 과육의 꽃은 나에게 희망의 상징이었다. 곧 맛있는 열매를 나에게 선사하게 될 것이기에.


살구가 익을 무렵이면 매일 아침 살구나무 아래에 가는 것이 일과의 시작이었다. 일찍 일어나야 맛있는 살구를 선점했다. 익어가는 중이었으니 먼저 익어서 떨어진 것을 먹을 셈이었다.


어떤 때, 잘 익은 줄 알고 먹었다가 시디 시어서 낭패를 본 적도 있었다. 일찍 떨어진 채로 익은 것들은 싱싱하지도 않고 맛도 없었기 때문이다.


시골 우리 집은 과실나무가 종류별로 한 그루씩 있었다.


어질 적에 나는 그 나무들 아래에서 목이 빠지게 위를 올려다보곤 했다. 감히 올라가지는 못했다. 살구나무가 높아서 아빠가 따 주시지 않으면 제 손으로 따기란 어려웠다. 주로 살구나무 아래에는 장대가 놓여 있었다. 우리는 돌멩이를 위로 던져보기도 하고 서로 장대로 따려고 하기도 했다. 익은 살구를 통째 우물거리면서 입 안에서 씨앗을 발라내거나 손으로 톡 자르면 예쁜 씨앗이 보인다.


새콤달콤한 살구를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인다. 내 기억은 잠시 살구꽃 피던 어린 날 시골집으로 돌아간다. 온 가족이 와글거리던 그 시절로..... 익지도 않은 살구를 따 먹으려 서성거렸던 어린아이의 마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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