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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요일 또는 예술가 Jul 15. 2024

학교는 살아있다

학교는 살아있다. 학교는 고정된 집합체가 아니고 그 안에서 교사와 학생, 환경이 만들어가는 살아있는 유기체라고 나는 생각한다. 어제와 오늘이 같지 않고 날마다 새로운 일이 생기는 그야말로 극적인 곳이 학교다.

어제 평온했다고 해서 내일도 그러리란 보장이 없듯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고등학교에 있다가 처음으로 중학교에 갔을 때의 이야기다. 고등학생보다 중학생들은 어리기도 하거니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할 수 없는 특징을 지닌다. 특히 중학교 2학년 학생의 경우는 어리버리한 중 1 시기를 거쳐 어느 정도 학교생활에 적응도 되고 진학에 매진하는 시기도 아니기에 그런 특징이 두드러진다. 오죽하면 중학교 2학년 아이들이 있어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학교 교실 공사로 한 학급이 교실 대신 가사실에서 수업하게 되었다.

교실보다 훨씬 넓은 가사실에 아이들을 풀어놓으니 이리저리 다니며 즐겁게 활동하는 것은 좋은데 남학생의 경우 얼마나 뛰고 놀았는지 땀을 흘리는 애들이 많았다. 3교시가 끝나고 4교시가 시작되었다. 담당 교사가 수업에 쓸 프린트물을 가져오지 않아 학생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몇 번이나 이르고 교무실에 갔다가 오니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개요 : 

두 남학생이 내기를 걸었다. 평소 운동을 많이 해서 운동으로 다져진 몸이라고 자랑하는 Y에게 다른 학생 J가 제안했다. 가사실은 3층이다.      

J : 여기서 뛰어내려도 너, 다치지 않을 수 있어?

Y : 물론이지, 내가 왜 다쳐? 난 거뜬할 거야.

J : 그럼 뛰어내려 봐. 내가 2,000원 걸게.


그쯤 이야기가 진행되면 주변의 아이들이 모여들기 시작하고 된다, 아니다로 설왕설래.      

야, 나 같으면 뛰겠다. 아니야, 아무리 운동해도 여기 3층인데 그러다 죽을 수도 있어.

이에 영웅심이 돋은 Y가 말한다.


Y : 2,000원은 너무 적어. 3,000원은 돼야 뛸 마음이 생기지. 

J가 돈을 올렸고 Y는 남학생들의 응원 속에 뛰어내렸다. 이 모든 것이 교사가 프린트물을 가지러 간 5분도 안 된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사건 결과 : 병원에서 구급차가 와서 Y를 데리고 갔다. 3층에서 뛰어내린 Y는 아킬레스건이 끊어졌고 긴급 수술을 받았다. 그나마 Y가 평소 운동을 해서 그 정도였지 그렇지 않았으면 목숨을 잃을 뻔한 사건이었다. 아이들만 두고 간 교사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학교장 징계를 받았다.      

이후 목발을 짚고 학교에 나온 Y는 

“아쉽다. 착지를 조금만 잘했어도 괜찮았을 텐데,”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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