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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여행 1일 차 - 일정이 다 꼬이다

도대체 뭘 준비한 거니?

by 하크니스

도쿄 여행 1일 차. 7시 20분 비행기였기 때문에 새벽 4시 반에 친구와 만났다. 새벽 3시 30분부터 눈이 떠져 잠이 안 와 그냥 일찍 씻고 출발했다. 마지막으로 조금이라도 자고 있는 아들의 얼굴을 보고(아들과 4일이나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사실에 조금 슬펐다) 출발했다.


친구를 픽업하기 위해 출발했고 친구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예약해 놨던 발렛파킹에서 따로 연락이 없길래 이상해서 검색해 봤더니, 내가 예약한 곳은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전용 발렛파킹;; 진에어였던 나는 제2여객터미널을 가게 될 텐데. 시작부터 난관이다. 바로 네이버로 검색해서 새로운 발렛파킹 업체를 찾아서 등록했다. 발렛파킹비용이 전체 9만 원이었다. 허허 이렇게 비쌀 줄은 몰랐다. 시작하자마자 정신없던 아침. 친구는 별 거 아니라는 듯 절반 비용을 입금해 주면서 예약 잘 됐으면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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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렛을 잘 맡겼다. 발렛 사장님이 꽤 친절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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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용 캐리어를 본 캐리어로 사용하는 내 친구. 정말 짐이 없다. 갈 때 짐이 5kg 정도밖에 안 됐던 것 같다.


출국심사에 그다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모바일 체크인을 미리 해놨고, 짐은 셀프로 붙였다. 사람도 별로 없어서 간단하게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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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은 가볍게 햄버거로. 나는 아침을 안 먹는 편이지만, 친구는 아침을 꼭 먹는 편이다. 점심 일정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판국에 나도 먹어두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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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를 바라보면 괜히 기분이 묘해진다. 나리타공항까지 약 2시간 정도 비행을 했고, 나는 가는 동안 다운로드하여놨던 '미지의 서울'을 봤다. 1편을 다 보고 2편을 보는 중간에 기압차이 때문에 눈물이 핑 돌정도로 두통이 와서 고생했다. 코가 막히면 몸이 기압관리를 잘 못하는 것 같아서 비염약도 먹고 감기약도 먹고(감기기운이 있긴 했다) 비행기를 탔지만(감기약에만 19,000원을 썼는데!) 결국 기압차 때문에 고생했다.


보통 후쿠오카를 갔다 올 때 많이 아팠는데 이번엔 나리타로 떠나는 와중에도 아파서 꽤 힘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나리타에 도착했다. 드디어 일본에 도착했다. 도쿄는 처음이라 많이 긴장됐다.


나리타는 도쿄 도심부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다. 그래서 나리타에서 신주쿠로 가는 이동 방법을 정말 고심해서 넥스를 선택했었다. 그런데, 내가 예약해 놓은 걸 보니, '스카이라이너'가 예약되어 있는 게 아닌가? 두-둥!


넥스타고 한 번에 가는 걸 생각하고 왔는데 스카이라이너를 예약한거였다니..발렛파킹에 이어 2차 멘붕. 나는 서둘러 네이버로 검색해서 가는 방법을 알아봤다. 그래도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어서, 다행이었다. 스카이라이너 예약 QR코드를 가지고 티켓팅을 해서, 게이오선에서 스카이라이너를 타고 왔다. 지정좌석제고, 충전도 할 수 있어서 좋았고, 꽤 쾌적한 편이었다.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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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맵을 찾아서, 신주쿠 워싱턴까지 가는 방법을 찾았고, 오에도 선의 도쵸마에 역으로 향했다. 우에노에서 도쿄 지하철패스 72시간권을 바꿔서, 이제 지하철만 애용하기로 했다. 생각보다 도쿄의 지하철은 잘되어있었다. 길 찾기가 쉽지 않을 줄 알았는데 이정표가 잘 되어있어서 헤매질 않았다. 후쿠오카에서는 걷거나 버스를 타면 다 해결됐기 때문에 걱정이 없었다. 기타큐슈에는 일본 가족이 있어서 차로만 이동하다 보니 문제가 없었다. 그래서 지하철에 되게 겁을 먹었는데 워낙 이정표가 잘 갖춰져있다 보니 어려울 게 없었다.


도쵸마에 역에서 도쿄도청을 지나 걸어오면 신주쿠 워싱턴 호텔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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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쿠 워싱턴 지하 1층과 연결되어 있어, 아주 좋다. 걸어서 약 5~7분 정도 거리. 만약 내년 도쿄 마라톤을 나가게 된다면 신주쿠 워싱턴에 다시 묶을 예정이다. 위치가 아주 좋다. 신주쿠 메인거리와는 거리가 다소 있지만 도쵸마에 역에서 이동하는 방법을 이용하면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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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12시 반 정도였는데, 체크인을 받아주셨다. 조건은 호텔 멤버십 신규 가입이었는데, 가입하고 바로 체크인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가장 럭키한 상황. 이 사진을 아내에게 보냈더니, '배드를 트윈으로 잡으랬더니 왜 그렇게 잡았어!'라고... 몰랐지...ㅋㅋ 친구와 한 침대를 써야 되는 상황. 뭐 나쁘진 않았다. 친구가 원래 코를 많이 고는 앤 데 별로 안 골아서 3박 동안 편안했다.


세 번째 황당한 사건은 내가 시부야 스카이를 여행 3일 차에 가는 걸로 예약해 놓은 줄 알았다. 친구가 공항에서 '오늘 시부야 스카이 가는 거지?'라고 물어보길래 '아니, 3일 차에 가지~'라고 대답했더니 친구가 예약권을 보여주면서 '네가 오늘로 예약했던데?' 두둥-


시부야는 여행 3일 차에 가기로 계획을 해놨는데, 적잖이 당황했다. 물론 첫날 가도 상관은 없었지만, 체크인하고 뭐 하다 보면 정신없을 것 같아서 3일 차에 지정해 놨던 건데, 또 예약을 이상하게 해 놔서;;


그래서 우리는 체크인을 마치고 몸을 편안하게 한 상태로 시부야로 떠났다.


시부야의 스크램블 교차로는 원래 보고 싶었기 때문에 가고 싶었다. 그런데, 와. 완전 명동 느낌? 길은 좁고 사람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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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더워서 엄청 고생했다. 마침 배가 고파져서 문제였는데, 사람이 워낙 많고 시부야에 알아봐 놓은 음식점이 없어서 아무 데나 가려고 했다. 마침 이치란 라멘집이 있어서 들어가려고 했더니, 웨이팅 2시간 정도라고 해서, 바로 나왔다. 큰일이다 싶었다.


그래서 우리는 세이부 백화점 지하에 있는 푸드코트에 갔다.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냥 비싸더라도 아무 곳이나 가서 첫끼를 해결하자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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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조합이 3만 원... 친구는 우동이 짜서 못 먹겠다면서 다 남겼다.


어쨌든 시원한 곳에서 더위를 피하고 잠시 쉬었다 가는 데 의의를 뒀다. 2시 20분에 시부야 스카이를 가기로 해서, 앉아서 좀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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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야 스카이에서 한 컷. 멀리서 찍길 원했는데, 덥기도 덥고 계속 친구한테 요청하기도 뭐 하고 그래서 그냥 왔다. 이쁜 굿즈들이 많아서 시부야 스카이 굿즈도 좀 담고, 아래층 내려와서 쇼핑도 조금 하고 나왔다.


시부야 스카이에서 나오면 긴 자선이 바로 있다. 이미 좀 어그러진 계획이라, 어딜 갈까 하다가 긴 자선이 바로 앞에 있으니 긴자를 가자고 했다. 내가 긴자 아식스를 좀 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긴자는 시부야랑 느낌이 정말 달랐다. 거리도 널찍하고 널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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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라 차 없는 거리라서 더 편했다. 걸으면서 일본의 느낌을 마음껏 만끽하고, 아식스로 향했다. 언제 그렇게 더웠냐는 듯 가끔씩 비가 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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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식스에는 외국인도 많았다. 노바블라스트 5 재고가 많은 듯했다. 고민 끝에 구입하지 않는 걸로 결정. 슈퍼블라스트가 있었으면 샀을 수도 있었지만 노바블라스트는 지금 러닝화랑도 겹쳐서 안 사는 걸로 최종 결정. 괜히 갔다는 생각도 들지만 내년에 도쿄에 가게 되면 그때는 사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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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김에 긴자 돈키호테에서 부탁받은 오타이산 및 와이프 선물 구매까지 마쳤다. 그리고 이제 저녁 먹을 시간이 다 되어가서, 아부라소바 긴자점을 가기로. 와이프가 정말 맛있다 그래서 엄청 기대했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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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팅도 길지 않았고, 이때까진 엄청 기대하면서 친구랑 기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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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도쿄는 에비스지 하면서, 맛있게 맥주를 먹다가 아부라소바를 먹었는데, 으아.. 나한텐 맞지 않는 음식이었다. 게다가 같이 간 친구도 점심 우동에 이어, 너무 짜다면서 거의 다 남김.. 함께 먹는 사람도 맛있다고 먹어야 넘어갈 텐데. 둘 다 너무 못 먹겠어서 먹다가 포기. 아부라소바는 와이프만 맛있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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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긴자 거리에서 사진 한 방 찍고, 첫날인 만큼 빠르게 숙소로 복귀. 일본은 뭐니 뭐니 해도 편의점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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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편의점 맥주와 과자들을 사들고 숙소에서 또 한 번 맥주. 그리고 내 소원이었던 이자카야를 한 번 가보자고 했는데, 친구는 첫날이니 그냥 호텔 지하에 있는 이자카야에 가보자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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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닭 요리와 맥주로 마무리. 뭔가 끊임없이 술을 마신 것 같은데 그다지 취하진 않았다. 여행 첫날.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어찌 됐든 잘 마무리되었고, 도쿄 지하철 패스 72시간권을 찬양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새벽부터 움직였던지라 피곤해서 금방 잠들었다.


평소엔 해보지 못했던 여행이었다. 원래 돈키호테, 다이소나 이온몰 같은 곳 가서 하루 종일 쇼핑하는 아내와 하염없이 기다리는 여행이 지금까지 일본 여행이었다면, 이번엔 널널하게 보냈던 것 같다.


일본에서 이자카야가 매우 특별할 줄 알았지만 그냥 한국 술집이랑 비슷하다는 것. 토요일인데도 양복 입은 아저씨들이 회식을 하고 있었다는 것, 이런 것들을 제외하면 굳이 특별할 것 없는 그런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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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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