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롱베이 선상파티

[깜언 베트남 16] 나이 마흔, 남자 셋, 여행

by 안효원

추억 돋는 노래와 함께하니, 금방 뚜언 쩌우(Tuần Châu) 섬에 도착했다. 한 호텔에서 하롱베이 크루즈 투어를 기다리는데, 유럽 느낌 물씬 나는 거리 풍경이 예술이다. 저쪽에서 선글라스 낀 인도 가족이 사진 찍는데, 완전 발리우드. 나도 선글라스 끼고 걸어보지만, 아, 멋짐의 완성은 선글라스가 아니라 얼굴이로구나! 김차장은 최선을 다해 찍고, 김사장은 함박(비)웃음.


우리가 탄 파라다이스 유람선은 크지는 않지만 실내장식이 좋고, 배도 조용했다. 배와 바다,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에 매료된 우리는 와인을 들고 2층 갑판으로 나갔다. 처음엔 사람이 많았는데, 밥 먹으라고 부르니 모두 내려가고, 바다에 남은 건 남자 셋. 흥겨운 마음에 와인을 따르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하롱베이(Ving Hạ Long)의 1,969개 섬이 환영해주는 것 같았다.


갑자기 분위기 ‘하롱베이국제영화제(HIFF)’. 이 얘기는 자랑 같아서 안 하려 했는데, 우리의 얼굴에 동서양 배우가 좀 있다. 김사장은 톱스타 정우성과 톰 크루즈(본인은 톰 형을 민다.), 안기자는 중견배우 이경영, 전광렬, 그리고 미스터 빈. 김차장은, 음, 그냥 김차장. 선상파티 참가자들은 자연스레 한국어를 구사하며, 웃음꽃을 피웠다. 서로 찍어주는 포토타임은 기본.


난 정말이지, 김사장의 얼굴에서 톰 크루즈를 본다. 이 말을 하면 김사장의 가족은 ‘극혐’이라며 고개를 젓는다지만, 애매한 각도에서 어쩌다 보면 찰나에 톰 형이 나오는 게 사실. 나로 말할 거 같으면, 논산훈련소에서 조교가 옆 소대로 끌고 가 허준 성대모사를 시킬 지경. 김차장도 보면, 사용감이 좀 있지만, 27년 전 소년의 모습이 그대로 있다.(아, 이 불타는 우정이여!)


환상적인 풍경에 환장할 분위기, 이렇게 즐거워도 되나 싶다. 나로 말할 거 같으면, 좋을 때 안 좋은 일들을 떠올려 평정심을 유지하는 감정 극중 주의자. 친구들의 해맑은 웃음을 보며, ‘그러지 말자’ 생각했다. 우리가 언제 또 이런 데 온다고, 좋을 땐 다 잊고 크게 웃어야지. ‘카르페 디엠’(carpe diem), 처음 의미 있게 다가왔다. 좋다, 순간을 즐기리라! 힘든 날 곧 오리니.


20200201_095122.jpg 정우성, 톰 크루즈 담당 김사장, 이경영, 전광렬 담당 안기자, 그리고 소년 담당 그냥 김차장은 매우 흥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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