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두잼

자두가 풍년

by 쇼트브레드

엘라네 정원의 자두나무에 자두가 한가득 열렸다. 볼 때마다 ‘저걸 다 어떻게 먹지’ 하는 걱정이 절로 든다. 그건 나만의 걱정은 아닌 듯하다.

“작년엔 과일마다 벌레가 한 마리씩은 들어 있었는데, 올해는 자두가 다 멀쩡해. 저걸 다 어떻게 하지?”

음식을 남기기 싫어하는 H도 나름 검색을 해본 모양이다. 오븐에 구운 자두, 처트니, 잼, 냉동 보관, 주스 만들기 등등 다양한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아침부터 나는 자두를 수확했다. 물러지기 전에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만만해 보이는 잼을 만들기로 했다. 자두잼은 빵에 발라 먹거나 오트밀에 한 스푼 넣어 먹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좋을 것 같았다.

세 바가지를 가득 따고도, 아직도 세 바가지를 세 번은 채울 만큼의 자두가 나무에 남아 있다.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하기로 하고, 일단 부지런히 자두를 씻는다. 오늘 만들 잼은 제이미 올리버의 레시피를 조금 변형한 것이다. 원래 레시피대로라면 설탕이 2kg이나 들어가야 하지만, 우리는 500g밖에 없었다. 그냥 그만큼만 넣고 만들기로 했다.

시간을 들여 씨를 발라내고, 자두를 잘게 썬 다음 설탕을 넣고 끓이기 시작했다. 냄비 바닥이 타지 않게 저어가며, 물기가 졸아들 때까지 계속 끓였다. 빨간 자두보다 노란 자두가 수분이 더 많은지, 오랜 시간을 들여 끓여도 물이 좀처럼 줄지 않았다. 아침부터 정오까지 온전히 자두잼에 매달렸다. 마음속으로 몇 번이나 되뇌었다. 다시는 안 만들어야지. 잼은 사 먹는 거다. 잼은 사 먹는 거다...

잼답게 적절한 농도가 되었을 즈음, 끓인 자두를 병에 담았다. 드디어 끝. 한 입 떠먹어 보니, 자두 특유의 시큼함이 살짝 중화되어 빵에 발라 먹거나 오트밀에 넣기 딱 좋은 맛이다. 시중의 잼은 너무 달기만 한데, 설탕이 부족했던 덕에 오히려 적당히 달고 더 맛있게 느껴진다. 잼이 식기를 기다렸다가 냉장고에 넣었다.


6월 자두철이 지나면, 7월 엘라네 정원엔 수확할 과일이 없다. 8월과 9월엔 무화과와 포도를 따고, 그 뒤엔 석류, 호두, 감, 올리브를 수확한다. 나는 9월에 이 집을 떠나니, 포도까지만 맛보고 가게 된다. 과일이 비는 7월 한 달 동안 자두잼을 한 스푼씩 먹을 생각을 하니, 마음이 풍요롭고 든든해진다.




제이미 올리버 자두잼 레시피

재료 (약 1kg 자두 기준)


-신선한 자두 1kg (씨 제거 후 반으로 자르기)
-설탕 750g
-레몬즙 1개
-물 100~120ml
-선택 사항: 계핏가루 ½티스푼 또는 아예 계피 스틱 1개 추가 가능

만드는 방법

1. 자두 준비
자두는 깨끗이 씻어 씨를 제거하고 반으로 자르세요.

2. 첫 단계 조리
냄비에 자두, 레몬즙, 물을 넣고 중불에서 10~15분간 부드러워질 때까지 바글바글 끓여줍니다.

3. 설탕 넣기
설탕을 넣고 완전히 녹을 때까지 저어줍니다.

4. 잼 농도 맞추기
불을 올려 강한 불로 끓이다가, 거품이 올라오면 계핏가루나 계피 스틱을 넣어 530분 정도 더 끓여도 됩니다.

5. 완성도 확인
차가운 접시에 잼을 떨어뜨렸을 때 가장자리가 주름잡히면 완성입니다(wrinkle test).

6. 병에 담기
뜨거운 채로 멸균한 유리병에 담고 뚜껑을 꼭 닫아 실온에서 식힌 뒤 보관하세요.

팁 & 활용법

-설탕 비율 조절: 단맛을 줄이고 싶다면 설탕 양을 600~700g으로 줄여도 되지만, 보관 기간이 짧아질 수 있어요.
-향신료 풍미 추가: 계피 외에도 정향, 생강, 바닐라 등을 넣어 풍성한 맛을 낼 수 있어요.
-보관: 멸균 병에 넣어 밀봉하면 실온에서 최대 1년, 개봉 후 냉장 보관 시 3~4주 정도 보관할 수 있습니다.

활용 아이디어

-아침 토스트나 스콘에 바르기
-요거트·오트밀에 곁들이기
-케이크·타르트 필링으로 활용하기
-돼지고기·오리 등 고기 요리의 글레이즈 소스로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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