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에 최고
광주에 계신 어머니에게서 카카오톡 메시지가 왔다.
“타 죽겠다. 너무 덥다…”
이곳도 몹시 덥다고 답장을 보냈다. 한국의 여름을 피하려고 떠나왔건만, 이곳의 더위도 만만치 않다.
터키 게익바이리의 햇볕은 사정없이 내리쬔다. 연일 한낮 기온이 35도 가까이 오른다.
그나마 다행인 건, 밤이면 기온이 뚝 떨어져 20도 아래로 내려간다는 점이다. 덕분에 밤공기는 꽤 시원하다. 또 건조한 기후 덕에 그늘에만 있어도 에어컨 없이 견딜 만하다.
특히 엘라네 집은 산속에 자리하고 있어서 산들바람이 자주 불어 한낮에도 훨씬 덜 덥게 느껴진다.
야외 욕조에 시원한 계곡물을 받아놓고 발을 담근 채 데크에 누워 책을 읽으면, 불어오는 바람에 몸의 물기가 서서히 말라가며 놀라울 만큼 시원해진다.
나는 더위에 약한 편이다. 땀이 유난히 많고, 햇볕을 오래 쬐면 정신이 흐려지는 느낌이 든다. 한국에 살 때는 아파트 주차장에서 회사 주차장까지 이동하는 게 전부였기에, 계절을 온몸으로 느낄 일은 거의 없었다.
여름에 밖을 오래 걸어본 기억도 없다.
회사를 그만두고 여행을 다니면서 자연스레 바깥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었다. 그러다 보니 내가 더위에 얼마나 취약한지, 지난 캄보디아 여행 때 처음 제대로 알게 됐다.
더위 속에서는 마치 뇌가 정지한 듯한 느낌이 든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고, 판단도 어려워진다.
누가 말을 걸어도 무슨 대답을 해야 할지 몰라 어버버 하게 되는 순간이 자주 찾아온다.
오후 4시. 하루 중 가장 덥게 느껴지는 시간.
그 시간에 H와 나는 늘 티타임을 갖는다.
오늘은 바람마저 잠잠해 특히 더 더운 날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아이란을 만들어 멜론과 함께 먹기로 했다.
이 더위에 이만한 음료가 또 있을까.
아이란.
요거트에 물과 소금을 섞어 만든 터키의 국민 음료다.
짭짤하면서 고소한 맛, 요거트 특유의 상큼하고 약간 시큼한 풍미가 어우러져, 끝맛은 유난히 깔끔하고 시원하다.
물과 요거트를 섞은 덕에 질감은 묽고, 후루룩 마시기 좋다.
짠 라씨(salty lassi)나 묽은 플레인 요거트 음료와 비슷하지만, 단맛은 전혀 없다. 그래서 더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맛이다.
단독으로 마셔도 좋지만, 기름지고 짠 음식—예컨대 케밥이나 피데—과 곁들이면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준다.
얼마 전 안탈랴의 쇼핑몰에서 피데와 함께 마신 아이란은, 그 조합이 너무나 잘 어울려 감탄이 나왔다.
아이란 한 잔을 마신 뒤, 다시 욕조에 발을 담근다.
오늘도, 내일도, 무엇을 먹고 마실지 고민하며 보내는 나날.
이런 삶도 나쁘지 않다.
아이란(آیران)은 중동 지역, 특히 터키, 이란, 아랍 국가 등에서 널리 마시는 전통적인 요구르트 음료입니다. 상쾌하고 짭짤하며, 더운 날씨에 갈증 해소용으로 많이 마시죠. 집에서도 간단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아이란 만드는 방법
재료 (1인분 기준)
-플레인 요거트 1컵
-찬 물 1컵
-소금 약간 (1/4 작은술 정도, 기호에 맞게 조절)
선택 재료 (선택사항)
-민트 가루나 다진 민트 (향긋함 추가)
-얼음 (시원하게 마시고 싶을 때)
만드는 순서
1. 요거트 넣기
볼에 플레인 요거트를 넣습니다.
2. 물 섞기
찬물을 부은 후, 거품기나 믹서기로 잘 섞습니다.
(부드럽고 거품이 생기면 좋습니다.)
3. 소금 넣기
소금을 약간 넣고 다시 섞습니다.
너무 짜지 않게 조절하세요!
4. 완성 & 서빙
컵에 따라 내고, 원한다면 얼음을 넣거나 민트를 살짝 뿌려 마무리합니다.
팁
-물과 요거트의 비율은 1:1이 기본이지만, 더 묽게 혹은 더 진하게 조절해도 됩니다.
-시중 요구르트보다 그릭 요거트를 쓰면 더 진한 맛이 납니다.
-전통 방식으로는 거품이 생길 정도로 잘 저어주는 것이 포인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