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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옥 May 26. 2023

친정에 애기들 보내기로 한 즈음

 잠이 오지 않는 날들 


2018. 4. 19. 0:17 ・


애기들 재우고 자려는데 잠이 들었다가 일어났다. 저녁 내내 고민했던 것들 잊어버리려고 잠이 들려고 했는데 계속 생각이 나서. 겨우 앞으로 어떻게 살까에 대해서 그래도 조금은 결정했다고 생각했는데 저녁에 또 다른 소리 하나를 들으니 또 흔들린다



내가 아직도 결정에 확실하지 않은 탓이기도 하겠고 남들에게 비난 받는 거 두려워 말아야지 했는데 또 비난 받기 싫은 것도 있고 몇 번 이상한 소리 듣다 보니 그냥 애들이랑 다같이 있다가 다같이 죽거나 아님 다같이 평생 빈민으로 사는 한이 있어도 그냥 다같이 살까 생각도 들고




나는 이제 나는 내가 남편이다 라고 생각하고 살려고. 그래서 남편들이 부인한테 애기 양육 맡기듯이 친정이 좀 멀지만 그래도 주말엔 갈 수 있으니깐. 친정 부모님께 맡기고 나는 돈 벌어야지 주말 부부처럼 주말에만 애기 보고. 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이런 소리 저런 소리 듣기 싫으니 그냥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여기서 시터 써가면서 나 혼자 애기 둘 키우면서 일도 할까 생각도 든다




내내 생각하는데 부모님께 애기들 맡기고, 어떻게 애기를 다른 손에 맡겨, 엄마가 키워야지. 등등의 다들 하는 소리 듣기도 싫고 괜히 돈은 돈대로 쓰면서 또 별 소리는 다 듣는 것 싫어서 그냥 내가 키우면서 일도 하고 애기들 어린이집 이후에는 베이비 시터를 쓸까 하다가도 생각해보면 아무리 생각해도 베이비 시터는 마치 남편이 부인한테 애기 양육 맡기듯이 그렇게는 안될 것 같은 것이다. 베이비 시터를 쓴다고 해도 나는 여전히 계속 일하면서도 혼자서 애기까지 보는 셈.



애기들 일어나서 등원시키는 것도 애기들 재우는 것도 그리고 가장 큰 건 어쨌든 시터를 쓰면 시터는 퇴근 시간이 있을 것이고 나는 매일 나를 기다리는 애기들 생각을 해야 될 것이다. 일하면서도. 부모님께 맡기면 월 ㅡ금 까지는 애기들이 기다리는 거에서 벗어나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을 테니 나는 정말 미친 듯이 일만할 수 있을 테고, 그게 어쩌면 가장 큰 장점일 것이다 .



나는 그냥 돈 버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하고 싶었는데 그래서 보란 듯이 풍족하게 애들 잘 키우고 싶었는데 시터를 쓰면서 그게 될까? 그런데 부모님께 맡기고 주말부부처럼 지내겠다 하면 하도 이런저런 소리가 많으니깐 그런 소리 듣는 것도 힘드니 그냥 내가 애기들도 보고 일도 하고 할까 하다가도 또 그렇게 살다가 평생 몇 백밖에 못 벌어서 허덕허덕 대면서 살면 누가 나랑 내 새끼들 책임져주려나 싶다. 지금도 아무도 안 도와주는데.



일단 안정적인 수입을 제공해줄 수 있는 일자리를 우선 구하고, 그걸 기반으로 어떻게든 일어설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 텐데 생각을 계속 한다. 


그러면서 또 나는 정말 몇 달 전만 해도 사는 게 행복했던 여자였는데, 비록 결혼하고 교수 하려던 결혼 당시의 꿈은 접게 됐었지만 교수 부인, 교수 엄마 만들어주겠다던 약속은 접었지만, 그래도 남편은 의사고 병원장이었고 나는 작가고 애들은 아들 하나 딸 하나 다 너무 예쁘고 남편은 좋은 남편에 좋은 아빠에, 오빠는 나를 너무 사랑하는 것 같다고 얘기했을 만큼   좋았었는데 왜 갑자기 이렇게 됐을까 생각을 한다. 어느 날 갑자기 그 사람이 이렇게 쓰러져  죽지만 않았다면 이 정도면 내 인생 괜찮다고 생각도 했었는데 싶은 것이다.



그래도 지금은 애들 초등학교라도 들어가고 난 다음에라도 죽지, 그랬으면 이렇게 애들 어디다 맡기고 일해야 하나 이런 고민은 안 할 텐데. 참 인생 무상이라는 게 이럴 때 쓰는 건가 보다 싶다. 모든 게 다 허망한 것이구나.







2023.05.26

그 사람이 죽고, 애기들을 광주광역시 친정에 보내고 나는 서울에서 일을 하기로 결정하면서 

또 몇번의 비난의 말들을 듣다보니,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면서 썼던 글인 거 같다. 


엄마가 애들을 떼어놓는다느니, (내가 여자가 아니었다면 굳이 듣지 않았어도 될) 그 어떤 비난을 듣더라도, 나는 얼른 돈을 벌어야지, 우리 애기들 돈까지 없어서 정말 불쌍해지지 않도록 해야지. 생각을 하고, 

그냥 비난을 듣기로 하고, 강행했었는데 . .....


서울과 광주광역시를 왔다갔다 하는 몇년의 생활을 청산하고 나와 아이 둘, 우리 셋은 드디어 작년부터 같이 살게 되었다. 

그때의 선택은 (남들의 비난과 상관없이) 내게 최선의 선택이었고, 나는 열심히 살았고, 그때처럼 지금도 우리는 너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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