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엄마이자 아빠가 되었다
2018. 4. 30. 0:09 ・
애기는 며칠 전에 내 얼굴에 대고 장난처럼 “아빠 아빠 아빠” 하고 부르더니 오늘도 안방에서 씻고 로션을 바르고 있는 중에 “아빠 아빠” 했다. 물론 둘째야 돌도 되기 전에 아빠가 죽었고 아직도 14개월이니 그 아이가 매번 아빠 아빠 하고 부르는 거야 무슨 의미가 있겠냐 싶지만 첫째가 아빠라고 부를 때면 나는 흠칫 놀라 움츠러든다.
“빈아 아빠, 하고 부르고 싶어?” “응. 아빠” 하도 그림 책이나 티비에서 아빠가 나오니깐 자기 딴에도 아빠 라고 해보고 싶었을까, 생각이 들었다.
“빈아 그러면 엄마한테 아빠라고 불러. 엄마라고 부르고 싶으면 엄마라고 하고 아빠라고 하고 싶으면 아빠라고 해도 돼” “히히 응 엄마가 아빠해” “그래 그래”
”아빠 . 아빠 음... 어디 갔다 왔어”
“응.. 어디 좀 다녀왔어 빈이 잘 놀고 있지?”
잘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별 탈없이 아이와 대화를 했고 더 길어지기 전에 뽀뽀하고 안아주는 걸로 무마시켰다. 안방에 들어가더니 “엄마 사진 찍어요 사진 찍어요” 한다 . 어린이집에서 사진 많이 찍어서 그런가? 어차피 나야 아비이자 어미로 살기로 한 것을 아빠라고 부르든 엄마라고 부르든 무슨 대수일까, 심지어는 앞으로도 애기가 아빠라고 불러보고 싶을 때 내가 아빠가 되어줘야겠다 생각도 했다. 아무렇지 않았는데 다만 그러고 나서 아이를 재우려고 보고 있는데 참. 그 사람 생각이 났다
이렇게 예쁜 애들 조금만 더 살아서 같이 보면 좋았을 것을, 얼마나 좋아했을까? 이런 생각들.
아니나 다를까 아이를 재우고 자는 아이 옆에 누워있는데 또 한없이 눈물이 났다. 보고 싶기도 하고 안타까워서. 그리고 참 지긋지긋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언제까지 이러고 살까 차라리 딴 남자를 생각 할까. 누구 생각할 사람 없을까. 참 결혼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내가 다른 사람을 다시 사랑하게 되면 이제 죽은 사람 따위 생각 안 하면서 살겠지. 차라리 얼른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싶었다. 지긋지긋해서
오늘 갑자기 첫째가 책 보다가 가방 나오니깐. 자기도 가방 달라고 해서 매줬다. 근데 정말 거짓말처럼 그렇게 누워있는데 예전에 어릴 때 교회 다닐 때 불렀던 복음성가가 천장에서 계속 지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그 길로 핸드폰을 찾아 며칠 전 친구가 말해줬던 내가 너의 남편이라 라는 구절을 찾았다. 그렇게 찾아서 보는데 자꾸 눈물이 난다. 그래. 그렇구나 하나님이 내 남편이면 내 아이들은 하나님의 자식이구나 그럼 예수님 같은 건가? (맞나? ) 아 내가 정말 엄청난 애들을 낳은 거구나. 하나님이 내 남편이면 나도 남편 없는 여자가 아니고 내 애기들도 애비 없는 자식이 아닌 거구나. 이런 방법이 있었는 것을 . 내가 이제야 알았구나. 정말 정말 계속 눈물이 났다
아 나 정말 그 동안 나한테 교회 어쩌고 저쩌고 했던 사람들 말 들었을 때 "제대로 살아봐야겠다"라고 의지를 다지게 된다던가 내지는 "아 나 잘 살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찬 미래를 그릴 수 있는 경우가 거의 없었는데 그래서 가끔은 나는 교회 안 다니고도 나한테 어쩌고 저쩌고 헛소리하는 그대들보다 보란 듯이 훨씬 더 잘 살 거다 하고 반발심만 드는 경우도 있었는데. 오늘은 이걸 보고 있는데 마음이 참 아렸다
내가 애기 둘 데리고 교회나 다닐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상태론 거의 불가능하지만) 성경은 좀 봐볼까 생각이 들었다. 종교야 힘든 자들 내게로 오라. 이런 곳 일 테니까 (또 힘든 자들만 모여있는 그림도. 별로이긴 하지만)
이는 너를 지으신 이가 네 남편이시라
그의 이름은 만군의 여호와이시며
네 구속자는 이스라엘의 거룩한 이시라
그는 온 땅의 하나님이라
일컬음을 받으실 것이라 (이사야 54장5절)
2023.06.02
내가 "내게 남편이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것보다 어쩌면 더
우리 애기들은 "아빠" 라고 부를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할 것이었다.
정말 그랬다
애기들은 저렇게 그 사람이 하늘로 가고 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에도 아빠를 찾았고,
지금도 그렇다.
"엄마, 나 사실은 아빠 기억 하나도 안나 " 라고 하는 애기들이지만, (아니 어쩌면 그래서 더욱) "아빠" 라고 부를 사람, 아빠라는 존재는 필요하다. (아마 아빠 기억이 조금이라도 있었으면 그 기억이라도 붙잡고 살테지만, 우리 애기들은 아빠 라는 기억이 전혀 없으니까. 아예 그 존재가 텅 비어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우리 애기들은 벌써 2년 가까이 옆에 있어준, 같이 주말을보내고, 같이 여행을 다니고, 애기들 졸업식 입학식 등 우리의 중요한 일상을 함께하는 "삼촌"을 아빠라고 부르고 싶어 한다.
"엄마 삼촌을 아빠라고 부르면 안돼?" "아빠 같은게 아니라, 그냥 아빠 잖아."
사실 한참 전부터 남자친구는 애기들을 아들, 딸 이라고 불렀고, 어버이날 이면 애기들은 나와 남자친구에게 편지를 쓰고 선물을 준비했다. 학교에서 가족 사진을 가지고 오라고 하면 애기들은 우리가 같이 여행갔던 사진을 들고 갔다.
내게 남편이 필요한 것 보다, 애기들에게 아빠가 더 필요한 것은 맞는 것 같다.
내가 "나는, 내게는 애기들 아빠가 필요해요" 라고 하면,
다들 "아니, 무슨 말도 안되는, 이상한 이야기를 해요. 애기들 아빠 해주겠다고 그렇게 경옥씨 옆에 있어줄 남자는 없어요. " 라고 했었는데, 이 이상한 이야기에 응답해 준 남자친구에게 고맙다.
https://www.yes24.com/Product/Goods/91888197
역전의 여왕과 함께하신다면?? 반드시 역전합니다!!!
아래 글을 봐주세요!! 지금 클릭클릭!!!
https://cafe.naver.com/english090106/138
https://cafe.naver.com/english090106/137
https://open.kakao.com/o/gCODPqtf
#사별 #이혼 #미혼모 #싱글맘 #워킹맘 #한부모 #성공 #경력단절 #경력단절극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