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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블레이더 Aug 14. 2024

프랑켄슈타인

인간같은 괴물과 괴물같은 인간

소설 프랑켄슈타인은 현대 과학기술의 무분별한 발전과 그로 인한 부작용을 예견이라도 한 듯하다. 주인공은 빅토르 프랑켄슈타인. 이 불쌍한 과학도는 줄곧 자신의 창조물에게 쫓기는 신세다. 


소설은 마치 현대의 부모들을 풍자하는 듯하다. 자녀를 낳아놓고 제대로 돌보지 않는 이들 말이다. 빅토르는 자신의 창조물을 만들어놓고 곧바로 도망쳐버린다. 마치 아이를 낳아놓고 양육을 포기하는 부모와 다를 바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괴물'은 오히려 더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니, 과연 누가 진정한 괴물인지 묻고 싶어진다. 


괴물은 결국 사랑과 이해를 갈구하는 존재일 뿐이다. 하지만 그의 외모 때문에 모두가 그를 배척한다. 이는 마치 우리 사회가 겉모습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모습과 닮아있지 않은가? 아름다움의 기준을 정해놓고, 그에 맞지 않으면 배척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 말이다.


빅토르의 과학에 대한 열정은 존경할 만하다. 하지만 그의 무책임함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는 자신의 창조물에 대해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다. 이는 마치 현대 과학자들이 자신들의 발명품이 가져올 결과에 대해 무관심한 모습과 닮아있다. 핵무기를 만들어놓고 "난 그저 과학자일 뿐이야"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 소설은 또한 고독에 대해 이야기한다. 괴물의 고독, 빅토르의 고독, 그리고 극지방을 항해하는 월튼의 고독까지. 우리는 모두 어떤 식으로든 고독하다. 하지만 그 고독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중요하다. 괴물은 그의 고독을 파괴적인 방식으로 표현했고, 빅토르는 그의 고독을 도망치는 것으로 대처했다.


결국 이 이야기는 책임에 관한 것이다. 우리의 행동에 대한 책임, 우리가 만들어낸 것들에 대한 책임. 빅토르가 자신의 창조물에 대해 책임을 졌다면, 이야기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아마도 훨씬 덜 비극적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19세의 소녀가 썼다는 사실. 참으로 놀랍지 아니한가? 메리 셸리, 그녀는 진정 천재였다. 아니면 그저 자신의 어머니를 잃은 슬픔과 아버지에 대한 실망, 그리고 남편과의 복잡한 관계를 그저 이 이야기에 투영한 것일까? 어쩌면 둘 다일지도 모르겠다.



줄거리 요약

빅토르 프랑켄슈타인은 생명의 비밀을 밝히려는 열정에 사로잡혀 죽은 시체의 부위들을 모아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그 창조물의 흉측한 모습에 겁을 먹고 도망친다. 버려진 괴물은 혼자 세상을 배우며 자라나지만, 그의 추한 외모로 인해 모든 이에게 거부당한다.


괴물은 복수심에 불타 프랑켄슈타인의 동생을 살해하고, 프랑켄슈타인에게 자신의 짝을 만들어줄 것을 요구한다. 처음에는 동의했지만, 프랑켄슈타인은 결국 두 번째 괴물 만들기를 포기한다. 이에 분노한 괴물은 프랑켄슈타인의 신부를 살해한다.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을 추적하여 극지방까지 쫓아가지만, 결국 탈진하여 죽음을 맞이한다. 괴물은 자신의 창조자의 죽음을 목격하고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고 선언하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주요 등장인물

빅토르 프랑켄슈타인: 야심 많은 과학자로, 생명 창조에 성공하지만 그 결과를 감당하지 못한다.

괴물: 프랑켄슈타인이 만든 생명체. 처음에는 순수했으나 세상의 거부로 인해 복수심에 불탄다.

로버트 월튼: 극지 탐험가로, 프랑켄슈타인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는 역할을 한다.

엘리자베스: 프랑켄슈타인의 약혼녀로, 결국 괴물에 의해 살해된다.

헨리 클레르발: 프랑켄슈타인의 친구로, 그의 광기를 걱정하는 인물이다.


핵심 주제 및 모티프

과학의 한계와 윤리: 인간이 신의 영역을 넘보려 할 때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소외와 고독: 괴물의 고독은 인간 사회의 편견과 배타성을 드러낸다.

창조와 책임: 창조자의 책임을 강조하며, 이는 부모의 역할에 대한 은유로도 볼 수 있다.

자연 vs 인공: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오만한 창조 행위를 대비시킨다.

지식의 추구: 지나친 지식 추구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도, 무지의 위험성도 함께 지적한다.


사회적 및 역사적 배경

'프랑켄슈타인'은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의 과학 발전과 산업혁명을 배경으로 한다. 이 시기는 과학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인해 인간의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극에 달했던 때다. 하지만 동시에 이러한 발전이 가져올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메리 셸리는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과학의 발전이 가져올 수 있는 윤리적 문제를 예리하게 포착했다. 그녀의 소설은 단순히 공포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의 오만함과 그로 인한 비극을 경고하는 철학적인 작품이다.


또한, 이 소설은 프랑스 혁명 이후의 사회적 변화와 낭만주의 문학의 영향도 받았다. 개인의 감정과 자연에 대한 동경, 그리고 전통적인 가치관에 대한 도전 등이 작품 곳곳에 녹아있다.


결국 '프랑켄슈타인'은 단순한 공포 소설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과 사회, 그리고 과학기술의 발전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담은 작품이다. 2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으니, 이 얼마나 대단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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