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움이 머리끝까지 차오르는 하루가 지나면 선물처럼 괜찮은 날이 찾아오기도 했다. 이건 마음 탓일까, 아이가 예쁘게 웃고 또 낮잠을 오래 자 준 탓일까, 집에 온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눈 탓일까, 호르몬 탓일까. 아마 이 모든 것 때문이겠지.
혼자서는 도저히 안 되겠다고, 이 쏟아지는 책임감을 감당할 수 없겠다고 생각하다가도 어떤 날은 뭐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고, 기분이 널을 뛰었다.
확신이 없어 이것저것 찾아보고 갈팡질팡하고 이게 맞는지 저게 맞는지 알 수 없지만, 결국 육아란 정답은 없고 선택만이 있는 것. 뭐가 됐건 무언가 방침을 정하면 그대로 밀고 나가보는 것, 그게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영화 <안경>의 대사처럼.
"왠지 불안해지는 지점에서 2분만 더 참고 가면 거기서 오른쪽입니다."
물결치는 마음을 다독여본다. 매번 수정해가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그렇게, 어쩌면 평생...... 인생이 그런 거겠지만 이건 좀 다른 이야기. 이 감정이 언제쯤 완전히 받아들여질까.
4개월이 되었을 무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