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한복판인 11월 말, 따뜻한 장소로 휴가를 왔다. 바다와 산이 동시에 있는 휴가지에서 하루를 골라 등산을 간다.
마지막으로 등산을 해 본 지 언제인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산에 온 게 오랜만이다. 그러다 보니 등산의 장점이 보인다: 올라가고 내려가다 보면 오만가지 생각이 다 사라진다는 것. 발을 잘못 디디면 미끄러질 수도 있으므로, 바로 앞의 한 발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집중하다 보니 다른 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렇게 1시간 반 정도 산을 올랐다가 내려오니 머리가 왠지 아주 오랜만에 휴식을 취한 것 같이 가볍다!
(평소에는 잠들기 직전까지 하루종일 핸드폰을 보고 있으니 머리가 쉴 리가 없지 - -;)
그러고 보니 나는 항상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주로 미래에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일이 일어나면 어떡하지?' 하는 종류의 걱정이 나의 머릿속 단골이다. 그런 걱정이 몰려오면, 걱정하는 바로 그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비하기 위한 현재를 살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에만 집중하니 미리 하는 걱정이 거두어지며, 마음이 현재에 머물고 있었다.
삶 속에 정말 순간에 집중하는 때는 얼마나 될까?
보통의 하루만 놓고 보았을 때도, 하루 중 몰입하는 시간은 거의 찰나에 가깝다. 1시간 안에 끝내야 하는 업무가 있거나, 당장 써야 하는 이메일처럼 기한이 정해져 있는 일을 반드시 집중해서 끝내야 할 때. 또는 인스타그램에 뜬 재미있는 영상을 볼 때. 그렇게 세네 번 정도의 순간이 가장 일반적이지 않을까?
나머지 90%는 순간을 살지 못하고 과거에 일어난 일을 후회하고 있거나, 미래에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일들을 떠올리며 산다. 하지만 이미 일어난 일은 생각해 봐야 바뀌는 것이 하나도 없고, 앞으로 일어날 일은 어차피 내 마음대로 될 리가 없다. 그렇게 나는 과거도, 미래도, 현재도 다 놓쳐버리며 살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그래서 이번주의 소원: 지금 이 순간을 살기를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