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에게.
얼마 전, 아빠가 좋아하는 외국 배우 한 분이 한국에 와서 유재석, 조세호 아저씨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우연히 보게 되었단다.
짧은 대화였지만, 마음에 오래 남는 한 장면이 있었어.
그걸 오늘 너에게 들려주고 싶구나.
그 배우는 ‘스칼렛 요한슨’이야.
마블 시리즈 좋아하는 아빠니까, 그녀가 ‘블랙위도우’로 활약한 것을 잘 알지?
그녀는 영화마다 흥행을 이끌어내며, 전 세계 흥행 수익 1위를 기록한 대단한 배우야.
하지만 아빠가 정말 감동한 건 그녀의 연기가 아니라, 그 속에 담긴 태도였어.
사실, ‘블랙위도우’ 역할은 원래 다른 배우에게 먼저 제안되었대.
그 배우는 아빠가 좋아하는 ‘에밀리 블런트’라는 분이야. 이 이야기도 나중에 꼭 해줄게.
어떤 사정 때문인지 그분이 출연하지 못하게 되었고, 제작진은 스칼렛 요한슨에게 다시 연락해 출연을 부탁했다고 해.
한때는 오디션에서 탈락했던 입장이었지만, 그녀는 그 제안을 “세상에서 가장 반가운 전화”라고 표현했단다.
그 말을 전하는 모습이 얼마나 빛났는지 모른다.
그리고 그녀는 이어서 이렇게 말했어.
“나는 단 한 번도 내가 2순위라는 사실에 마음이 상한 적이 없어요.”
그 순간, 아빠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어.
솔직히 말하면, 아빠였다면 서운했을 것 같거든.
간절히 원했던 자리에, 누군가 대신 올라가기로 했고
그 사람이 빠졌을 때야 비로소 기회가 찾아왔다면 말이야.
하지만 그녀는 다르게 생각했어.
실망하지 않았고, 언제나 ‘기회의 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었다고 해.
놀랍게도 그녀의 또 다른 대표작 ‘HER’ 역시
처음엔 다른 배우가 맡기로 했던 역할이었대.
하지만 결국 그녀가 출연했고, 호평과 함께 상까지 받았지.
이런 걸 사람들은 ‘전화위복’이라고 부른단다.
세상은 때때로 뜻대로 흘러가지 않아.
하지만 그녀처럼, 주어진 상황을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자신의 자리에서 빛나기를 선택하는 사람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반드시 찾아온다고 믿게 되었어.
아빠는 이 짧은 이야기 속에서 두 가지를 마음에 새겼단다.
그리고 너도 이 두 가지를 마음에 품으며 자라났으면 해.
첫째, 겸손
아무리 잘 나가는 순간에도 자신을 낮출 줄 아는 사람이 진짜 멋진 사람이라는 걸 기억하렴.
둘째, 전화위복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고 낙심하지 말고,언제든 새로운 문이 열릴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자.
삶은 완벽하지 않아.
하지만 그 불완전함 속에서 자신의 길을 찾는 법을 배워가는 거란다.
항상 너를 사랑하는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