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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제의 하루 Feb 08. 2024

15주 차 - 성별이 궁금해

이제는 모모와 봉봉이의 성별이 궁금해지는 시기. 보통은 14주쯤 의사 선생님이 성별을 알려준다고 하는데 아직도 소식을 듣지 못했다. 지난주 주말에 병원에 갔을 때 선생님은 분명 성별을 알 수 있었을 텐데 돌려서도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다. 덕분에 아내와 나는 마지막에 촬영한 초음파 영상을 몇 번이나 돌려봤는지 모른다. 각자 휴대폰으로, 노트북으로 여러 번 돌려보니 둘 다 남자아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아내와 나는 잠깐 실망을 했지만, 건강하게만 나온다면 성별이 중요하진 않다. 쌍둥이 육아에 있어서는 다른 성별보다는 같은 성별일 경우, 더 유대감을 가질 수 있다고 하니 그런 면에서도 다행이라는 위안을 삼는다. 말도 못 하는 아이들이 서로 같이 뛰어노는 상상을 하니 지금부터도 웃음이 난다.


요즘은 아이 성별로 딸이 더 인기가 많다. 아내의 조카 ‘하빈이’의 귀여운 애교와 이쁜 짓을 보다 보면 딸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조카를 보기만 해도 나도 기분이 좋아지는데 아빠 입장에서는 오죽할까? 앞으로 아이를 한 명 더 가져 3명을 키우지 않는 이상 딸을 키워보지 못하는 건 많이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게 생각해 보면 아이를 갖고, 키운다는 것은 운명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아이의 아버지가 되는 순간부터 직접 키워보기 전까지는 아기에 대해서 아무것도 알 수 없다. 심지어 탄생일부터도 우리가 결정하거나 알 수 있는 것들은 거의 없다. 그래서 정말 아기가 나오기 전까지는 출산예정일이라고 부를 뿐이다. 어린 시절, 친구집에 놀러 가면 아들만 있는 친구 부모님이 우리 집 남매를 부러워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아들을 키우지 못한 딸부잣집도 있고, 딸이 보고 싶어 셋째, 넷 째를 계획했지만 아들만 가득한 가족들도 있다. 아이들의 성별은 부모 입장에서 마음대로 안 되는 첫 번째 관문인 셈이다.


쌍둥이도 마찬가지다. 쌍둥이 아이를 키워보는 부모가 얼마나 있을까? 쌍둥이보다 단태아일 확률이 높다 보니, 대부분의 사람은 쌍둥이를 키워본 적이 없다. 다태아를 가지고도 선택적 유산을 결정하는 부모도, 그대로 받아들이는 부모도 있다. 결국 자기의 육아, 자신의 아이들은 언제나 자신에게 특별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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