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포근하고 아름다운 서해안의 변산반도 격포.
나는 그곳에서 태어나 초등학교까지 다니며 온 동네를 휘젓고 다녔다.
전북 부안에서의 생활은 어린 시절의 많은 꿈과 순수함을 갖게 해 준 곳이다.
어쩌면 나라는 사람의 본성이 형성되어 가는 시작점이었을지도 모른다.
중고등학교에 다니기 위해 서울에서도 살았는데 그 시기에는 아마 대부분의 청소년이 그랬듯
이상과 현실의 갈등 속에서 여러 변화를 맞이하고 있었다.
그 후로 경기도와 서울, 부산의 여러 동네를 거쳐 지금의 경남까지 이르렀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참 많은 곳에서 살았다.
여러 지역을 옮겨 다니며 살다 보니 어느새 많은 것을 배웠다.
오랜 인연에 상처받은 적도 있었고, 그 덕에 나는 누군가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진 않았을까 되돌아보기도 했다. 때로는 한동네에 살던 주변 사람들 덕에 삶의 의미도 함께 알아 온 듯하다.
아픔과 상처는 결국 내 마음에서 나오는 게 아닌가 싶을 때도 있었고,
내가 선택한 것들에 되도록 후회하지 않으려 했다.
요즘은 내가 살고 있는 이곳에서 모든 것을 아름답게 바라보려 노력한다.
학창 시절에는 여러모로 서툴거나 부족해서 생각보다 행동이 먼저 나와버리던 삶이었다면,
결혼을 하고 부산으로 내려와 시작된 나의 삶은 사회적으로나 가정적으로 방종이 아닌 책임감 있는 삶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나에겐 부산과 지금의 살고 있는 지역이 성숙한 어른이 되어가는 기점이 된 곳이기도 하다.
처음 이곳에 내려왔을 때는 전라도가 고향이라는 이유로 싸움도 몇 번 일어났었지만 다 지나간 추억이자
그런 것들에 개의치 않는 세상이 왔다.
학창 시절의 친구가 아닌, 각자의 가치관이 형성되어 만난 사회적 관계 속에서 부산에서의 생활은 나에게 여전히 특별하다. 깊은 인연을 맺은 친구들과 스스로의 자아 발전에 좋은 계기가 된 시기다.
결국 나에겐 서울과 경기도, 전라도와 경상도, 부산과 경남 모두 정겨운 이름들이다.
하루하루를 더 괜찮은 사람으로 나아가기 위해 오늘도 이곳에서 나의 길을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