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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셀로나 Oct 31. 2020

떠나기 전에는 알지 못했다

Prologue


떠나기까지

사막에서의 하룻밤을 위해 12시간의 버스 이동을 해야 한다니.. 사하라 사막의 여행을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했던 생각이다. 사하라 사막은 가보고 싶지만, 낙타는 타 보고 싶지만 그리고 사막에서의 별 보기는 나의 버킷리스트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들어 보이는 여정은 선뜻 결심을 하지 못하고 망설이게 했다. 2019년 알라딘 영화가 한창 인기 있었을 당시 다시 모로코의 호기심이 몽글몽글 올라왔다. 때마침 친구가 제안까지 한다. 그래 가보자. 지금이 기회다. 티켓을 끊고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며 머릿속으로 여행을 그리면서도 그때는 알지 못했다. 앞으로 내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어떤 감정들을 느끼게 될지를. 가보아야지만 알게 되는 무언가가 있었다.


사막이라는 곳은 참 묘한 힘을 가진 곳이다. 사막 안에 있는 모든 것 들을 순수하게, 솔직하게 그리고 겸손하게 하는 듯하다. 그곳에서 만난 소수 민족 베르베르인들의 모습이 그러했고 낙타의 삶이 그러해 보였다. 이방인이었던 우리는 사막 안에서 짧은 2박 3일 동안 어느새 그들을 닮아 있는 듯도 했다. 투어를 통해 만나게 된 낯선 이들과의 시간. 우리는 밤하늘 쏟아지는 별 아래에 둘러앉았다. 진솔한 자신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내 보였고 그 누구도 평가하지도 아부하지도 않았다. 그저 묵묵히 서로를 들었고 서로를 이야기했다. 우리 모두는 사막의 하늘 아래 공평한 한 생명체였다.




인생의 길 찾기

인생은 갈길이 뚜렷한 산길이기보다, 어디로 갈지 막막한 사막을 더 닮았다는 글귀를 본 적이 있다. 목표를 세우고 묵묵히 자기네 속도로 걸어가면 언젠가 목표에 도달하게 되는 산길이기보다, 바람에 수시로 지형이 변하는 모래사막처럼 우리네의 삶은 목표가 변하기도, 길을 잃기도 그리고 가끔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하기도 한 사막과 더 닮아 있다는 이야기다. 나는 이번 코로나로 인해서 하던 일을 접어야만 했다. 그리고 문득 사막을 생각했다. 어떤 계획에도 변수와 내 힘이 닿지 못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중요한 건 계획이 아닌 방향성이다. 사막에서 길을 걷기 위해서는 방향을 잡아 줄 나침반이 필요하다. 아무리 지형이 변해 길을 잃어도 방향을 잡아주는 나침반이 있으면 도착지에 도달할 수 있다.


여행이란 경험의 다양함을 통한 생각의 전환, 유연한 사고 그리고 무사히 잘 마치게 된 여행은 자신감이 되어 주기도 한다. 곧 다시 찾게 될 거라 믿는 우리의 자유로운 날을 기다리며, 미워할 수 없는 애증의 도시 마라케시와 신비의 사하라 사막으로 가상 여행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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