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초등학교에 입학 하다.
유치원 여름방학 석달 중 두달을 한국에서 보내고 돌아온 9월,
시차적응 등 무색하게 아이는 초등학교 신입생이 되었다.
내 아이가 초등학생이라니! 감격스럽기보다, 내가 초딩맘? 이라고? 놀랍기만 했다.
토종 한국인 엄마 아빠는 이탈리아 초등학교에 대해서 무지해도 너무나 무지한 상태라 덜컥 겁도 났지만 이탈리아에서 유치원 3년을 이미 보내봤으니 크게 다르지는 않겠지!
첫 날 오전 8시 15분까지 등교하라는 안내서 지침에 따라 여유있게 학교 운동장에 도착을 했건만 긴 여름방학을 끝내고 돌아온 후라 그런지 삼삼오오 모여 부둥켜안고 서로 인사하기에 여념이 없었고, 수많은 이탈리언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이방인은 단 우리 뿐인 듯, 전학 개념이었다면 그럴 수 있다해도 분명 초등학교 1학년 신입생인데 이렇게나 낯설어하는 이가 없다고? 더욱이 놀라운 건 분명 우리같은 신입생이 있을지언데 모두 이미 전달이라도 받은양 교복을 챙겨입고 있는 모습에 적찮이 당황스러웠다.
물어 물어 신입생들이 모여 있다는 운동장 한 켠에 들어서니 밝은 미소를 띄며 "네가 로이구나?" 한다.
동양인 하나, 전혀 이상할 일이 아니다.
우린 그들을 잘 몰라도 낯선 동양인 가족의 등장에 그들은 이미 우리 아이들 이름 정도는 명확하게 알 고 있을 뿐, 신입생 등교 첫 날 교복을 미처 챙겨입지 않은 친구는 나의 아이와 또다른 한 명 단 둘 뿐이었다.
아이는 1학년 A반에 배정되었다.
토종 한국인 엄마는 이 또한 생경하다.
1반 2반이 아니고 A,B반이란다.
너무나 라떼 스럽지만 나는 12반 많게는 15반까지 게다가 한 반에 정원도 45명은 족히 지냈던 기억인데 사립학교인 점을 감안해도 1학년 A,B반 단 두개의 반에 우리 반 정원은 총 18명이다.
게다가 더욱이 놀라웠던 사실은 배정 받은 이 반의 친구들과 선생님은 초등학교 5년 (이탈리아 초등학교는 5년이다) 동안 쭉 함께 올라간다는 것!
두루두루 모두 잘지내고 아이와 선생님의 합이 좋다면 그 무엇보다 큰 달란트가 될 것은 확실하지만 혹여나 만일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상상조차 하지 말기로 하자!
총 18명의 정원 중 학교의 연계 된 유치원을 다니지 않고 새롭게 (마치 우리 아이처럼) 유입된 인원은 첫 등교일 날 이미 예견했듯이 미처 교복의 존재조차 몰랐던 단 둘 뿐이다.
나머지 16명은 이미 부속 유치원을 통해서 짧게는 1년이상 많게는 3년을 이미 함께 지내온 터
이건 뭐... 다 함께 무 에서 시작할 줄 알았던 신입생이건만 여느 전학과 별다르지 않은 게다가 인종자체도 달라 주목 받기에 그저 그만인 형국이 되었다.
육아선배들이 한결 같이 이야기 하던 사립학교의 경우 유치원 3년과 초등 5년을 지내고 나면 그 집안 숟가락 갯수는 당연하게 알게 된다더니 이건 뭐 모르는 게 더 이상할 지경이다.
유치원에서 초등학교로 변화는 있었지만 그들에게 변화는 크게 없다.
새로운 인원은 단 둘, 단톡방에 추가 될 인원도 단 두 엄마 뿐이다.
자신은 프란체스카 라 소개하며 단톡방 초대를 위한 전화번호 따임을 첫날 하교날 이미 당했다.
그 이후로 줄 곧 1A반의 단톡은 쉼없이 울려댄다.
5년,,괜찮겠지..?
초등학생 1학년 너 말고, 초딩1년 맘 나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