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조직에서 대표가 곧 조직문화인 이유
첫째 아들이 둘째가 태어나면서 질투가 심해지며 갓난아이처럼 행동을 했다. 애가 왜이러나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나의 관심과 사랑을 독차지하고 싶어서 한 행동이었다. 둘째가 사랑받는 모습을 지켜보며 학습한 것이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주변을 관찰하고 모방하며 학습한다. 가족 역시 하나의 조직이다.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란 말이 있듯이 부모들의 평소 행동과 언어를 아이들은 그대로 배우고 학습한다. 무의식적으로 아이들이 하는 행동과 언어를 보며 부모의 평소 행동을 가늠할 수 있다.
제 뜻대로 잘 안 되면 감정 표출도 사무실에서 하기도 했어요.
회사라고 다를까. 그렇지 않다. 특히나 5인이하 작은 조직에서는 대표의 행동, 언어가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작은 사무실에서 마주하며 일할 수 밖에 없는데 대표의 영향이 너무나 크게 미친다. 허나 대표 중심으로 일이 돌아가기에 대표는 정작 본인이 하는 행동이나 말을 인지하기가 힘들다. “성격이 급하고 다혈질적인 성향이 있어서 제 뜻대로 잘 안 되면 감정 표출도 사무실에서 하기도 했어요.” 얼마 전 트렌드헌터 정영민 대표님과 인터뷰했던 적이 있다. 지금은 220억 매출액, 60인 조직으로 성장했지만 사업 초기에 정영민 대표님도 이런 실수를 한 적이 있고, 직원들이 퇴사하는 과정을 겪으며 대표 자신의 언행을 인지하게 되었다고 한다.
작은 조직에서 리더의 언행이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유는 작은 공간에서 함께 일하는 환경의 영향이 크다. 작은 공간에서 함께 일하다 보면 리더의 모든 행동과 말이 직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업무 환경에서도 우리는 주변을 관찰하며 암묵적으로 배운다. 리더가 투명성, 인내심, 존중심 등을 보이면 직원들도 그런 모습을 익히게 된다. 반대로 성급하고 거친 언행이 있다면 독성 문화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리더의 행동이 보상받거나 결과를 가져오는 모습을 지켜보며 직원들은 무의식적으로 학습하는 것이다.
예전에 짧게 행사기획사에서 일했던 적이 있다. 대표가 예전 회사 동료사이였기에 편하게 지내던 사이였다. 나 역시 편하게 느끼던 관계였기에 스스럼없다고 생각했다. 한번은 협력업체와 전화를 끊고 나선 대표가 ‘시발새끼’라며 욕을 했다. 거친 언행은 가끔 경험했지만 그 빈도가 점차 커졌다. 한번은 지인이 회사에 놀러 온 후에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같이 일하기 힘들지 않아? 욕을 너무 많이 하는데?’ 그때 처음 인지를 했다. 돌아보니 나도 대표의 영향을 받았고 나도 모르게 일하면서 혹은 전화를 끊고 욕을 하고 있던 것이다. 결국 일을 그만두었는데,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당시 대표의 언행도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대표는 작은 조직에선 조직문화 그 자체다. 대표의 언행이 직원에게 바로 영향을 미치고 직원들도 무의식적으로 대표의 언행을 학습하고 따라한다. 직원들이 진심으로 고객입장을 고려하고 행동하길 원한다면 대표부터가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말만 번지르하게 하면서 행동이 다르다면 직원들 또한 말만 그럴싸하게 하지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 리더는 자신의 언행 자체가 직원들에겐 하나의 모델이 되어 직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인지하고,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