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풋이 중요한 이유
생각보다 많은 대표님들이 매출이 안정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채용부터 하곤 합니다. 매출이 늘면 당연히 채용을 하고 대표가 해야 할 일을 한다는 생각에서죠.
막상 채용하고 나면 술술 풀릴 것 같던 일이 꼬이기 시작합니다. 교육에 많은 시간이 들어가고 대표 기대 대로 일하지 않기 때문이죠. 채용이 매출로 이어지지 않다 보니 인건비, 원가, 세금까지 제하고 나면 적자인 경우도 심심찮게 있고요. 직원에게는 숙련되는 시간이 필요함에도 바로 결과물이 나오길 기대하니 문제가 생깁니다. 더 심각한 경우는 바로 대표 스스로도 숙련되지 않은 일을 위함 하는 경우입니다. 대표조차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기에 보통의 직원이라면 일에 있어 수동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작년 초에 유튜브 채널을 여러 개 기획해서 수익화해 보겠다는 생각으로 직원을 채용했습니다. 시니어 대상 건강채널, 정보성 채널 등 4개의 채널을 기획했죠. 네이버 카페, 지식인, 시중의 책에서 소스를 찾고 ChatGPT를 통해 원고 작업 후 공장처럼 영상을 뽑으려는 생각이었죠. 아이디어 자체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불과 5개 영상을 올린 채널은 알고리즘을 타고 몇 개월 만에 1500명 구독자를 확보하기도 했으니까요.
문제는 제가 작은 성공경험이라도 하고 위임을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겁니다. 가설만 가지고 위임을 하다 보니 구체적인 매뉴얼이나 가이드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결과물이 제 기준에선 낮았는데요, 그 탓을 제가 아닌 직원 탓을 한 거죠.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대표가 직접 경험하며 데이터를 쌓고 이를 매뉴얼화해야 합니다. 그래야 원하는 결과물에 근접할 수 있습니다.
좋은 아웃풋(결과물)을 내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무엇일까요? 바로 좋은 인풋(투입물)입니다. 일에 있어서도 디테일하고 자세한 가이드가 있어야 그나마 만족할 수 있는 결과물이 나옵니다.
CJ, 디즈니, 노티드를 거쳐온 마케터초인 대표 윤진호 대표님은 디즈니 근무 시절 여러 에이전시와 협업을 하며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고 합니다. 바로 ‘인풋의 중요성’인데요, 의외로 외주사에게 일을 맡기는 담당자가 정작 뭘 원하는지, 언제까지, 얼마의 예산으로 할 것인지 뭘 원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일을 주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냥 한번 제안해 주세요.’ 이런 식으로 말이죠. 반대로 좋은 결과물은 명확하게 오더를 줄 때 나왔다고 합니다. 프로젝트 실무를 하기 전에 ‘무엇을, 언제까지, 얼마를 가지고, 왜(목적, 목표)’에 대한 정보를 명확하게 주는 거죠.
항상 시간과 인력이 부족한 작은 조직에서 위임을 잘하기 위해선 앞서 말한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대표의 경험과 디테일한 인풋입니다. 창업 멤버가 아닌 이상은 직원은 어디까지나 직원일 수밖에 없습니다. 맨당에 헤딩하라는 식으로 일을 주기보다 대표가 앞서 경험을 하거나 함께 현장에서 부딪히며 그 과정에서 느낀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프로젝트나 업무를 시작할 때 어떤 맥락에서 이 프로젝트를 하는지, 대표가 원하는 목표는 무엇인지 공유해야 합니다. 직원 입장에서 대표가 원하는 그림이 명확하게 그려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림을 그려갈 수 있는 도구를 줘야 합니다. 업무 매뉴얼, 이전 프로젝트 경험과 같은 것들인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