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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hn J Sep 29. 2024

예선전_멕시코 위험과 경이로움의 일상

위험과 일상, 위대한 테오티우아칸 피라미드. 그리고 비보이의 열정

처음 멕시코에 대해 들었을 때, 솔직히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위험’이었다. 주변 사람들도 하나같이 경고했다. "조심해야 해. 멕시코는 위험한 곳이야." 특히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는 충격적이었다. 000 다국적기업에서 일하던 한 담당자가 임신한 아내와 함께 차를 몰고 가던 중 무장 강도를 만나 허벅지에 총을 맞았다는 것이다. 멕시코에서는 경찰조차 믿을 수 없다는 소문도 있었고, 이러한 이야기들은 나의 두려움을 더욱 부추겼다. 최근 000 기업의 멕시코 법인장으로 이직한 내 친구의 경우, 실제 방탄차를 타고 다니고 있다.


이렇듯 치안이 걱정됐던 건 사실이다. 대도시의 번잡함 속에서 위험은 분명 상존했다. 그러나 그만큼 멕시코는 생동감 넘치는 일상을 품고 있었다. 뜨거운 태양 아래 길거리에는 상인들이 활기차게 오가며, 거리에서는 다채로운 음악과 함께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퍼져 나갔다. 처음에는 긴장했던 나도 점점 그 리듬에 맞춰 느슨해지기 시작했다.


낯선 문화와 함께한 그 첫날밤, 나는 멕시코 시티의 코리아타운을 찾았다. 멕시코의 모든 것이 이질적이던 그 순간, 한식을 마주하는 건 정말 반가운 일이었다. 익숙한 냄새와 맛은 나에게 집 같은 안도감을 주었다. 중남미 어느 국가에나 한식 맛집은 존재한다. 그곳에서 김치찌개와 삼겹살을 먹으며 멕시코에서 겪었던 긴장감이 서서히 풀렸다. 그리고 소주 한 잔을 기울이며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그 시간은 나에게 멕시코에서의 일상적인 ‘안전지대’가 되어 주었다.


멕시코에서 가장 놀라운 경험은 바로 테오티우아칸 피라미드였다. 많은 이들이 피라미드는 이집트에만 있는 줄 알지만, 멕시코에도 마야와 아즈텍 문명이 남긴 피라미드들이 있었다. 테오티우아칸, 그 자체로 ‘신들의 도시’라는 이름을 가진 이곳은 신비로 가득한 곳이었다. 피라미드를 마주했을 때 느꼈던 경외감은 지금도 생생하다. 그 거대한 구조물 앞에 서니, 고대 문명이 남긴 흔적을 마치 손으로 만져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 출처 : 마이리얼트립 >

거대한 피라미드 위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마치 고대의 속삭임처럼 느껴졌다. 이곳에서 그들이 바라봤던 세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들이 피라미드에 올라 신을 향해 기도를 올렸을 때, 느꼈던 감정은 무엇이었을까? 이 고요한 순간, 이곳에서 시간은 멈춘 듯했다.

그런데 그 순간, 나와 함께한 진조크루의 비보이 퍼포먼스가 시작되었다. 피라미드 꼭대기에서 물구나무를 서며 자유롭게 몸을 움직이는 그들의 모습은 놀랍기도 하였고 동시에 혹시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들었다.


몬테레이, 과달라하라, 모렐리아, 레온 등 멕시코의 주요 도시들은 비보이 문화의 중심지였다. 그곳에서는 길거리에서 자연스럽게 춤을 추는 비보이들이 눈에 띄었고, 각 도시마다 비보이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했다. 이곳에서 우리는 단순히 대회를 위해 모인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이 문화를 즐기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도시 곳곳에서 펼쳐지는 프로모션과 행사는 그 열기를 더욱 끌어올렸다. 멕시코 사람들은 비보이 문화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다. 길거리 퍼포먼스부터 대형 이벤트까지, 그들은 자신의 춤과 문화를 자랑스럽게 표현했다.

< 출처 : B Boy 챔피언쉽 사전 홍보 디자인 시안 >

내일은 멕시코 비보이 예선전과 함께 2009 라틴 비보이 챔피언십 결승전이 열리는 날이다.

1부에서는 예선전이 진행되고, 2부에서는 국가별 우승팀들이 모여 치열한 본선이 펼쳐진다.
그래서인지 미묘한 긴장감이 며칠째 감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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