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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학기 반장 Apr 19. 2024

나의 본질은 무엇일까?


얼마 전 지인의 추천으로 구독하게 된 유튜버가 있다. 많은 콘텐츠 중 '현대인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에 관한 영상을 보았다. 현대인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영상의 핵심은 우리가 마음속 중심부의 본질을 채우려 하지 않고 자꾸 주변부의 껍데기만 채우려 하기 때문에 공허해진다는 것이었다. 


중심부를 채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이든 최선을 다해 치열하게 지속하는 진심이 필요하단다. 그러면 어느 순간에 나만의 깊은 쾌감을 느끼게 되는데 그것이 곧 충만해지는 길이란다. 그렇게 나만의 본질적인 충만을 발견하고 그것을 위해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살면 언제든 행복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영상이 끝났다.


나는 한동안 깊은 생각에 잠긴 채 걸었다.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요동치는 뇌를 움켜잡는 심정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뎠다. 내 안의 중심부는 과연 충만한가? 나는 분명 치열하게 일하며 괄목할만한 성과도 냈는데 왜 헛헛함이 느껴질까? 


어느새 나와 내가 동행하며 내가 나에게 묻고 내가 나에게 답하고 있었다. 얼른 휴대폰 메모 앱을 열어 답변을 한 줄씩 기록했다. '성과'와 '헛헛함'의 본질과 그 상관관계가 무엇인지 정의하고 싶어 졌기 때문이다. 먼저 성과의 본질은 무엇일까?


성과의 본질은 스킬이 아니다.
사람을 생각하는 진심이다.
스킬은 전수가 가능하나 진심은 가르쳐 줄 수가 없다.

타인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
기뻐하는 타인의 모습을 나도 기뻐하는 마음,
동기부여하고 도움으로써 타인이 변화됨을 즐기는 마음,
가슴 가득 퍼줌으로써 오히려 가득 채워지는 마음.

이것을 진심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진심을 다했음에도 느껴지는 헛헛함은 그 본질이 무엇일까? 이론과 현실의 괴리였다. 남을 잘되게 해 주면 분명 나도 잘된다고 배웠고 그렇게 믿으며 일을 해왔다. 그러나 내 마음 같지 않은 세상에 배신당하고 조롱당하며 현타가 왔다. 잘되면 내 탓, 안되면 남 탓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거늘. 





현타의 본질은 무엇이었을까? 의존이었다. 내가 이만큼 해줬으니 양심이 있다면 조금은 돌아오겠지라고 기대했던 타인에 대한 의존이었다. 그것은 타인의 노예로 살아가는 노예근성일 뿐이다. 그래서 결단했다. 독립하자. 자립하자. 나를 해방시키자. 자유를 쟁취하자!

서로에게 의존하는 노예 둘이 늪에 빠져있었다. A는 진심을 다해 B가 먼저 늪을 탈출하도록 힘껏 도왔다. 늪 밖으로 나온 B는 가만히 서서 여전히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A를 바라보았다. 이제 A가 늪 밖으로 나올 차례였다. 그러나 B는 씨익 웃으며 뒤돌아 저 멀리 사라졌다. A는 깨달았다. '그래, 이게 바로 헛헛함, 현타의 본질이구나. 나의 진심도, 도움도 본질이 아니었구나.'


비즈니스로 맺어진 관계에서 '가족 같은' 느낌을 기대하면 정말 가'족같은' 느낌이 돌아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혹시 남을 정말 인간적으로 대했는데 서운한 감정이 드는가? 그 자체가 대가를 바라는 호의였기에 본질이 아니었던 것이다. 줬으면 그만이고 그 자체가 기쁨으로 귀결되어야 본질이다. 비즈니스로 시작한 관계면 철저히 비즈니스로 대해야 쓸데없는 기대를 하지 않는다. 그래야 서로 상처받지 않는다.





앞으로 내 삶의 본질은 출애굽이다. 내 삶을 구원하는 것이다. 내가 먼저 늪 밖으로 나와서 늪에 빠진 자들을 도와주는 것이 지속 가능한 길이다. 그것이 곧 나의 충만이자 본질이다. 무작정 치열하다가는 늪으로 점점 빨려 들어갈 것이다. 인생을 낭비하지 않으려면 배움을 통해 치열함의 방향성을 찾아야 한다. 단, 배움을 위해 선생으로 삼아야 할 자는 나를 하루아침에 벼락부자로 만들어 준다며 구걸하는 노예 신분의 사기꾼이 아니다. 진짜 독립한 사람인지, 그에게서 본질을 배울 수 있는지 잘 분별해야 한다.


언제 죽을지 모르니 오늘, 지금 나의 본질을 향해 충만히 달려보려고 한다. 매일 후회 없이 산다면 결과가 어떻든 과정 자체가 즐겁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나의 본질을 정리해 봤다.

나는 매일 느끼고 사색하며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자유롭고 충만한 본질적 독립을 누린다. 죽는 날까지 이렇게 살다가 죽는다.


당신의 본질은 무엇인가요?



[이학기 반장 연재]

월 : 이학기 스쿨의 월요일 진로반
화 : 이학기 스쿨의 화요일 독서반
수 : 이학기 스쿨의 수요일 작가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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