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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학기 반장 Apr 25. 2024

창조적인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하는가


“우리는 흔히 두 그림을 비교해서 다른 부분을 골라내는 놀이의 이름으로 '틀린 그림 찾기'라는 명사를 씁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틀린 그림을 찾는 것이 아니라, 두 그림을 보고 다른 부분을 골라내는 놀이거든요. 그렇다면 틀린 그림 찾기라는 말보다는 다른 그림 찾기나 다른 부분 찾기라는 말을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요?”


국립국어원 사이트에서는 ‘온라인가나다’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가나다’는 ‘어문 규범, 어법 등 국어 생활에서 궁금한 점을 문의’하는 Q&A의 게시판이다. 여기에 올라온 ‘틀림 그림 찾기’에 대한 흥미로운 질문이 인상적이었다.


뻐꾸기는 남의 둥지에 몰래 알을 낳고, 그 알에서 깨어난 새끼는 원래 둥지에 있던 다른 알들을 밀어낸다. 많은 이들이 습관적으로 ‘다르다’라는 말보단 ‘틀리다’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하다. 색깔이나 모양이 틀리다, 서로 생각이 틀리다, 기기의 사용법이 틀리다 등 아무렇지 않게 ‘다르다’의 자리를 ‘틀리다’가 차지하고 있다. 마치 염치없는 뻐꾸기들처럼 말이다.


‘틀리다’는 ‘셈이나 사실 따위가 그르게 되거나 어긋나다.’라는 뜻이고, ‘다르다’는 ‘비교가 되는 두 대상이 서로 같지 아니하다.’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틀린 그림 찾기’는 ‘다른 그림 찾기’가 맞는 말이다. 70억 인구가 제각각 다르듯이 각자의 생각도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다. MIT 미디어랩의 중추적인 인물인 알렉스 펜틀런드는 그의 저서 <창조적인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하는가>에서 창의성은 ‘다른 생각과의 연결이 핵심’이라고 밝히고 있다. 


“가장 일관적으로 창조적이고 영감이 풍부한 사람들은 탐험가들이다. 그들은 많은 시간을 투자해 새로운 사람들과 다양한 아이디어를 찾아다니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발견하고자 하는 것이 꼭 ‘최고의’ 사람들, 혹은 ‘최고의’ 아이디어인 것은 아니다. 다만 그들은 ‘다른’ 관점과 ‘다른’ 생각을 지닌 사람들을 만나고자 하는 것이다.” 

알렉스 펜틀런드, <창조적인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하는가>, P50


미국의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과 관련된 유명한 일화가 있다. 민주당의 중진 에드윈 스탠턴은 공화당의 대선 주자 링컨을 향해 노골적인 증오와 경멸을 드러냈다. 스탠턴은 링컨의 외모가 고릴라 같다며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링컨은 대통령에 당선된 후 전시 국방장관에 스탠턴을 임명했다. 


링컨을 향해 '왜 적을 임명하냐?'라는 질문이 쏟아졌다. 링컨은 이렇게 답했다. “원수는 죽여서 없애는 것이 아니다. 마음속에서 없애야 한다. 이제 그는 나의 적이 아니다. 나는 적이 없어져서 좋고, 국민은 능력 있는 사람의 봉사를 받아서 좋지 않은가?” 스탠턴은 남북전쟁에서 열세에 있던 북군을 승리로 이끌었고 링컨이 죽었을 때 가장 슬퍼했다. 


왜 링컨을 미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역대 대통령 1위에 꼽았는지 알 수 있다. 링컨은 그 누구도 예상 못한 창의적인 의사 결정을 내렸고, 미국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업적을 달성했다. 그는 다름과 틀림의 차이를 구별했고, 그와 다른 생각을 연결하여 미국의 빛나는 역사를 창조했다.


“가장 똑똑한 사람은 최고의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가장 효과적으로 수확하는 사람이야말로 가장 똑똑한 사람이다. … 사람들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원동력은 돈이나 특권이 아니다. 그것은 동료들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인정과 도움이다.”

알렉스 펜틀런드, <창조적인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하는가>, P5


창조적인 사람들은 다름 속에서 가능성을 발견한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과 다른 생각들을 연결시킨다. 알렉스 펜틀런드의 말처럼 사람들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원동력은 돈이나 특권이 아니다. 한때 내가 누군지 아냐며 세상 두려울 것 없이 국정농단까지 일삼았던 자의 현재 모습이 어떠한가? 


최고의 아이디어는 최고의 관계 속에서 나온다. 공자는 "셋이 걸어가면 그중에 반드시 내 스승이 있다"고 했고, 예수는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라”고 했다.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다른 것이 맞는 것이다. 나와 다른 생각이 연결될 때 마침내 최고의 아이디어가 실현될 것이다.




[이학기 반장 연재]

월 : 이학기 스쿨의 월요일 진로반
화 : 이학기 스쿨의 화요일 독서반
수 : 이학기 스쿨의 수요일 작가반
목 : 이학기 스쿨의 목요일 직장반
금 : 이학기 스쿨의 금요일 고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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