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의 독일 집을 소개합니다.

숙소 체험

우리 부부는 숙박 공유 플랫폼인 ‘에어비앤비’로 현지인의 집을 렌트했다. 2층짜리 단독주택이었는데 2층에는 아랍계 남자와 독일 여자, 생후 100일 정도 되어 보이는 아기 이렇게 세 식구가 단란하게 살고 있었다. 지금쯤 인형같이 귀여웠던 아기는 많이 커서 집 앞 정원을 마음껏 뛰어다니고 있겠지?


우리 부부는 1층을 전체 렌트했다. 카셀에 2주간 머물면서 독일의 주거 문화를 체험하고 싶었다. 그러려면 직접 요리를 해 먹을 수 있는 주방과 세탁 시설, 렌터카의 주차 공간이 필요했다. 원래 독일에서 살았던 것처럼 생활해보고 싶었다.


약 2주간 장기(?) 렌트를 하니 할인 적용을 받아 1박에 6만 원 정도의 숙박비가 책정됐다. 주방과 세탁, 주차까지 가능한 전원주택 한 층의 1일 숙박비 치고는 굉장히 저렴했다. 에어비앤비의 리뷰를 보니 이 곳을 이용한 게스트들의 평도 모두 좋았다. 무엇보다 새 집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깨끗하게 잘 관리가 되어 있어 마음에 들었다.


시간을 거슬러 우리 부부의 독일 집들이를 시작해볼까. 집은 카셀 근교의 ‘니에스테탈(Niestetal)’이라는 곳에 위치해 있다. 니에스테탈은 독일 헤세(Hesse) 주의 카셀(Kassel) 지구에 있는 지자체다. 카셀에서 동쪽으로 4km 떨어진 풀다(Fulda) 동부에 위치하고 있다. ‘구글 맵’으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역시 약은 약사에게, 길은 구글 맵에게.

우리 부부는 1층을 전체 렌트해서 묵었다. 아, 다시 가고싶다! (왼쪽) / 집 안 창문으로 마당 쪽을 바라본 모습. 정원이 있어 좋다. (오른쪽)



모나미 패션(하얀색 벽면과 검은색 지붕)을 한 단독주택이 바로 우리 집이다. 실제 우리 집이었으면 좋겠다. 양쪽에 모두 출입문이 있고 각각 작은 정원이 있다. 아이가 뛰어놀기 너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부부를 위한 오붓한 미니 거실(왼쪽) / 주방에서 다양한 요리를 해먹을 수 있었다.(오른쪽)



집 안에 들어서면 현관을 지나 작은 거실이 나온다. 우리 부부가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기 딱 좋은 공간이다. 아침엔 한국에서 안 읽던 성경 말씀도 보게 되는 경건의 공간, 저녁엔 한국에서 안 하던 가계부를 정리하는 경제의 공간으로 변신한다. 부부가 대화 나누기 좋은 공간을 반드시 꾸며야 한다는 좋은 교훈을 얻었다.


주방을 잘 활용하면 식비를 엄청나게 줄일 수 있다. 독일에서 외식비는 비싸지만, 마트에서 구입하는 식자재는 저렴하기 때문이다. 특히 빵과 소시지는 가성비가 뛰어나다. 하지만 독일 음식은 짜고 느끼하다. 한국인은 김치와 국물을 먹어야 하는 법. 우리 부부는 미리 준비해 간 누룽지, 멸치볶음, 통조림 김치를 요긴하게 잘 먹었다. 특히 한인 마켓에서 공수해 온 짜파게티가 어찌나 그렇게 맛있던지.


바닥에 물기가 없도록 설계된 화장실(왼쪽) / 침실도 아늑하니 좋았다. 싱글을 2개 붙여서 자야했다는 점은 아쉬웠다.(오른쪽)



화장실도 깨끗하다. 특이한 점은 바닥에 장판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화장실 바닥에 물기가 없도록 설계가 되어있다. 샤워 한 번 하고 나면 화장실 바닥 전체가 촉촉이 젖는 한국과는 달리 샤워 부스 안에서만 얌전히 씻으니 바닥이 건조하게 유지되고 좋다. 습하면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화장실도 이렇게 바꿔보면 어떨까?


한 가지 또 특징은 우리나라 변기는 바닥에 붙어있는데 독일 변기는 남자 소변기처럼 벽에 달려있다. ‘현대미술의 아버지’라 불리는 뒤샹은 소변기를 떼다가 작품 ‘샘’을 완성하여 찬사를 받았다. 이 변기를 뒤샹이 봤다면 어떤 작품이 또 탄생했을까? 잠시 엉뚱한 생각은 접어두고 침실로 가보자.


하얀 외벽과 마찬가지로 침실은 하얀 내벽으로 심플하게 구성되어 있다. 창문 밑에는 라디에이터가 있어 따뜻한 보금자리를 제공해 준다. 그런데 침대가 싱글 두 개로 되어 있어 붙여서 사용해야 했던 점은 옥에 티다. (결혼 생활 중 유일하게 밀착해서 자는 시기가 신혼 때 아니면 또 언제 있겠는가?)


집 안을 구경했으니 이제 집 주변을 소개할 차례다. 전원주택 마을이 주는 목가적인 풍경이 마음을 여유롭게 해 준다. 팔로우 팔로우 미!

독일 집 주변의 마을 풍경, 화려하진 않지만 저마다 단아한 멋이 있다.
마음까지 평온해지는 산책 길, 시라도 한 편 쓰고 싶다.


삼각형으로 된 지붕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화려하진 않지만, 심플하면서도 각자 조금씩 다른 멋을 내고 있다. 소박하지만 감각적인 독일의 모습을 축소해 놓은 것 같다. 마을 아래로 내려가다 보면 탁 트인 잔디밭 길이 나온다. 절로 산책을 부르고, 조깅을 하라고 손짓하는 길이다.


대학생 때 호주에서 느꼈던 후련한 감동이 떠올랐다. 서울 촌놈인 나는 빌딩 숲 사이로 조각난 하늘만 보면서 자랐다. 그러다 호주에 갔는데 두 눈에 다 담을 수 없는, 말 그대로 무한 광대한 하늘을 보고 충격에 휩싸였다. 속이 뻥 뚫리는 듯한 자유함 마저 느꼈다. 우리 부부의 독일 집은 이런 감동의 산책 길로 둘러싸여 있다.


당시 직장 생활 9년 차. 20대의 청춘을 매일 13~14시간씩 일하며 회사에 바치고 어느덧 30대 중반이 된 나. 이보다 더 평화로울 수 없는 휴식에 참으로 감사했다. 게다가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하는 소중한 시간이 더없이 행복했다. 정식으로 교제한 지 4개월 만에 혼인하여 결혼 2년 차가 된 우리 부부는 그 어느 때보다 열린 마음으로 두 손을 꼬옥 잡은 채 걷고 있었다.




#덧1.

에어비앤비를 처음 이용해봤는데 숙소와 호스트에 대한 리뷰를 보며 어느 정도 신뢰를 할 수 있었고, 원하는 숙박 조건(와이파이, 주차, 주방이용 등)을 필터링할 수 있어 편리했다. 또한 호스트와 채팅으로 대화할 수 있어 말로 소통하기 불편할 경우 채팅을 활용하면 훨씬 수월한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예약문의 채팅 시에는 자동 번역이 된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호스트 연락처를 알아낸 후 직거래를 한다면 플랫폼 이용 수수료를 내지 않고 더 저렴하게 계약할 수 있지 않을까? 알아보니 에어비앤비가 나처럼 잔머리를 굴리는 경우에 대한 대비도 하고 있었다. 채팅 내용을 감시하여 불법 거래를 할 경우 패널티가 부여된다고 한다.


#덧2.

[꿀팁] 에어비앤비 32,000원 페이백 받는 법 : 링크(https://abnb.me/e/cNSWGCjdcX)로 들어가 가입하면 32,000원할인을 받을 수 있다. 숙박 완료 후 등록 계좌로 페이백이 된다.


#덧3.

에어비앤비는 호스트가 게스트를, 게스트가 호스트를 상호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 서로 불편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똑똑하게 만든 플랫폼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몰카나 성범죄 등 피해 사례도 있으니 주의 깊게 확인 후 이용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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