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진담
갑자기 날이 추워졌다.
겨울이 자신의 위용을 드러내고 싶다는 듯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졌다.
누군가는 "이 정도는 추워야 겨울이지." 할 수 있겠지만
10월부터 '춥다춥다'를 내뱉으며
'사람도 겨울잠을 자면 얼마나 좋을까...' 같은 터무니 없는 생각을 종종하는 나로서는
한겨울이 찾아오면
내려가는 기온 만큼 마음의 온도도 쉽게 뚝뚝 떨어져,
다소 취약한 상태가 되곤 한다.
그럴때 내가 내리는 처방이 있는데, 그건 바로
속을 뜨끈하게 든든히 채울 것!
사람의 마음이 생각보다 몸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걸 뒤늦게 알게된 후론
특히 겨울에 이유없이 다운되거나 울적해지면
'일단 나에게 뭘 먹이자' 라고 생각하게 됐다.
실제로 뜨끈한 국밥 한그릇 먹고 나면
마음의 먹구름이 물러갈 때가 많은데 그때마다
'나라는 인간도 참 단순하구나' 싶다.
또 다른 처방은
유튜브 플레이리스트에 넣어둔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것!
출근길부터 몸도 마음도 가라앉아서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고,
의욕은 커녕 온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바닥에 드러눕는 그런 날.
이럴 땐 특별히 대학 때 아카펠라 동아리에서
자주 불렀던 음악을 플레이 리스트에서 찾아 듣는다.
신기하게도 그 시절 무던히 연습하고 불렀던
(당시에는 스트레스이기도 했던...)
노래들을 듣다보면 신기하게도
"그래, 오늘 하루도 또 살아보자!"
이런 마음이 아주 조금씩 퐁퐁 솟아오른다.
왜 그럴까, 그 이유를 곰곰 생각해 본 적이 있는데
세상에 좋은 음악이나 노래는 참 많지만
나에게는 사람의 목소리가 메인인 '아카펠라' 곡이
내 몸에 어떤 에너지와 생기를 불어 넣어준다는 걸 알게됐다.
또 아카펠라곡은 아니지만
가수가 마치 자신의 진짜 이야기를 들려주듯
툭툭, 말을 건네며 부르는 노래들이 있는데 이런 음악도 무척 좋아한다.
그중에서 작년 10월, 나의 출근길 메이트가 된 노래가 있으니
바로 <싱어게인 4>에 나오는 55호 가수가 부른 '일종의 고백'이다.
노래가 궁금하신 분은 일단 아래 영상 클릭!
https://www.youtube.com/watch?v=4eKBpXpUMO4&t=2s
꽤 오래전부터 사람들에게 사랑받아온 노래인듯 한데
나는 이번에 처음 들었다.
'싱어게인'은 시즌1 이후 꼬박 챙겨보진 못해도 드문드문 방송을 찾아보거나
화제가 된 음악을 유튜브에서 보곤 했는데
이번엔 이 노래가 완전 취향저격이었다.
사랑은 언제나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았고
55호 가수가 첫 소절을 내뱉는 순간
다른 참가자들도, 심사위원도, 그리고 나 역시도...
짧은 탄식을 내뱉을 수 밖에 없었다.
그의 노래는 대단한 기교를 부리거나 고음 파트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식의
화려하게 빛나는 노래는 아니었지만
그저 담담하게
오랜 시간, 속에 품어온 이야기를
한마디씩 어렵게 입을 떼서 말을 건네는데
마음을 뺏기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아마도 누군가는 가뜩이나 가라앉는 마음에
이런 노래를 왜 듣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이 노래를 들으며 위안을 받는다.
힘겹지만, 자신의 진심을 겨우겨우 내뱉는 사람의
그 마음을 응원하게 되고
그 응원에 기대어 나도 조금이나마 힘을 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