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의 천연 동굴 탐사와 모로 요새의 포격식

쿠바 여행 12일 차 _카스트로 천연 동굴_모로 요새

by 지음

점심식사 후 향한 곳은 석회동굴이다. 실제로 이곳은 석회암과 카스트르 지역이라서 융기나 녹아내린 곳이 많아 동굴이 꽤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강원도나 제주도에도 볼만하고 큰 동굴이 많다. 나도 아들들을 데리고 우리나라 동굴은 참 많이 다녔다. 그래서 웬만한 감동을 하지 않을 것 같다. 동굴로 들어가기 전에는 인디오 가옥과 여러 물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말하자면 민속박물관이나 그런 것을 흉내 내어 만들었는데 인디오 가옥과 쿠바 사람들이 연주하는 타악기만 놓여 있었다. 원래는 여기에 연출된 사람들이 있다고 하는데 보이지 않는다. 지금은 점심이라 휴식시간인가?


20200212_142837.jpg [ 민속촌처럼 예전에 사용하던 도구와 의상과 움집을 꾸며놓고 있다 @Artistway - Travel for Lif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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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굴 내부의 모습, 생각보다 동굴이 꽤 넓다 @Artistway - Travel for Life ]


막상 동굴은 꽤 걷는다고 한다. 우리나라 동굴과 특별히 다른 것은 없다. 종유석, 석순, 석주 등의 용어가 머릿속을 날아다닌다. 학교 다닐 때 시험공부를 한 후유증이다. 이제는 단어의 정의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행인 것은 동굴 천장에서 물방울이 많이 떨어지지 않아서 다행이다. 우리나라 어느 동굴은 하도 습기가 많아서 종유석 같은 곳에서 물방울이 떨어지는데 말이다. 그렇게 걷다 보니 생각지 못한 것이 나타난다. 동굴 안에 선착장이 있다. 지하수가 흐르고 고여 있어 작은 고무보트를 타고 동굴을 구경하고 밖으로 통하는 곳이 있다고 한다. 여기는 그래도 물이 있어 천정에서 물방울이 떨어진다. 떨어지는 물방울이 코에 맞으면 영원히 행운이 깃든다는 소문이 있는데 몇 분이 물방울이 코에 맞았다고 한다. 지금도 잘 여행하고 있는데 어떤 행운이 돌아올지 은근히 기대된다.

0_gghUd018svck38y7epomfcf_z7anbx.jpg [ 동굴 밖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보트를 타고 밖으로 나갈 수 있다 @Artistway - Travel for Life ]


동굴 밖에서 빛이 들어온다. 동굴을 빠져나가는 출구가 멋있다. 혹시 일부러 저렇게 인위적으로 만들지는 않았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삼각 형태로 되어 있으면서 아래는 보트가 지나다닐 정도로 넓다. 어두운 동굴을 지나서 출구 쪽에 보이는 초록색과 밝은 빛이 또 하나의 장관이다. 비날레스의 관광을 마치고 아바나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아바나로 가는 중에 버스가 산 정상에 멈춰 선다.


1581904774590-28.jpg [ 동굴의 출구, 밖에서 빛이 들어오는 모습이 멋지다 @ Artistway - Travel for Life ]


이곳은 로스 하스미네스와 라 에르미따의 호텔의 외부 주차장이자 카스트로 지형을 볼 수 있는 전망대이다. 전망대 왼쪽에는 로스 하스미네스 호텔의 객실과 야외 수영장이 있다. 수영장 풀에서 밖을 내다보면 크고 작은 모호테들을 볼 수 있다. 여기는 정말로 비날레스의 전부,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굳이 호텔에 묵지 않더라도 이곳에서 차를 주차하고 비날레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에 너무나 좋은 곳이다 멀리 보이는 곳에서는 솟은 건지 아니면 주변은 다 침식되어 있는데 남아 있는 봉우리들이 보이고 땅에는 붉은 흙이 보이면서 그 위에 하늘로 뻗은 야자나무들이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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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_5h3Ud018svc1kjm4nz2f9wty_o1474u.jpg [ 언덕 정상에는 호텔이 있는데 그곳에서는 비날레스의 지형을 잘 관람하기 딱 좋다 @Artistway ]


전망대에는 세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이정표가 있다. 여기서 아바나까지는 184km라고 적혀있다. 리오 데 자네이로는 6705km,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6910km, 반대편으로는 멕시코가 1641km 떨어져 있다. 내일이면 다시 저녁 비행기를 타고 멕시코로 돌아가야 한다. 이제 쿠바에서도 비날레스가 마지막 여행지가 되는 것이다. 오늘 저녁에 돌아가면 아바나에 있다가 멕시코로 거쳐 한국으로 돌아가는 일정이 남아있다.


g_0h3Ud018svcxyln0nufmrny_5hsvh.jpg [ 석회암 지형과 푸른 초원과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이 한 폭의 그림을 만들고 있다 @Artistway ]
1581905040596-1.jpg [ 여기에서 아바나까지 가려면 다시 184km를 달려가야 한다 @Artistway ]


아바나로 들어가는 도로가 막힌다. 물론 퇴근 시간이라서 차가 잘 나가지 못한다. 그런데 나는 아직 쿠바에서 한 가지 못 본 것이 있다. 그것은 말레꼰 해변에 노랗게 빨갛게 물들어가는 노을을 보고 싶었다. 박보검과 송혜교가 나온 ‘남자 친구’에서 본 말레꼰의 노을 장면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오늘 아니면 볼 수 없을 것이다. 내일 해지기 전에 쿠바를 떠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히는 도로는 뚫릴 줄 모르고 계속 정체되고 있다.

BandPhoto_2020_02_20_12_33_01.jpg [ 말레꼰 해변의 노을이 지는 장면을 담지 못했다, 해가 진 직후 ]

호텔로 다시 돌아와서 잠시 쉬고 나서 저녁을 먹으러 외부로 이동한다. 오늘은 오바마 대통령이 쿠바에 도착해서 가족들과 저녁 식사를 한 유명한 식당이라고 한다. 기대되는 것은 쿠바와 미국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쿠바 혁명 이후 자국 내에 있는 미국 기업을 포함해서 모두 추방했다. 미국은 경제봉쇄를 케네디 대통령 이후 오바마 대통령까지 봉쇄했다. 그것을 오바마 대통령이 풀고 여기를 국빈 방문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도 아닌 장모와 미셀 오바마와 같이 와서 식사한 곳이라고 한다. 오늘 우리가 먹을 메뉴는 랍스터이다. 아바나에서 처음 먹은 해산물 저녁에서 맛만 본 랍스터가 한 마리 통째로 나온다고 하니 기대가 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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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바나에서 번잡하지 않고 후미진 곳에 이런 식당이 있을 줄은 예상 못했다 @Artistway - Travel for Lif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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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이름도 산 크리스토발 팔라다라는 곳이다. 호텔에서 나와서 오른쪽으로 말레꼰을 따라 센트로 아바나로 가면 아바나 항구를 들어가는 곳에 위치해 있다. 식당 주변은 그리 번화가나 번듯한 건물이 있는 곳이 아니라서 의외였다. 주변은 그리 밝지 않고 건물도 신축 건물이 아니었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니 밖과는 다르게 밝고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었다. 식당 건물이 길게 뻗어 있으며 테이블로 세로 형태로 한 줄만 길게 늘어선 형태였다. 단지 다른 것은 서빙하는 웨이터들의 복장이 깔끔하고 잘 생겼다는 것이다. 여기가 사전에 예약하기 전에는 쉽지 않다고 한다. 원래부터 그랬는지 아니면 오바마 대통령이 식사를 하고 간 곳으로 이름이 났는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테이블에 세팅된 것도 다른 식당과는 약간의 차이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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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당 내부의 폭은 상당히 좁아 1차 형태로 늘어선 손님 테이블이고 웨이터들은 전부 동일한 유니폼을 입고 서빙을 한다 @Artistway - Travel for Life ]

서빙되는 음식도 깔끔하고 좋다. 랍스터도 한 사람당 한 마리가 요리되어 나왔고 곁들여진 포도주와 궁합을 이루었다. 그런데 옆에서 먹던 춤바람이 식사를 멈추었다. 살펴보니 요리된 랍스터 안에 곤충 한 마리가 발견된 것이다. 조용히 웨이터를 불러서 교환을 요구했는데 갑자기 여기의 요리가 의심이 가기 시작했다. 먹는 것에 의심이 가면 모든 것에 의심이 갈 수밖에 없는데 말이다. 그다음부터는 눈에 거슬리고 만다. 나탈리 누님의 디저트에 다른 사람에게 있는 딸기 하나가 들어있지 않아 이것도 컴플레인 대상이 되었다. 물론 컴플레인으로 인해 한 접시의 생딸기를 받았지만 말이다. 오바마가 식사를 했다고 하는 것은 식당 안쪽에 있는 별실이다. 아주 작은 룸이었는데 벽면으로는 여러 가지로 장식되어 있었다. 여기서 식사를 하려면 한 가족이 딱 적당할 것 같다. 미셀 오바마가 쓴 책의 표지가 장식장 안에 전시되어 있었고, 여러 가지 소품으로 전시되어 있는 것 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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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사람당 랍스터를 부위별로 소분해서 먹을 수 있도록 조금씩 담아주고 있음, 디저트도 맛갈스럽게 담아낸다 @Artistway ]


식사를 빨리 마치고 우리는 엘 모로 성으로 향했다. 하루에 한 번씩 엘 모로 성에는 밤 9시에 포격식이 있다고 한다. 매일 밤에 열리는 포격식이 하나의 구경거리라고 하니 아바나를 떠나기 전 오늘 밤이 마지막이다. 엘 모로성은 아바나 센트로에서 지하 해저터널을 지나야 갈 수 있다. 톨케이트가 있지만 그건 형식에 불과하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유료 고속도로 등은 없기 때문이다. 톨게이트 입구에 ‘LAHABANA 500’이라는 것이 보인다. 2019년 작년이 하바나의 도시가 시작된 지 500년이 되는 해라고 한다. 우리는 501년째 되는 해에 방문한 것이다.

1581905040596-12.jpg [ 모로 요새에 곳곳에 조명을 해 놓았다 @Artistway - Travel for Life ]

해저터널을 지나니 모로성 주차장이 나온다. 많은 사람이 구경을 왔는지 버스를 주차하기도 쉽지 않다. 엘 모로성은 1589년에 건축을 하여 1630년에 완성되었다고 한다. 에스파냐 왕에 의해서 건설된 성은 건축가와 쿠바 주시사, 엔지니어 등에 의견 다툼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완성되었다고 한다. 이탈리아 건국가인 후안 바우티스타 안토넬리에 의해 디자인된 이 성은 아바나항 입구에서 약 1.6km 정도를 감시할 수 있는 지리적으로 유리할 뿐 아니라 내부에는 미로 형식의 계단과 지하감옥이 있도록 설계되었다. 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중세 당시의 무기와 모든 것을 보관하고 있다. 실제 해안을 향해 2중으로 대포를 설치하고 있어 여기를 함부로 지나갈 수 없도록 설계되어 있다.

e_ch7Ud018svczf9l01dxxxee_kpbtr2.jpg [ 포격식을 보기 위해 모로 요새 입구로 들어가고 있다 @Artistway - Travel for Life ]

한때는 이 곳을 영국군에 의해서 빼앗긴 적이 있는데 그 당시에 에스파냐가 남미 등에서 약탈한 금괴를 싣고 갈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니 이 곳의 전략적 중요성은 스페인뿐만 아니라 당시 남미를 약탈하는 나라와 쿠바뿐 모든 사람이 다 인정할 정도였다.

20200212_204914.jpg [ 포격식을 보기 위해 모인 관광객들 @ Artistway - Travel for Life ]

도착해서 모로 성으로 가는 곳에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 줄은 생각을 못했다. 얼마나 볼 만한 포격식이길래 많은 사람이 몰리는 걸까, 지금은 국제 도서 전시회에 이곳에서 열려 낮에 열렸던 Booth들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가는 길가에는 기념품을 파는 상인들이 줄 서 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이니 포격식을 보러 가는 길이 상인들과 관광객들로 인해 복잡하다. 오늘이 평일인데도 이렇게 사람이 많은 줄은 몰랐다. 포격식은 모로성의 안쪽에서 발사한다고 한다.

20200212_202753.jpg [ 모로 요새에서 바라본 아바나의 야경 모습, 멀리 국회 의사당도 보인다 @Artistway ]

모로성 건너편에는 쿠바 아바나의 아경이 펼쳐져 있다. 서울이나 큰 대도시처럼 화려하게 밝은 네온사인이나 빌딩 외벽에 장식되어 있는 등이 아니라 그냥 어둠을 밝히는 불빛만이 반짝인다. 오히려 이것이 인위적으로 만들지 않아 더 좋게 보이기도 한다. 포격식이 열리는 장소에는 벌써 많은 사람들이 위치해 있다. 9시가 다가오자 사람들의 안전을 확인하면서 17세기의 스페인의 복장을 한 사람들이 입장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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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로 요새에서 포격식을 하기 위해 전통 복장을 하고 입장하고 있는 포격 부대원 @ Artistway ]

현대식으로 갖추어진 절도된 동작은 온 데 간데없고 그냥 걸어서 입장을 한다. 잠시 후에 정식으로 대포를 발사하려는 지 군인 복장을 한 사람들이 입장을 한다. 포격식을 촬영해보려고 했더니 벌써 그곳에는 유명 연예인을 취재하려는 듯 관광객들로 이중 삼중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직접 촬영하는 것은 포기했다. 갑자기 무슨 구령 소리가 들리더니 대포가 발사되었다. 그러나 한 방을 쏘더니 그것으로 끝이었다. 그래도 포격식이라고 하면 무슨 의미 있게 여러 발을 쏘거나 식전이나 식후 행사가 있을 줄 알았다. 단지 한 발 쏘고 포격 식이 끝나다니, 허무 그 자체였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비슷한 반응이었다. 한 발을 쏘고 관광객들을 놀라게 했으면 9시니 9발을 쏘던가 했으면 더욱 좋았을 텐데. 이건 어쩌면 자본주의에서 자란 사람의 생각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관광객들을 상대로 입장료를 받고 행사를 하려면 좀 더 의미 있는 포격식이 되었으면 하는 아쉬움만 남았다.


오늘 하루도 시가를 만드는 담배 농장인 비날레스와 벽화, 그리고 석회암 지대의 멋있는 풍광을 보고 포격식까지 참 바쁜 하루를 보냈다. 내일은 아바나를 오전에 구경하고 3시 정도에 멕시코로 향한다. 이제 오늘 밤이 쿠바에서의 마지막 밤이 될 것이다. 강 건너편의 아바나 전체가 오늘 밤에도 그 희미한 불빛에 속삭이고 있다. 마치 아쉬움을 얼마 남겨둔 것을 안 연인처럼 말이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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