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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음 Mar 17. 2021

아픈 줄도 느끼지 못하는 그들

여보, 딴짓 좀 하겠소_5



자기 관리의 대가가 되어라.
 컨디션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라.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라. 
 자신이 건강한 만큼 일을 확장할 수 있다.
 신체적, 정서적, 영적 재충전을 게을리하지 말라.
 
 - 황성주의《10대, 꿈에도 전략이 필요하다》중에서 –

꿈의 방향을 찾아가는 내 짝에게


여보, 내 기억으로는 어렸을 때 우리 집은 그리 넉넉하지 못한 상태였던 것 같아. 부모님 두 분 모두 일을 하셨기 때문에 어린 시절을 포함한 학창 시절에 두 분이 집에 계셨던 기억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알고 보니 이런 것은 나만의 경험만은 아니었던 것 같아. 현재 40대를 지나고 있는 이들이 어렸을 때는 대부분 별로 가정 형편이 넉넉지 않아서 아버지들뿐만 아니라 어머니들도 밖에서 일을 하시거나 또는 부업으로 집에서 가내 수공업 수준의 일을 해서 가정을 꾸리고 계셨던 것이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어.


세월이 흘러 그렇게 열심히 사시던 부모님들 밑에서 자라난 아이들이 이제는 그 부모님 나이가 되어 가정과 가족을 위해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으니 세월이 참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아. 열심히 일하던 부모님은 어느덧 연세가 예순 후반이나 일흔이 넘은 상태이고 그 당시 꼬마들은 이미 그 나이 또래 정도의 아들과 딸을 키우면서 오늘도 바쁘게 살고 있지. 나도 어느 사이에 그들 중 한 명이 되었고 지금을 살아내고 있는 중년의 가장이 되었네. 현재 가정을 부양하고 있는 우리 40대들은 아마도 우리 부모님 시대와는 좀 다르지 않을까? 지금도 먹고살기 위해 일하기도 하지만 부모님 시절만큼 하루 벌어서 하루 먹는 시절과는 조금은 다르지 않나 싶어.


각자가 처한 근무 환경이나 조건은 다르지만 지금의 40대들도 참으로 열심히 일을 했지. 아침부터 먼 거리에 있는 직장으로 출근하기 위해 광역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1시간은 족히 걸리는 거리를 힘겹게 출근하고 있지. 출근하자마자 밤 사이에 도착한 업무 메일에 답장을 다 하지도 못한 채 커피 한잔을 들고 업무 미팅을 연달아하면 어느새 점심시간이 되는 것 같아. 점심도 그리 넉넉지 못한 시간에 매일 비슷한 것을 먹고 커피 한잔을 타서 자리에 좀 앉아 있을까 하면 점심시간이 끝나고 오후 업무가 시작되지. 그리고 오후 업무를 하다 보면 저녁시간을 훌쩍 넘기고 야근을 하는 게 일상의 연속이지. 야근이 없는 날은 동료들끼리 하는 회식이나 부서 회식을 하다 보면 집에 들어가는 시간은 늘 야근했을 때와 별반 다른 것이 없었지. 이것이 지금을 살아가는 40대 가장들의 일상인 것 같아. 이것이 내 생활이고 내가 아는 40대 중년들의 하루 일과인 것 같아.


여보. 40대를 맞은 당신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하겠지. 아침부터 일찍 일어나서 남편과 아이들 출근과 등교를 하기 위해 깨우고 아침 준비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겠지. 매일 벌어지는 일상인데 남편이나 아이들은 도와줄 생각을 안 한다고 할 거라 생각해. 그러다 보면 커피 한잔 마시고 집안 청소와 빨래를 하다 보면 오전이 다 가고 잠시 후에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학원 보내기 전에 간식 준비하고 저녁 준비하다 보면 하루가 다 가는 것은 비슷할 거야. 물론 직장을 다니는 워킹맘이라면 더 바쁜 삶을 살겠지만 말이야. 우리가 이렇게 바쁘게 사는 것은 먹고살기 위한 것은 기본이지만 남들과의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위한 노력인지로 모르지. 오히려 남들보다 빨리 가기보다는 정상적으로 가기 위한 몸부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회사라는 곳에 들어와서 일을 배웠고 이제는 일을 가르치면서 실적을 내는 중간 허리 역할을 하는 40대에게는 이렇게 하루가 버거운 것이 사실인 것 같아. 가끔씩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출근하다 곁길로 빠져서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서 혼자서 바람을 쐬거나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늘 품고 살고 있지. 문득 출근하다 꽃이 핀 봄이면 꽃구경을 갈까 하는 생각도, 하늘이 높고 푸른 가을이 되면 가을 단풍을 보러 가고 싶은 마음으로만 간절하지. 심지어는 출근하기 싫을 때도 있어 어디가 아프다고 회사에 이야기하고 하루 쉬고 싶을 때도 간절한 것은 나만 그런 것은 아닐 거야.


남자들이 조직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참 많은 것 같아. 물론 회사 생활이 만만치 않은 것만은 사실이야. 같이 입사한 동기가 자기보다 먼저 승진하거나 업무 평가를 잘 받아서 자기보다 연봉이 많은 경우를 보게 되는 것은 요즘에 들어 우리가 자주 접하는 상황의 한 장면이야. 그런 환경에서 일하다 보면 항상 자신의 체력을 넘어서는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야 했고 마음은 퇴근을 해도 맘이 편치 않은 것이 사실이야. 그렇다 보니 야근은 당연하고 토요일이나 휴일에 잠시라도 나가서 근무하는 것이 아직도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모습인 것 같아. 왜냐하면 그런 부류에서 내가 튀는 행동이라도 하게 되면 상사에게 잘못 보이거나 고과 점수가 좋지 않아 어떤 불이익을 당할 줄 모르기 때문이지. 우리 사십 대는 워라벨(Work and Balance)이라는 단어가 익숙하지 않은 것처럼 말이야. 요즘 젊은 친구들은 그렇지 않지만 그런 친구들도 어느 정도 조직에서 일을 하다 보면 선배들이 하는 모습을 보고 같은 길을 걸어갈 거라는 생각이 들어. 


나와 같은 40대들은 긴 근무시간과 과중한 업무로 인하여 몸은 망가질 대로 망가진 것 같아. 업무와 대인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인하여 어깨 근육은 뭉친 지 오래되었지. 휴일이나 일요일이 되면 소파나 침대에서 널브러져 있는 것이 중년 남자들의 현실이고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가끔씩은 이런 모습을 가족들에게 보이는 것이 미안해서 외출이나 야외라도 갔다 오면 그 후유증은 2-3일 나 지속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것이 40대 중년들의 현실이야. 운동할 시간도 부족하고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니 30대부터 누적된 스트레스로 여기저기 아프고 몸의 이곳저곳에서 이상신호를 보내고 있어. 40대가 되어서는 뒤늦게 건강을 챙기기 위해서 건강 보조제를 하나 정도는 먹고 몸에 이상이 생긴 곳에 약을 매일 한 가지 정도는 먹는 것이 예사인 경우가 허다하지.


머리는 일을 줄이고 운동을 하면서 건강을 체크해야지 하는 생각을 하지만 그것이 그리 맘대로 되지 않는 현실 속에서 살고 있어. 나를 비롯한 40대 중년들은 돈보다는 건강을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행동에 옮겨야 할 마음의 여유가 없어. 돈은 현재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당장 쓸 수 있는 현금이지만 건강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살아갈 종잣돈이라고 생각해. 현재를 위해서 그 종잣돈을 자꾸 꺼내어 쓰다 보면 나중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뻔한 사실인데도 말이야. 우리 조상들도 보릿고개에서는 봄에 뿌릴 씨앗마저 꺼내 먹지는 않았듯이 우리도 이제부터는 건강이라는 종잣돈을 꺼내어 쓰지 말고 틈틈이 모아 두는 지혜가 필요한 것 같아.


여보, 아파서 출근을 하는 40대 중년들은 다시 한번 건강에 대해서 체크해봐야 할 것 같아. 물론 나도 거기에 포함되지만 말이야. 나도 또한 39살 때의 몸 상태와 40살 때의 몸 상태가 다른 것을 느껴본 것이 몇 번인지 몰라. 피로가 쌓이고 근육이 뭉치다 보면 몸이 정상상태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것 같아. 계속 늘어가는 몸무게와 허리둘레, 나오는 뱃살은 멈출 줄 모르는 것 같아. 흔히 듣던 ‘만성피로’라는 것이 쌓이게 되어 건강하지도 않고 중병도 아닌 만성 질환을 안고 살아가는 것 같아. 이러한 생활이 잠시도 아닌 40대 전반에 걸쳐져 진행된다는 것이 문제인 것 같아. 아마도 이런 우리들을 바라보는 아내들의 마음은 어디 큰 병이 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영양제나 건강 음식을 챙겨주는 것에 안심을 하는 것이 현실인 것 같아.


여보. 나를 포함한 우리 40대 남자들이 평생 뒷받침할 건강을 챙기지 않으면 우리가 아프면서도 일을 하는 이유를 찾을 수 없게 될지도 몰라. 아픈지도 모르고 출근하는 40대 남자로 살아가는 것은 나중에 쓸 종잣돈을 꺼내 쓰는 사람, 봄에 뿌릴 씨앗을 꺼내어 먹는 어리석은 농부같이 되어서는 안 되는 데 말이야. 나도 얼마 전에 만성 피로에 지쳐 다치는 경우를 당하고서 이것이 아니구나 하는 깊은 후회가 되더라고. 즉시 생각을 바꾸고 그런 생활에서 벗어나기로 했지. 가족이 행복하고 가족을 위해서 일을 한다고 하는 40대 가장들이 가장 먼저 챙겨야 하는 것은 자신이 먼저이고 그중에 건강이 우선이라는 것은 잊지 말아야 하는 할 것 같아. 하지만 생활 속에서 가장 실천하기 힘든 것이 자신의 건강 관리인지 모르지. 왜냐하면 어디가 아파야만 그때서야 조금이나마 신경을 쓰기 때문이지. 


여보, 앞으로 50년 이상을 더 버티고 나와 당신의 꿈을 실현하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건강을 하나씩 챙겨 나가도록 하자. 거기에 우리 가정의 행복이 달려 있고 나의 모든 것이 달려 있음에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 같아. 물론 당신이 챙겨주기도 하겠지만 내가 스스로 챙겨야 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이라 생각해. 이제부터는 아프면 아프다고 이야기하고 엄살도 피울 줄 아는 여유 있는 중년이 되어가자. 이제는 중간 점검도 하고 쉬어 갈 때는 쉬어가는 현명한 중년이 되는 것도 괜찮아. 그래서 멀리 같이 가자.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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