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강사가 내준 과제를 준비하는데 시간이 제법 걸렸다. 10개의 기업을 다 찾지는 못했지만, 9개 기업을 찾아서 강사에게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기준은 PBR은 1배 이하, PER은 5배 이하 기업 중, 3년간 매출이 꾸준히 성장한 기업들로 선정했다. 또한 PER이 업계 평균보다 월등히 낮은 기업을 선정했다. 대형주 2개 기업, 중형주 5개 기업, 그리고 소형주 2개 기업을 찾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관심 있는 분야는 소형주이다. 기준을 정해 기업을 선정하고, 그 기업의 PBR, PER, 업계 평균 PER, 자본 총계, 주식 총수, 현재 주가, 3년간 매출 등을 엑셀로 작업했다. 덕분에 엑셀의 기초 사용법도 배울 수 있게 되었다.
남의 말을 듣거나 소문을 듣고 주식 투자를 결정하는 것보다는 이런 방법으로 스스로 결정을 하게 되면 시장의 변동에 크게 불안해하지 않고 기다릴 수 있는 힘을 지니게 된다. 주가는 시장에서 결정된다. 어느 누가 주가를 만들거나 결정할 수가 없다. 사고자 하는 사람과 팔고자 하는 사람의 가격이 맞아야 거래가 발생한다. 주가에 대한 자기 확신이 없다면 자신의 물건을 제 값에 내다 팔거나, 원하는 물건을 제 값에 살 수가 없다. 주식은 여유 자금을 갖고 투자하라는 말이 맞다. 빚을 내거나 신용으로 거래를 하게 되면 시간과 이익에 쫓기게 되고, 성급한 마음에 매수와 매도 시점에 대한 판단이 흐려질 수 있다. 이는 실패의 큰 원인이 될 수도 있다.
9개의 기업 중 세 개 기업을 강사와 함께 검토하는 시간을 가졌다. 5년 이상의 자본 성장을 살펴보았고, 당기 순이익(손실)을 확인하고, 주당 수익률을 보며 매수를 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런 기준을 통과한 기업을 대상으로 과거의 실적을 기준으로 보수적인 미래의 성장률을 산출한 후, 은행 이자를 제외한 성장률을 현재 주가에 반영하여 목표 주가를 산출했다. 은행 이자를 제외한 이유는 은행의 무위험성에 대한 상대적 보상 개념이라고 한다.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고 다소 복잡한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강사 나름대로 투자해 온 방식이라고 하니 우선 따라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목표 주가, 즉 매도 주가를 매수 이전에 정하는 원칙은 책에 나와 있는 내용과 부합된다. 당기 순이익과 주당 수익률을 함께 검토해서 10개의 기업을 발굴해 오라는 과제를 다시 받았고, 그 기업을 대상으로 다음 시간에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
기업 선정의 기준, 목표 주가의 산출, 상호 검토하고 토론하는 방법 등은 매우 좋은 교육 방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리밸런싱은 종목은 그대로 두고, 종목별 금액을 매월 동일 금액으로 조정하는 방식이다. 기업의 분기 실적이 나온 후에는 그 실적을 살펴보며 분기별로 종목의 변경도 해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강사는 자산이 만든 원칙을 지키며 고객과 소통해왔고, 좋은 수익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한다. 함께 공부했던 동료들과 코스피 지수 급락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덕분에 원칙을 만들고 준수하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절실하게 깨달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며 자신만의 투자 원칙을 만들고 지켜나가는 것은 투자자에게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과정일 것이다.
주식 투자의 기본 원칙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다. 싸게 사거나 비싸게 팔기 위해서는 기업의 적정 주가를 산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현금화를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현금을 주식으로 보유하겠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자산을 쌓아나가야 한다. 주식을 매도하는 시기는 현금이 필요할 때이거나, 다른 종목이 좀 더 유리하다고 판단할 때라고 책에서 강조하고 있다. 현금을 쌓아놓는 것보다는 현금이 스스로 일할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예전에 읽었던 책 ‘상도(商道)’가 떠오른다. 주인공은 중국에서 중국 상인들이 싼 가격을 제시할 때마다 인삼을 조금씩 태워버렸다. 안달이 난 중국 상인들이 그만 태우라고 사정을 하게 되었고, 주인공은 태운 인삼 가격까지 원래 가격에 올려서 판매를 마치고 돌아온다는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자신의 제품에 대한 자신감과, 가격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주식을 산다는 것은 그 기업에 투자를 한다는 것이라고 책에서 설명하고 있다. 기업의 가치를 판단할 기준을 갖고 있지 않는 한, 주식 거래는 투기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이 내린 원칙과 기준에 충실한 투자는 주식 시장이 요동을 치더라도이 당황하지 않고 기다릴 수 있다. 또한 이런 시행착오와 경험을 통해서 건강한 투자자로 성장할 수 있게 된다.
아무리 많은 변수와 통계 자료를 근거로 미래 가치를 예측한다고 해도 예측은 예측에 불과하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수많은 투자자들과 전문가들이 수많은 방식으로 계산을 하며 정확한 예측을 하기 위해 노력해왔을 것이다. 하지만, 단 1초 후의 미래를 어느 누구도 자신 있게 맞출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만약 정확하게 예측했다면 우연히 운이 좋았던 것이다. 소가 뒷걸음치다 쥐 밟은 격이다. 통계는 통계일 뿐이다. 그렇다고 통계를 무시하라는 것은 아니다. 통계 자료를 잘 활용하고, 자신만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과 원칙을 지켜 나가고, 시간을 기다리며, 경험을 통해서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원칙은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켜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물론 시간이 흘러 경험이 쌓이면서 그 기준이 변할 수도 있다. 그때는 새로운 기준을 만들고 지키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