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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의 다양성을 알게 되며 긍정심리학에 흥미가 생겼다. 내용은 좋았지만 어딘가 아쉬웠다. 옛날 책이어서 그랬을까? 최근에 출간된 긍정심리학을 봐야겠는 생각이 들었고 28번 책 <툭하면 기분 나빠지는 나에게>를 대여했다. 책을 능동적으로 선택하고 있다. 긍정적인 신호다.
긍정심리학의 정체성이 좋았다. 역사적으로 정신의학은 '정신질환'에만 집착했다. 건강한 정신에 관한 연구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이를 뒤늦게 깨우친 학자들이 만들어낸 분야가 긍정심리학이다. 긍정심리학은 후발주자일 수밖에 없었고 다른 분야보다 알려지지 않았다. 숨은 보석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타 분야에 비하면 연구 자료가 적은 것 같다. 비뚤어진 시각으로 보자면 자기 계발서와 닮아있다.
책에는 간단한 심리테스트가 포함되어 있는데, 나는 긍정에는 매우 낙관적이지만 부정에는 매우 비관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예를 들어 승진을 하면 운이 좋았다고 여기지만 승진에 실패하면 운이 없어서가 아니고 능력이 부족하다며 자신을 탓하는 성향이다. 약간의 여유만 있어도 행복할 팔자지만 부정적 경험에는 속수무책이라는 뜻일까? 점괘도 아니면서 제법 잘 맞는다. 내가 고쳐야 할 부분이다.
27
내용이 짧고 작가의 에세이 두 편이 담겨있다. 작가가 사회주의를 비판한 것이 아니라 '사회주의의 실패'를 비판했다는 점이 신선했다. 지인 중 엄청난 다독가가 있다. 지인은 <동물농장>을 흥미롭게 봤다면 <멋진 신세계>도 읽어보라고 말했다. 조지 오웰의 에세이에도 <멋진 신세계>가 언급된다. 다독가의 상식에 감탄했다. 독서를 하기 전의 나는, 이런 경험을 지적허영이나 그들만의 리그로 인식했다. 무엇이든 직접 경험해 보면 관점이 달라지는 것 같다.
28
고독과 우울을 구분 짓는 이론이 좋았다. 고독이란 내향적인 사람이 혼자 있고 싶다는 그것이고, 외향적인 사람은 고독이 적을 뿐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고독이란 누구나 지니고 있는 지연스러운 감정이다. 고독과 우울을 동일시하지 말자는 의미다. 책의 이론대로라면 나는 고독을 즐기는 타입이다. 고시원 옥상에서 야경을 즐겨보던 나는 우울해서가 아니었던 셈이다. 외로움과 우울이 없을 수는 없다. 다만 누구나 지니고 있는 고독을 인정하면 실질적인 우울은 생각보다 적을 수 있다. 타고난 고독이 5이고 1만큼 우울할 때, 자신의 우울을 6이라 말하는 사람과 1로 보는 사람의 정신건강은 차이가 있을 것이다.
29
조금 어려운 책이었다. 영화와 애니메이션으로 갈고닦은 SF상식이 통하지 않았다. 세계관과 용어가 낯설었다. 디스토피아 세계 3대 고전 중 하나라는데 나머지 두 권은 당분간 읽지 않을 것 같다. 서태지와 HOT가 대단했던 것은 맞지만 BTS보다 세련되지 않은 것처럼, 재미가 목적이라면 최신 SF소설이 낫다는 생각이다.
30
지식의 확장을 느낌과 동시에 겸손해야겠다는 반성을 했다. 세상을 바꾼 10가지 위대한 심리실험을 다룬 책이다. 목차를 봤더니 반 이상이 그동안 심리학 책에서 접했던 실험이었다. 특히 스탠리 밀그램의 복종실험은 약방의 감초처럼 안 나오는 책이 없다. 자신감을 갖고 읽기 시작했는데 알던 것과 다른 해석도 있었고, 결과를 뒤엎을만한 주장도 있었다. '기존에 알던 정보'란 책에서 얻은 것, 즉 검증된 사람의 의견이다. 그들조차 편향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윈이 창조론을 의식해서 진화론을 망설였던 것처럼 학술지 등재를 거부당해 알려지지 않았거나 미디어에 의해 과장된 실험도 있었다.
다른 작가에게서 유사한 감성을 느낀 첫 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두 책의 저자는 여성이며 문학과 과학의 경계를 다룬다. <동물농장>에서 <멋진 신세계>를 떠올린 지인도 이런 연결이었을까? 책은 자체로도 퍼즐이지만 독서도 방대한 퍼즐이라는 시각이 생겼다.
서른 권 까지는 읽는 능력 향상에 집중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독서를 시작할 때와 지금의 차이를 모르겠다. 찾아봤던 독서 정보에 따르면 30권 즈음부터는 단어가 읽으면서 인식된다던데 여전히 울퉁불퉁 막힌다.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님을 알지만 아쉬운 마음은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