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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도 보았다. 소설을 읽고 드라마를 본 경험은 처음이다. 드라마는 딱히 비판할 부분이 없었다. 오히려 추천하고 싶을 정도다. 소설원작드라마라면 늘 야박한 평점을 주는 '그들의 심리'를 경험하고 싶었지만 다음 기회를 노려야 할 것 같다. 14번 책 <실버로드>와 같은 장르 범죄 스릴러다. SF/판타지는 영상물이 나을지 모르겠는데 범죄 스릴러 장르만큼은 소설만의 힘이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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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한 권만으로 브런치 글감 10개는 나올 것이다. 많은 지식과 사색을 얻었다. 도덕심리학에 관한 책인데 종교와 정치도 다룬다. 초반에는 거부감이 있었는데 읽고 나니 종교와 정치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같은 현인들의 사상에 망설임 없이 반박하는 논리가 인상적이었다. 현대인이 겪는 불안과 우울도 급변하는 도덕적 기준 탓이 크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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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번 책 <바른 마음>이 무거운 내용이어서 가볍게 읽으려고 골랐다. 부정적인 감상평을 남기는 첫 번째 책이다. "독자와 맞지 않는 책은 있다."라는 말을 정확히 이해했다. 작가가 염두에 둔 독자는 '일본인'이고, 환경은 '일본사회'다. 내용 중 이런 문장이 있다.
억지로 창의적인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 일부러 미움을 받을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
"제 힘이 아니에요. 상사인 xx 씨가 도와주신 덕택입니다. 저는 정말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라고
겸손한 자세를 보여야 현실적으로 매우 호감을 얻는다.
나는 일본에서 살아본 경험도 있지만 그들의 감성은 여전히 난해하다. 일본에 좋은 책이 많지만 선택을 망설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의 자기 계발서가 국내에서 통하는 이유는 자본주의 마인드가 글로벌 표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기업문화는 일본의 영향을 받았다. 미국 방식을 맹신하면 겸손하지 못하고, 일본 방식을 따르면 아부가 과하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애매한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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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추천받은 책은 아니고 브런치 이웃(화가 경영학자)의 글을 보고 선택한 책이다. 내용의 핵심은 다양한 '종류'의 채식과 '섬유질'이었다. 건강 정보가 범람하는 요즘 흥미롭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설득될 수밖에 없을 만큼 방대한 자료를 제시한다. 책은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나의 식단에 영향을 주고 있다. 저탄수 고단백은 강한 신체를 위함이지 건강을 보장하지 않는다. 전문 보디빌더의 수명이 짧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김치가 유명해진 배경에 이 책의 지분이 상당했다고 장담한다. 책에서 제시한 레시피가 서구 식단 기준인 점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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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는 흥미로운 과학 채널이 많다. 댓글을 읽다 보면 부족한 과학 상식이 부끄러울 때가 있다. 과학 서적을 읽어보리라 계획했다. <코스모스>라는 책이 보였다. 유명한 책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현재 독서량으로 도전하면 역효과가 나려나?" 생각해 보면 그런 책이 제법 있다. <사피엔스>, <총, 균, 쇠> 같은 책이 그랬다. <코스모스>는 잠시 미뤄두고 가벼운 책을 찾기로 했다. <개미가 알려주는 가장 쉬운 미분 수업>을 고등학교 때 봤다면 미분이 흥미로웠을지도 모르겠다. 학창 시절 도함수라는 개념을 어려워했었는데 이 책을 봤어야 했다. 독서가 공부는 아니지만 공부가 아니라고 할 수도 없는 것 같다.
독서 습관은 어떻게든 유지하고 있는데 읽기 능력 향상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약간 빨라진 것 같기도 하고 책을 붙들고 있는 참을성만 늘어난 것 같기도 하다. 객관화가 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다시, 어떻게 읽을 것인가>라는 책을 읽은 후 브런치 체류 시간이 줄었다. 책들은 웹 읽기의 단점을 비판하는데 브런치야말로 웹 읽기의 표본이다. "독서를 안 해도 브런치를 많이 읽으면 되지!"라는 위험한 발상은 작년 말 내 머릿속에서 나왔다. 브런치는 계속 읽겠지만 지금보다 줄여야 한다. 독서의 영향으로 브런치 이용시간이 줄다니 예상치 못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