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는가! 대체 왜 하는데?

매일을 살아가는 방법이자 이유.

by 미아취향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토록 하기 싫은 운동이고 걷기만 해도 운동이 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어릴 때부터 뛰거나 몸을 많이 움직이면 나오는 땀이 싫었다. 씻으면 그만인데 땀이 나오는 순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땀 흘리며 뭔가를 하고 난 다음, 몸이 개운해 진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이제는 아기가 뱃속에 있으면서 세상 밖으로 나와 자라고 있다. 완전히 달라진 상황과 함께 내 몸은 많이 바뀌어갔다. 붓고 살이 찌는 것과 같은 변화도 있지만 그 보다 견디기 힘든 것은 ‘통증’이었다. 목부터 허리까지 아파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기에 운동을 안 할 수 없었다. 점점 통증이 줄어들면서 운동과도 멀어지다가 아기의 몸무게는 늘어나고 엄마가 해야 할 일은 많아지고 있기에 다시 통증이 찾아왔다. 강도는 더 세졌다. 거기에다가 제 때에 맞춰 끼니를 먹기 힘들기에 폭식해야 하는 날이 많아지고 야식까지 찾게 되었다. 몸이 다시 불어나면서 통증은 더 깊이 진동하며 날 괴롭혔다.



운동 해야 한다.

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하고도 명확했다. 통증을 없애자. 무거워진 몸, 가볍게 만들자. 두 가지 이유로 시작했는데 역시 나란 사람은 믿을 수 없다. 점점 느슨해지고 귀찮아진다. 몸이 피곤해지면 오늘은 쉬기로 하지만, ‘오늘은’ 이 단어가 여러 번 모이니 운동을 안 하게 되었다. 그럴 때 마다 떠올린다. 통증을 줄이기 위해 시작한 운동일 지라도 어떤 날은 임신 전에 입었던 치마를 입고 싶어서 운동 했다. 아이를 안으며 흔들어 줄 때 허벅지에 힘이 더 들어가면 휘청거리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운동을 하게 만들었다. 더 이상 사이즈 신경 쓰지 않고 입고 싶은 옷 입고 싶은 욕심이 몸을 움직이게 했다. 허벅지부터 껴서 다리가 들어가지도 않던 임신 전에 입었던 바지를 이제 힘들게라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더 운동을 해야 했다. 이렇게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는 매일 달라지고 점점 세분화 되어 구체적으로 눈에 보이게 되었다. 목적은 분명한데 왜 하는지 매일 생각 할 때마다 이유는 조금씩 달라졌다. 궁극적으로는 통증 없는 건강한 몸이 되고 싶어 시작한 운동인데 왜 하는지 떠올릴수록 달성 가능한 사소하고도 작은 이유들이 생겨났다.



‘왜’

온 종일 머릿속을 울리는 화두가 되어 나를 지배하고 있다. 나를 움직이게 하고 많은 것들을 할 수 있게 한다. 운동뿐만 아니라 일상의 많은 부분에서 작용하며 차지하고 있다. 그토록 읽고 싶은 책이었는데 두툼한 두께에 놀라 읽기를 망설이고 있었다. 언젠간 나중에 읽을 기회가 올 거라 생각하며 미뤘는데 이제는 이 책을 내가 왜 읽고 싶었는지를 먼저 끄적여 보았다. 작게나마 끄적였을 뿐인데 책을 펴서 읽게 되었다. 손과 눈이 움직이며 마음도 같이 덩달아 흔들리고 있었다! 시작도 하지 못했던 책을 읽고 있다.


이제는 읽기로만 끝낼 수 없다. 다 읽은 책 기록을 해야 읽기의 여정이 끝난다. 책 읽기에도 시간이 부족한데 기록까지 하려고 하니 다시금 귀니즘이 오지만 극복 할 수 있다. 스스로에게 ‘왜’ 단어를 상기시키면 된다. 잠시나마 틈날 때, 손바닥보다 작은 포스트잇을 붙여서 ‘왜 이 책이 좋았는지’ 써 둔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 책 내용이 기억나지 않기 때문에 완독하고 한 두 줄이라도 바로 써 보는 게 좋다. 그래야 두껍더라도 ‘왜 이 책을 읽는지’에 대한 답을 찾고 ‘왜 좋았는지’를 쓰면서 오래 마음에 담아 둘 수 있다.


이 한 단어가 하루 중에 내가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시작하게 해 주고 완벽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어떤 행동을 하기 전에 왜 하는지 떠올려 본다. 정말로 행동으로 옮겨야만 하는 이유가 탄탄해 지면서 움직이는 나를 발견했다.



목표한 지점이 있다고 한들 늘 곧 바른 길로 바로 가긴 쉽지 않다. 우리 모두는 목표로 향한 일직선으로 뻗은 길을 잘 알고 있다 종종 힘들어서 편하고 쉬운 길을 찾는다. 편안함에 만족하며 살고 있다간 왜 이 목표로 향해 가는지를 잊고 있는 경우가 다반수다. 진정으로 내가 집중 해야 하는 일은 미룬 채 사는 대로 살고 있다. “살아야 할 이유를 아는 사람은 거의 어떠한 상태에서도 견딜 수 있다”라고 니체는 말하지 않았나. 나에게 일어나는 상황이나 내가 하는 행동에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귀차니즘에 젖어 게으른 나를, 핑계로 가득 차 있는 나의 일상이 ‘왜’ 이 한 단어로 조금 더 의미 있게 바뀌어가고 있다. 목표를 향해 가야 하기 때문에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틈틈이 왜 하는지 떠올리고 의미 부여를 한다면 힘들더라도 더 잘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가장 관심 있는 일을 더 잘하기에 전념하면 헤맬 일이 없어진다. 진정한 자아가 비춰주는 밝은 횃불을 지침 삼아 산 중턱을 오르며 길을 개척하면 된다. 구불구불 굽은 경로는 목적 없는 막연한 길이 아니다. 단지 길이 곧게 뻗어 있지 않을 뿐이다.
《다크호스》 토드 로즈, 오기 오가스 지음





목적은 하나로 정해져 있다 하더라도 가는 길이 여러 갈래로 나눠지고 구불구불 하게 돌아서 갈 수도 있다. 제대로 단번에 곧은 길을 가는 날이 없었다. 잘 가던 길도 방향을 바꾸어 갈 수도 있다. 다른 길이 더 좋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은 원하는 방향을 향해서 간다. 그 곳으로 가기 위해 ‘왜’ 하는지를 떠올리며 묵묵히 해 나간다.

이것이야 말로 내가 매일을 살아가는 방법이자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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