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한번 걸어볼까요?

조금은 낯선 골목길로 잠시 돌아서 가 보자

by 작은우주인 김은주

나는 골목 걷는 걸 좋아한다.

어릴 적 골목의 추억 때문인지

어떤 골목이든 정겹고 이쁘다.


아이가 성인이 되니 아침 시간이 여유로워졌다.

조금 더 늦게 일어나고도 조금 더 빨리 출근길을 나설 수 있게 되었다.

내 골목 여행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사실 요즘 날씨는 이런 골목의 예쁨을 느끼기에 안성맞춤이다. 미세먼지로 인해 작은 불안감은 있지만 눈 깜짝할 사이 지나갈 봄을 그대로 보내기는 너무 아깝다.


가방에 구두를 챙겨넣고 정장바지에 운동화를 신는다. 우습다. 뭐 어때?

그냥 신경쓰지 않을려고 한다.

나이가 들고 주름이 느는 것은 서글픈 일이지만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다른 사람들 눈치를

덜 보게 되는 건 나이로 인해 얻는 선물인 거지.

내가 생각하는 만큼 다른 사람들은 나를

신경쓰지 않는다는 걸 살다보니 깨닫게 되더라.


아침 시간의 골목은 대부분이 혼자다.

종종이며 걸어가는 직장인,
휴대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걸어가는 학생,

집 앞 골목을 열심히 쓸고 계시는 할아버지...

모두들 각자의 아침을 맞이하고 있다.

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인생은 초록색 새순으로 시작해서

휙휙 떨어지는 낙엽으로 끝나는 건 줄 알았는데 어쩌면 나이듦은 화려한 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많은 색깔의 꽃들이

골목 여기저기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문득 나는 어떤 색깔로 살아가고 있을까?

하는 질문이 머리 속을 맴돌았다.

좁은 골목을 지나고 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변 골목도 걷고 간혹 횡단보도도 건넌다.

아침의 사람들은, 아니 골목의 사람들은

대부분 바쁘고 무표정이다.

두리번 둘러보며 걸으니 그런 것들도 보인다.

나는 최대한 인상쓰지 않고 걸을려고 한다.

골목길에서 만난 작은 풍경들에 크게 감동하고

행복해 하며 걷는다.

아침 출근길, 혹은 등교길...

이제 조금은 낯선 골목길로 잠시 돌아서 가 보자.

생각지 못한 풍경과 사람들을 만나면서

새로운 기분좋음에 빠져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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