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인상주의, 블루 발렌타인의 시
책을 펼친다. 가장 마음에 드는 책, 벌써 네 번째 읽는 책, 혹은 요즘 제일 읽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신중하게 고르고 첫 장을 펼친다.
종이의 냄새를 맡는다. 코를 가만히 가져다 댄다. 글을 읽기 전에 먼저 종이의 냄새를 맡는 것은 일종의 어떤 의식 같은 습관이다. 좋아하는 책을 더 좋아하게 되는. 닫혀 있던 세계의 비밀스러운 공간에 들어가게 되는. 나의 존재를 글의 영역에 조금씩 새기게 되는.
새것에서도 오래된 고서적의 냄새가 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면 책의 매력은 배가 된다.
한 장 한 장, 조심스럽다.
비어있는 첫 장을 넘기고 다음 장의 글자의 배열을, 공간에서 차지하는 느낌을, 제목만 적힌 페이지가 주는 정갈함에 벅차오르는 마음을, 가만히 느낀다. 글과 책이 주는 기운을 느낀다.
그러면, 나도 글을 쓰고 싶다. 이야기를 쏟아내고 싶다. 나만 쓸 수 있는 글을 만들어 내고 싶다.
'낭만적-인상주의, 블루 발렌타인의 시'에 실린 글 중 일부분만을 적었습니다. 책은 전국 독립서점, 인디펍, 예스24, 알라딘 등 온라인 서점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