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래희망

by 준혜이

토요일 저녁에 드라이브 인 콘서트에 다녀왔다. 이건 코로나가 아니면 해볼 수 없는 경험이고 어두컴컴한 곳에 들어가 앉아 있는 걸 싫어하는 둘째와 함께 해볼 수 있는 문화생활이기도 하다. 주차할 곳을 안내받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일단 주차만 하고 나면 우리가 기다린 시간은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공연도 좋지만 수많은 차들 속에 들어있는 더 많은 사람들을 보는 게 좋았다. 한 사람으로서 느끼는 고립감을 가족을 이루어 조금쯤은 잊고 지낼 수 있었는데 시절이 이렇다 보니 한 가족으로서의 고립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둘째가 잠들기 전에 자신은 어른이 되면 댄서가 되겠다고 했다. 그러다 자신은 이미 댄서라며 자신이 유명해지면 엄마는 나를 얼마나 더 사랑할 거냐고 물었다. 네가 유명해지면 네가 내 아들이라서 사랑하는 거랑 똑같이 사랑할 거라고 대답하고 아들이 진짜 댄서가 되면 어떨지 생각해봤다. 아이들에게 장래희망을 묻거나 강요하면서 키우지 않지만 그 이유가 아이들이 무엇이 되거나 상관하지 않기 때문은 아니다. 누군가에게 이야기했을 때 아이들이 어떻게 살아왔을지 짐작이 되고도 남는 일, 그게 아니라면 누구도 제대로 모르지만 그럴듯한 일을 어른이 된 우리 아이들이 하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 누군가는 분명 나의 가족이거나 친구들, 우리와 알고 지내는 사람들 일 텐데 나의 바람이 뭔가 유치하고 부질없다는 생각이 든다.

둘째가 춤추는 걸 좋아한다는 걸 알고 나서 나는 아이에게 음악을 틀어주고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다. 가끔 아이에게 눈길을 주며 잘한다고 칭찬하고 금세 아이에게 관심 없는 시간을 보냈다. 부모의 무관심 속에서 키운 꿈이라니. 나의 아들이기만 해도 받는 사랑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둘째가 무관심 속에 춤을 추다 받은 칭찬으로 배우지 않았기만을 바란다. 어린이집에서 작년에 커서 뭐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둘째가 모른다고 대답해서 걱정했는데 아이는 일 년 만에 스스로 인정한 댄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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