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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식물리에 Jan 30. 2024

정원을 가꾼다는 것

내 영혼은 찬란한 짙은 녹색일 것이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2023년 @보성녹차밭



Methinks my own soul must be a bright invisible green.

Henry David Thoreau(1817-62)


내 영혼은 찬란한 짙은 녹색일 것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1817-1862)



출처 : 알라딘 책 검색



시인이자 편집자, 그리고 '문장수집가'인 니나 픽이 약 130개의 정원과 관련된 문장을 한 데 모았다. 흥미로운 점은 저자가 엮은 문장들의 주인이 모두 정원가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은 철학자, 작가, 시인, 화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본업만큼(어쩌면 그 이상으로) 애정을 가지고 정원을 즐기고 가꿔온 사람들이다. 책에는 이들의 문장을 가든디자이너 오경아 작가가 번역하여 영문과 국문이 동시에 실려있다.


정원을 향한 진심이 가득 담긴 문장들을 읽을 수 있는 이 책은 우리가 왜 정원을 가꾸며 살아야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한다.



들어가는 글

가드닝은 우리를 둘러싼 세상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가는 일이다.
-니나 픽


 

엮은이 니나 픽은 어릴 적부터 엄마의 정원을 보며 자랐다. 힘들고 지친 정원일과 그럼에도 넘쳐나는 엄마의 열정을 보며 정원이 가지고 있는 '힘'을 어렴풋이 깨달았던 것 같다. 엄마의 정원이 보여준 신기한 힘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많은 예술가들이 정원을 예찬하는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그녀에게 문장을 수집하는 원동력이 되었을 것이다.



2022년 @강원도 고성



Earth laughs in flowers.

Ralph Waldo Emerson(1803-82)


지구는 꽃을 피우며 웃는다.

랄프 왈도 에머슨(1803-1882)


문화도 생활방식도 다른 사람들이지만 정원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시선은 다 비슷하나 보다. 한국어에도 '웃음꽃이 피다'라는 표현이 있으니 말이다. 꽃이 활짝 피는 모습이 지구에게 웃는 모습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찡해지면서 얼른 봄이 오면 좋겠다.



2021년 우리 강아지 루이 ㅎㅎㅎ



If [a gardener] were to go to the garden of Eden, he would sniff intoxicatedly and say, "there's humus here, by God!"

Karel Čapek(1890-1938)


만약 정원사가 에덴동산에 간다면, 코를 킁킁거리고 흥분하며 소리칠 것이다.

"여기에 신이 직접 만든 부엽토가 있다"

카렐 차페크(1890-1938)


얼마 전 소개한 책 <정원가의 열두 달> 저자 카렐 차페크의 문장도 담겨있는데, 역시나 책 중 유일하게 빵 터지는 문장이었다.



@아뜰리에식물리에



Gardening, reading about gardening, and writing about gardening are all one; no one can garden alone.

Elizabeth Lawrence(1904-85)


가드닝, 가드닝에 대한 독서, 가드닝에 대한 글쓰기는 모두 하나다. 누구도 혼자서 정원을 만들 수는 없다.

엘리자베스 로렌스(1904-1985)


식물리에서가를 채워가는 내게 가장 용기를 준 문장.


식물을 직접 키우거나 흙을 만지는 일만 정원일인 것은 아니다. 관련된 책을 읽고 기록하고, 공유하는 일 모두 '식물과 관련된 일'이다. 지금은 비록 나의 서가는 작지만 차곡차곡 채워서 언젠가는 모두가 편하게 다녀갈 수 있는 서점이 될 것이다. 그날이 오면, 이 문장을 서점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읽을 수 있도록 잘 보이는 곳에 써 둬야겠다.



@지베르니 모네의 집



My garden is my most beautiful masterpiece.

Claude Monet(1840-1926)


나의 정원은 내가 그린 가장 아름다운 걸작이다.

클로드 모네(1840-1926)


내가 사랑하는 화가인 모네의 문장도 있다. 정원과 관련된 화가라면 언제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클로드 모네. 모네의 정원에 대한 사랑은 이미 유명한데, 지베르니에 있는 그의 집은 정원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가드너를 꿈꾸게 하는 곳이다.



@지베르니 모네의 집



이 외에도 공유하고 싶은 문장이 스무 개는 더 되지만, 분명 사람마다 마음에 와닿는 문장들이 다를 것이니 책을 꼭 읽어보면 좋겠다. 식물생활을 하는 데 정서적으로 도움이 될 문장들이 많으니 가드닝을 시작하는 분들에게 선물용으로도 좋겠다.



마지막으로 영어 문장들을 잘 번역해 준 오경아 작가의 옮긴이의 글을 전한다.


옮긴이의 글 - 오경아
버거움과 힘듦이 공존하는 정원이 딱 그만큼의 무게와 부피로 나에게 위로와 평안을 주는 건 정말 신기할 뿐이다. 지치지 않고 정원의 즐거움을 느끼며 사는 사람의 입장에서 나와 같은 느낌을 공감하고 살고 있는 예술가, 작가, 정원사의 글을 번역하는 일은 또 다른 의미의 정원 일이기도 했다. 정원이 대체 뭐길래, 왜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칭송을 하고 애착을 갖는지 공감하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꼭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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