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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뉴 Mar 19. 2024

책, 책, 책트리를 만들자

쌓여간다. 아름다운 것들이, 차곡차곡.

처음 브런치에 발을 들였을 때는 생각지도 못했던, 실로 가슴 설레고도 흐뭇한 광경이다.



시작은 권냥이 작가님의 <독립서점을 그립니다>였다.

독립서점과 일러스트에 마음을 내어주고 있던 시기, 우연히 마주친 권냥이 작가님의 글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렇게 작가님의 글을 꾸준히 쫓아가던 내게 기쁘게도 작가님의 브런치북 수상 소식이 들려왔다. 그렇다면, 그동안 낱개로 접해왔던 작가님의 글들이 한 권의 매혹적인 책이 되어 세상 밖으로 나온다는 말이었다. 이후, 브런치 공모전 수상 소감, 출간 전 출판사와의 사전 미팅 시 들었던 생각과 마음이 담긴 작가님의 글들을 따라가 보며, 나는 독립서점들을 아름다운 그림으로 승화시킨 작품이 내게로 올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드디어 집으로 책이 도착한 날. 손 안 가득 느껴지던 책의 감촉과 향기도 좋았지만, 나를 가슴 벅차게 만들었던 건, 마치 오랜 친구의 진심 어린 선물을 품에 안은 듯한 감동이었다. 비록 얼굴 한 번 본 적 없지만, 랜선에서 정겹게 마음을 나누며 지내 온 친구에게서 선물이 날아든 것 같았달까. 그동안 수많은 책들이 구매 과정을 통해 내게 도달했지만, 분명 아주 다른 감흥이 느껴지던, 신기하고도 낯선 순간이었다. 이후, 내가 독립출판을 한 뒤 독립서점에 첫 책을 입고하는 과정에서 <독립서점을 그립니다>는 친절하고도 소중한 자료가 되어주었다.



그다음으로 내게 온 책은, 마하 작가님의 <Takeout 인문교양 시리즈>였다.

임윤찬 피아니스트에 관한 글을 계기로 작가님을 알게 된 나는, 평소 관심은 있지만 접근하기 어렵게 여겼던 인문학의 세상을, 작가님 덕분에 즐겁고도 편안한 마음으로 여행할 수 있었다. 게다가, 짝꿍과 함께 작가님의 북토크에도 참석하여 직접 사인을 받는 기쁨도 누렸다. (내게는, 즐거운 독서 시간을 선사해 준 저자에게 사인을 받고 싶어 하는 욕망이 거의 집착에 가깝게 자리 잡고 있다) 비록 분주하게 돌아가는 현장에서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누기는 힘들었지만, 반가운 눈빛으로 건네주는 한 마디의 인사로도 내 마음은 풍요로워졌다. 사회에서 만났더라면 나는 존칭을, 작가님은 반말을 쓰며 어쩔 수 없이 '한국적인 상하 관계'를 이어갔을지 모르나, 그곳에서, 그리고 이곳 브런치에서 작가님과 나는, 글과 책으로 연결되어 서로를 존중하는, 수평적인 벗으로 지내고 있다.



여기가 끝인가 싶을 때쯤 윈지 작가님이 짠, 하고 등장했다.

아마도 내가 목소리를 잃고 새로운 삶을 찾게 된 이야기를 한 글을 통해서였을 거다. 평소 세온 작가님 글의 댓글 창에서, 세심하고도 상냥한 마음을 나눠주는 작가님을 눈으로 지켜보며 참 좋은 분 같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이 갑자기 내 댓글창에 나타나셔서 놀랍기도, 또 극심하게 반갑기도 했다. 그런데 윈지 작가님도 알고 보니, 이미 몇 해 전 출간을 한 '출간 작가'였다. 그것도 두 아이의 엄마로서 임용시험에 합격한 내용을 담고 있는, 공부와 도전 의식을 사랑하는 내가 결코 지나치기 힘든 내용의 책으로 말이다. 전직 교사로 비슷한 과정을 거쳐온 한 사람으로서 작가님의 삶이 몹시 궁금했다. 이런 내가 작가님의 독자가 되고 싶은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게 세 번째 책, <나는 공부하는 엄마다>가 나에게로 왔다.



현재 나는 김정은 작가님(예전 필명: 작은 나무)의 소설 <재인의 계절>을 읽고 있다.

정은 작가님과는 BTS 이야기를 나누다가 서로의 독자가 되었다. '방탄 좋아요. 멋져요! 꺄악~~' 뭐, 이런 느낌의 글과 댓글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또 알고 보니, 정은 작가님은 내가 사랑하는 장르인 소설에 일가견이 있으신 분이었다. 밀리에 론칭했던 웹소설이 소설분야 Top5 안에 들어 이번에 종이책으로 나온 것이, 내가 지금 읽고 있는 작품이다. 싱그러운 봄의 기운이 번져가고 있는 요즘, 이 책을 읽고 있으려니 대학 신입생 시절의 기억들이 떠올라, 봄처녀가 된 듯 마음이 마구마구 설레고, 설레다 못해 뒤숭숭해지고, 그러다가 짝사랑하던 기억도 떠오르고(짝꿍 미안~).. 거울을 보면 영락없는 아줌마인데, 마음만 자꾸 스무 살 시절로 되돌아가는, 기분 좋은 부작용을 겪고 있는 중이다.



최근 들어서는 브런치 이웃 작가님들의 책을 구매하는 내 화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브런치에는 어찌나 능력자분들이 많으신지..! 그런데, 한 번이라도 댓글로 진심 어린 소통을 나눈 작가님들은 어쩐지 모두 다 내 친구이자 글벗 같아서, 그분들의 출간 소식을 접하게 되면 내 손가락은 어김없이 알라의 책가게로 텔레포트해 서성이고 있다. 여기 사진에 있는 책 외에 예약을 걸어 둔 책들도 있으니, 이 상황으로 쭉 나간다면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내가 그리고 있는 목표를 가뿐히 성취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목표라는 것이 무어냐면, 올해 크리스마스에 브런치 글벗들의 '책트리'를 만들어 집을 꾸미는 것이다. 지난해 내 책을 독립서점에 방문입고 할 당시, 한 서점에서 영접한 책트리의 아름다운 자태에, 내 '따라쟁이' 기질이 발동하고야 말았고, 이왕 책트리를 만드는 것, 내 글벗들의 책들로 더 빛나게 꾸며보고 싶은 마음이 샘솟았다. 앵무새 자몽양의 서슬 퍼런 눈빛과 무자비한 부리질이 우려스럽기는 하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법이니 어떻게든 헤쳐나갈 수 있으리라.

독립서점 '위드위로'에서 본 책트리. 나도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이렇게 하고 말 테닷!
얘들아, 우리 위의 사진처럼 가보자꾸나~

브런치 글벗들의 책을 차근차근 소장해 가며 한 가지 무척 감사한 점이, 덕분에 그간 내가 접해보지 못한, 다양한 중소형 출판사들을 알게 된다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글벗들이 내게 '발견의 기쁨'을 주고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 구입한 책 중 단 한 권을 제외하고는 모두 내가 처음 들어보는 출판사에서 발간된 것이며, 개중에는 나처럼 독립출판으로 세상에 나온 책도 있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같은, 마이너들이 일으키는 반란의 서사에 가슴 벅차하는 나인지라, 지금의 이 상황이 더욱더 가치롭게 다가온다. 대형출판사들이야 자체적으로 어마어마한 홍보비를 지출할 것이고, 나 아니어도 독자들을 만날 기회가 폭넓게 있을 터이니, 굳이 나까지 마음 주지 않아도 되겠다,라는 생각도 있다. 나는, 어쩐지 아픈 손가락 같은, 하지만 알려진 출판사들의 출간작들에 비해 결코 퀄리티가 떨어지지 않는 이 작품들에 훨씬 더 큰 애정이 간다.




브런치 글벗들의 책으로 어설픈 탑을 쌓아보았다. 아직은 책이 기근이다. 그렇지만 앞으로 글벗들의 책트리가 풍성하게 키를 높여 갈 모습을 상상하니, 다양한 출판사의 다채로운 장르의 책들이 내게로 올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마음 부자가 된 것 같다.


  "이거, 완~전 아름답지 않아?!"

책탑을 앞에 두고 감탄사를 내뿜는 나를 보며 짝꿍이 한심하다는 표정을 애써 감추지 않는다.

  "본인이 지금 그러고 있을 때야?! 자신의 책을 팔면 더~ 아름다울 텐데..?"

  "그, 그렇지. 내 책, 팔아야지.. 끙."


그런데 어떡하나. 아직은 책 파는 것보다 사는 것에 훨씬 더 재능(?)이 있는 것을. 내게로 온 글벗들의 책들로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드는 모습을 머릿속으로 그려보고, 나아가 템플스테이 때 해 봤던 '(책)탑돌이'를 하며, 경건한 마음으로 2025년 새해 소망도 빌고 싶은 것을. 하지만 한 마디 더 보탰다간 '쯧쯧쯧'하는 질타의 소리가 총알처럼 날아들 것 같아 나는 이쯤에서 멈췄다.



연말이 다가올 때까지, 나는 글벗들의 풍요로운 이야기 나라에 초대받은 손님이 되어, 내게 주어진 시간을 마음껏 즐겨볼 심산이다. 그전에, 나의 '퍼스트 클래스 독자'인 짝꿍의 말을 적극 수용하는 자세로, 내 책에 관해 언급하며 균형 잡힌 마무리를 해보려 한다.




부탁드리지 않았음에도, 제 책을 지지해 주시고, 서평을 각자의 아름다운 방식으로 남겨주신 '나무 향기', '램즈이어', '아쳅토 집사' 작가님께 무한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혹여 글이 실리는 것이 불편하시다면, 살짝 언질 주시면, 빛의 속도로 조치하겠습니다.

서평은 시간 순서대로 실었습니다. 나무 향기 작가님은, 작년 '텀블벅 펀딩' 시에 제 책을 구입해 이곳에 후기를 남겨주셨고, 램즈이어 작가님은 지난 '각양각책 북페스타' 현장에 직접 들러 구매하고 글을 올려주셨으며, 마지막으로 아쳅토 집사 님은 인디펍과 영풍문고가 함께 열고 있는 '독립출판 기획전'을 통해 책을 구입하고 감상평을 남겨주셨습니다. 세 편이지만, 서평을 남겨주시기까지 경로가 다채로워 신기하고, 제게는 서른 편 이상으로 힘이 되고 든든합니다. '구입(매)했다'는 표현을 썼지만, 어쩐지 작가님들이 제 책을 마음으로 품어주셨다는 생각이 들어 가슴 뭉클해지네요.

https://brunch.co.kr/@sjlts/413

https://brunch.co.kr/@fa55272ce44d455/188

https://brunch.co.kr/@justinryu/142


나: 김치야, 엄마 책 홍보 좀 부탁해~  김치: 이건 뭐야, 새로 나온 음식인가?  나: 맞, 맞아. 마음으로 먹는 음식..^^


현재 소설 <나는 아미입니다>를 만날 수 있는 곳은,

온라인) 영풍문고, 인디펍, 네이버스마트스토어


오프라인 독립서점) 
                          서울 용산     '스토리지북앤필름'
                          서울 충무로  '스페인책방'
                          고양 일산     '위드위로'

                          경기 부천     '빛나는 친구들'

                          경기 파주     '쑬딴스 북카페'    


오프라인 영풍문고)

                       - 종각종로본점

                          - 분당 서현점

                          - 동탄 롯데점

                          - 광복 롯데점(부산)

                          - 광주터미널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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