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따뜻해지면 일주일 1회 정도 동네 뒷산으로 등산을 가기도 한다. 20대 시절에는 산을 좋아해서 자주 올라갔지만 군대 시절 왼쪽 무릎이 안 좋아졌다. 의사가 무릎이 좋아질 때까지 등산도 금지시켜서 한동안 오르지 못했다. 그러다가 꾸준한 치료와 재활을 통해 30대 후반부터 다시 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처음 산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대학교 1학년 시절 동아리 활동 덕분이었다. “유스호스텔” 이란 여행 동아리에 가입했다. 한 달에 한 번 1박 2일로 배낭을 매고 여행을 다니는 모임이었는데, 알려지지 않은 장소도 많이 가게 되었다. 산도 많이 갔는데, 가을에 갔던 지리산 등반이 잊혀지지 않았다.
지리산은 남한 기준으로 한라산 다음으로 높은 산이다. 1915m로 만만치 않았다. 자주 갔던 불암산은 약 500m 고지, 관악산은 약 600m 고지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다. 하루에 올라갈 수 없어서 2박 3일, 3박 4일을 나누어서 지리산 천왕봉까지 올라간다. 선배들이 20리터 배낭을 메고 그 위에 텐트까지 짊어지라고 명령한다.
그냥 올라가는 것도 힘든데 무거운 짐까지 들라고 하니 당황스러웠다. 그런데 어쩌랴. 들고 갈 사람이 없으니 배낭을 메고 텐트까지 짊어졌다. 일어나려고 하니 허리에 무리가 왔다. 올라가기도 전에 쓰러지는 게 아닌가 싶었다. 그래도 이왕 시작했으니 한 걸음씩 천천히 옮겨보기로 했다. 빨리 올라가는 사람들은 먼저 보내고, 나만의 방향과 속도대로 한 발자국씩 움직였다.
어쨌든 천왕봉까지 가야 하니 처음에는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무모하게 올라갔다. 일단 시작해야 끝을 볼 수 있으니 머뭇거릴 여유가 없었다. 올라가다 보니 숨도 가쁘고 힘들긴 했지만 익숙해지다 보니 해 볼만 하다고 판단했다. 시간을 보내면서 조금씩 올라가다 보니 어느 새 정상까지 오게 되었다.
처음에는 큰 배낭과 텐트를 매고 과연 정상까지 등산이 가능할지 의심했다. 두려움도 있었지만, 일단 시작하고 계속 나만의 속도와 방향대로 올라가다 보니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중간에 어떻게 하면 좀 더 수월하게 올라갈 수 있을까 하는 여유도 생겼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처음에 작가가 되고 싶은 꿈을 꾸었지만, 막상 쓰려고 하니 막막했다. 무엇을 써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다. 남들이 내가 쓴 글을 보고 뭐라고 하는 것도 두려웠다.그러나 일단 등산도 한 발 내딛은 것처럼 무작정 한 줄이라도 써보기로 마음먹었다.
오늘은 무슨 글감으로 쓸지, 어떤 경험을 쓸지, 어떤 메시지로 독자들에게 들려줄지 등을 고민하면서 차근차근 하나씩 써나갔다. 그렇게 하다보니 천천히 정상을 향해 한 걸음씩 옮기던 등산처럼 내 글쓰기의 실력도 늘어났다. 한 걸음씩 옮기면서 점차 가보다 보면 분명히 실력이 향상되는 점이 닮았다. 비단 등산과 글쓰기 뿐만 아니다. 인생의 모든 것들이 처음에는 두렵지만 막상 시작하고 하나씩 천천히 처리하다 보면 어느새 나아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여전히 글쓰기가 어려운가? 등산하는 것처럼 한 걸음씩 차분하게 내딛어보자. 분명히 조금씩 올라가다 보면 정상을 만날 수 있다. 매일 조금씩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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