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안의 나가 아닌, 세상 안의 나를 회복하는 일
살면서 일하면서 여러 우여곡절을 겪게 된다.
그 우여곡절은 말하자면,
단단해짐이라는 성장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스스로가 어른이라 여겼지만
여전히 어떤 순간엔
버거웠고,
무너졌고,
버텼고,
그리고 다시 일어났다.
무언가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면,
그 자리에서 해야 했다.
계획이 없더라도,
길이 안 보이더라도,
지금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그 감각이 있었다.
Gut Feeling.
설명도, 분석도 불가능한 어떤 내면의 진동.
Now or Never.
그 자리에 서서, 두려움을 넘고 움직이는 일.
어떤 길에서는 넘어졌다.
넘어진 게 아니라 부러졌던 것 같고,
부러진 게 아니라 끊어진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그 자리에 혼자 앉아 있을 순 없었다.
누가 발을 걸어 넘겼든, 어떤 말이 상처였든,
나는 그들을 탓하지 않았다, 아니 탓할 수 없었다.
그 순간을 지나치게 만든 내 안목,
그 상황에서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내 시야.
오히려 그 본질을 제대로 보지 못했던
나의 안목을 돌아봐야 했다.
좁아져 있었던 시야를 복기했다.
누구의 도움도 기대할 수 없었다.
혼자서 일어나야만 했다.
그 시간들이 나를 다듬었다.
그렇기에 나를 잃지 않았다.
어디로도 가지 않은 것들이 있다.
비바람 속에서도 폭풍우에도 꺼지지 않은
내 안의 불씨 같은 것들.
그건 내가 흘린 눈물,
내가 쌓은 극복,
내가 해낸 작은 일들이었다.
경험은 충분하다. 상처도 충분하다.
그래서 이제는
에너지의 방향을 바꾸고 싶다.
어느새
폭풍우가 지나갔다.
고요한 공기 속에서,
나는 나의 경험 조각들을 주워 모은다.
모든 걸 바꾸려는 게 아니다.
소중했던 것들을 소중하게 다룰 수 있는 시간,
내가 미뤘던 것들을 다시 꺼내는 시간.
그건
월급으로 설명되지 않는 어떤 이름을 붙이는 일.
조직 안의 나가 아닌,
세상 안의 나를 회복하는 일.
이제는
월급보다, 타이틀보다,
무엇보다 소중한 나의 이름을
조금 더 아끼고 지켜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