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린 Apr 08. 2021

9월의 기록, 그 계절

나는 상담을 받습니다

지금부터의 기록은, 그 순간 나이며, 순간의 영감이며,

순간의 고통이며, 순간의 희열과 눈물이며, 순간의 삶이다.

더 처절하게, 더 깊게 기록하고, 기억했다.

나의 차가움과 나의 온기를 한 곳에 담아본다.


7일에 한 번, 나는 그날만을 기다렸다.


2019년 9월 1일

우린 아주 비슷한듯 달라

그래서 때론 어렵고, 불편하고 낯설다.

상처 받기를 두려워 하면서, 늘 타인에게 상처를 준다

그래서 나는 오늘 흘린 이 눈물이 반가웠어.


사람은 약한 존재다.

그러니 자신을 드러내는 일에 두려워하지 않길 바래.


이제야 솔직해 질 수 있을것 같아


2019년 9월 2일

그날은 유난히 푸른 날이었습니다.

우린 하나로 묶여버린 시간과

같은 기억으로 채워진 감정을 만나러 갔습니다.


이상하게 자꾸만 기억이 흐릿해집니다.

함께 보았던 별과 함께 마주했던 시선과

함게 드나들었던 모든 공간들이

기억 저편에 쌓이고 쌓여 꺼낼 수 없어진것 같습니다.

그래서 조금 슬픕니다.

남겨진 기억조차 희미해질까봐 무서웠습니다.


아마도 우린 따뜻해지고 싶었나봅니다.


2019년 9월 4일

조심스러운 마음을 거내든 밤이다.

기대고 싶은 밤이다.

아주 밑바닥의 모습들까지

드러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형체가 없는 누군가라도 좋으니

내 존재의 치유를 바라봐주길 바랬다.


2019년 9월 4일

나의 색은.

무겁고 열정적인

채도가 낮은 붉은색


2019년 9월 14일

기온이 차츰 덜어지고 바람이 불고,

해의 길이가 짧아지는 계절

이런 날이면 어김없이

계절성 우울증과 함께 무기력이 찾아온다.


이는 온 몸의 에너지를 밖으로 뿜어내던

어느 계절과 달리

이곳 저곳 구멍난 곳을 채우기 위해

외부의 에너지를 필요로 하게 된다.


조각이 나고 부서진 마음에 겹겹히 쌓인 흉터를

다시 또 메꾼다.


하지만 어느 하나 순탄한 것은 없다.

숨구멍 없이 꽉꽉 틀어막듯 채운 마음은

금방 탈이 나고 만다.


추풍낙엽처럼 후두둑

아직은 이르기만한 그 계절이 오고있다.


2019년 9월 16일

목구멍 끝까지 차오르는 말들을 삼키고 삼키고

짓누르고 곪아 터질때까지 참아내고.

우린 그렇게 사는걸지도 모른다.


2019년 9월22일

가장 위험한건, 감정에 대한 기대감이다

가장 무서운건, 감정에 대한 실망이다.


2019년 9월 28일

또 하나 확실해 진것은 사람에게 매달리기 시작하면

삶의 리듬을 잃는 다는 것이다.

내가 그토록 나의 '무엇'에 집중하려 했던

이유가 바로 이거였다.

마음을 쏟아 붓는 순간

우린 잃음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두려움이 나의 세계를 흔든다.


자유와 속박.

관계의 굴레에서

이 두가지의 조율을 얼마나 잘 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결정되는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무언가에 속하고 싶다가도

자유롭고 싶은 인간의 이기적임을 끝이 없다.

그래서 완벽히 맞아 떨어지는

반쪽을 찾기 위해 오늘도 헤맨다.

여전히 우린 미완의 존재 이기에.


두 마음이 충돌하는 요즘.

나의 밤이 끝이 없는 이유.





이전 02화 시작, 나의 고백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