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을 울었다.
가시 돋힌 사람 마냥 경계심 가득한 모습으로 서로를 봤다.
다툼의 끝에, 사실 우린 그만큼 서로를 사랑하고 있었단 뜻이라는 것을. 그것은 너와 나 사이의 빈 공간을 채워보겠다는 몸부림이었으며 사랑의 또다른 형태이기도했다. 많은 연인들이 그렇듯 몰아치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해 길을 잃곤 했다.
너에게 끊임없이 공감을 요구하면서 정작 나는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을때, 스스로가 얼마나 이기적인 인간인지를 실감했다. 사랑은 서로가 주는 것이라던 너의 말에 고개를 떨군채 눈물을 흘렸다. 그것은 지난 상처를 향한 마지막 안녕이었다.
주는것이란 표현하는 일과 같다. 머뭇거리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솔직하게 마음을 드러내는 일이다. 그 안에 내재되었는 다정함과 친밀함을 표현하는 일이다. 투박하고 날카로운 단어들 속에 조금은 섬세하고 부드러운 단어들을 선택해가는 연습을 하는 과정이다.
너를 한참을 보았다.
뿌옇게 흐리기만하던 우리 둘 사이에 은은한 조율을 더해가며, 서로의 마음과 말과 몸짓을 통해 그렇게 사랑의 모양새를 맞춰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