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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린 May 09. 2022

The origin of love

hedwig

오늘도 역시나 침묵을 선택했다. 마음에서 올라오는 많고 많은 말 중 실제 입 밖으로 꺼내는 말은 10%도 되지 않는다. 알 수 없고,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것은 마치 평행선과 같다. 참는 것과 숨기는 것에 이골이 나다 보면 어느샌가 마음은 너덜너덜해지곤 했다.


더 많이 사랑하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치는 것은 더 많이 상처받지 않기 위한 발악과 같을지도 모른다. 따뜻한 말과 애정 어린 관심을 갈구한다는 건 그만큼 아팠다는 걸지도 모른다. 완벽하지 못한 스스로에 대한 공허를 어떻게 채울 것인지, 그런 고민들로 밤을 지새울 때면 정신을 잃고 스스로를 지워버린다. 그가 내가 될 수 없듯 나 또한 그가 될 수 없음을 알고 있음에도 기꺼이 연기가 되어 사라지듯 흡수되기를 자처한다. 분리의 고통은 온몸을 갈기갈기 찢는다. 그것은 나약함의 반증이다.


그대는 무엇이 두려운가 물었다.


버림받음에 대한 불안에 다시 잡아먹힌다.

고요와 평화가 도망간다.

상처를 용서하기에 아직 나는 용기가 없다.

끊임없이 속삭이는 기억의 파편은 녹슨 마음을 물을 붓는다.


구원자를 찾아 헤매는 인생이 길을 잃고 떠돈다.

안다. 그 누구도 구원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사랑, 사랑, 사랑, 사랑에 구원은 없다.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사랑을 담아내기에 우린 너무 작고 연약하다.

그저 변수로 가득한 마음의 장난질에 놀아날 뿐이다.

어쩌면 이번 역시 그 장난에 속은 걸 지도 모른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니까.

망각 역시 인간의 불완전함에 대한 욕망일 뿐이다.


그럼에도 사랑하고 싶다고 외치며 끊임없이 발버둥 친다.

인간이라 그렇다.

한쌍에서 둘이 된 존재가 다시금 하나가 되기 위해 외로움 싸움을 한다.

사랑. 태초의 사랑엔 고통과 아픔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저 사랑, 사랑만이 존재했을 .


그를 통해 나를 본다.

그리고 나의 기억을 나의 심장을 본다.

슬픈 이야기이지만 그 끝은 슬프지 않을것이다.

다시 보듬어 안고 서로를 사랑이라 부를테니까.

그렇게 사랑또다시 반복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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