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 바라나시
사람, 동물, 자동차, 자전거, 오토바이, 릭샤. 도로에는 이동수단이라고 부를 수 있는 모든 것들이 뒤엉키듯 섞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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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귀를 찌르는 듯한 클락션 소리에 정신이 혼미해졌다. 빽빽한 도로 위는 혼돈 그 자체였다. 코를 찌르는 듯한 냄새와 퀴퀴한 공기, 시끄러운 도시의 소음들, 끈적이는 날씨.
카오스 같은 이곳도 약간의 불편함을 견뎌내고 보니, 저마다의 규칙과 흐름들이 있었다. 어느 것 하나 편하고 익숙한 것 없는 이곳에 어느덧 조금씩 적응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그들은 삶의 환희와 애환을 강가에 흘려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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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는 불꽃들 사이로 이미 잿더미가 된 육신을 멍하니 바라보는 가족들, 하지만 슬퍼하진 않는다. 이로써 육신의 생은 숨을 다하였지만 죽음과 동시에 시작될 영혼의 안식을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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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강’ 강의 성스러움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자 목욕재계를 하는 사람들. 그리고 누군가의 생애와 눈물이 모인 그곳에서 물놀이는 어린아이들.
삶이 묘하게 뒤엉킨 이곳은 참 아이러니하다. 마니까르니까 가트 화장터에서는 하루에 150~200구의 시신들을 태워 강가에 뿌린다고 한다. 탄생과 죽음의 끊임없는 윤회. 24시간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 바라나시 갠지스강.
이곳에서 그들은 각자의 방식과 문화로 오늘도 하루를 살아낸다. 누군가 그랬다. 바라나시에서 인도의 모든 삶을 볼 수 있다고.
덜컹덜컹. 흔들리는 야간기차의 소음이 메아리처럼 느껴진다.
소란스러운 고요함 속의 혼자만 안식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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