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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린 Aug 28. 2019

삶과 죽음의 공존

인도 : 바라나시

사람, 동물, 자동차, 자전거, 오토바이, 릭샤. 도로에는 이동수단이라고 부를 수 있는 모든 것들이 뒤엉키듯 섞여있었다.

24시간 귀를 찌르는 듯한 클락션 소리에 정신이 혼미해졌다. 빽빽한 도로 위는 혼돈 그 자체였다. 코를 찌르는 듯한 냄새와 퀴퀴한 공기, 시끄러운 도시의 소음들, 끈적이는 날씨.

카오스 같은 이곳도 약간의 불편함을 견뎌내고 보니, 저마다의 규칙과 흐름들이 있었다. 어느 것 하나 편하고 익숙한 것 없는 이곳에 어느덧 조금씩 적응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그들은 삶의 환희와 애환을 강가에 흘려보낸다.

타오르는 불꽃들 사이로 이미 잿더미가 된 육신을 멍하니 바라보는 가족들, 하지만 슬퍼하진 않는다. 이로써 육신의 생은 숨을 다하였지만 죽음과 동시에 시작될 영혼의 안식을 믿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강’ 강의 성스러움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자 목욕재계를 하는 사람들. 그리고 누군가의 생애와 눈물이 모인 그곳에서 물놀이는 어린아이들.


삶이 묘하게 뒤엉킨 이곳은 참 아이러니하다.  마니까르니까 가트 화장터에서는 하루에 150~200구의 시신들을 태워 강가에 뿌린다고 한다. 탄생과 죽음의 끊임없는 윤회. 24시간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 바라나시 갠지스강.


이곳에서 그들은 각자의 방식과 문화로 오늘도 하루를 살아낸다. 누군가 그랬다. 바라나시에서 인도의 모든 삶을 볼 수 있다고.


덜컹덜컹. 흔들리는 야간기차의 소음이 메아리처럼 느껴진다. 

소란스러운 고요함 속의 혼자만 안식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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