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 다합
스쿠버 다이빙 오픈워터와 어드밴스 과정이 모두 끝이 났다. 다합에서 생활한 지 일주일째. 지난 7일 중 대부분의 시간을 바닷속에서 보냈다. 무서워했던 바다를 재미있게 즐기는 날이 오다니, 아직까지는 믿기지 않은 모습이다. 벌써부터 다이빙 여행지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새로운 세계를 꿈꾼다. 삶이라는 미지의 세계를 떠돌아다니며 그녀는 오늘도 바닷속으로의 여행을 시작한다. 수심이 깊어질수록 짙어진다. 짙어지는 만큼 강해진다. 거대한 산호들과 물고기들이 가득한 곳에 가니 다시금 두려움이 생기는 듯했지만 이 또한 차츰 익숙해질 것이라 생각했다. 돌이켜보면 그녀가 가지고 있던 바다에 대한 두려움을 사실은 형체가 없는 두려움이었을지도 모른다.
이곳의 시계는 다르게 흘러가는 것 같다. 벌써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지나가는 시간이 아쉽게 느껴지는 건 지금의 나의 모습이 너무나도 좋기 때문이지 않을까. 돌아갈 생각을 하니 씁쓸함이 밀려왔다, 확실히 다합은 여행자들의 무덤이 틀림없다. 지낼수록 더이고 싶어 지는 매력 넘치는 곳이다. 이곳은 여행을 일상처럼 느끼게 하는 힘이 있다. 공간이 주는 힘은 실로 엄청나다. 따지고 보면 특별할 것 없는 이 작은 도시가 사람들의 발을 묶어버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곳이 가진 특유의 매력은 와본 사람만이 알 수 있었다.
오늘 아침은 아침 일찍 요가 수업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전에 없던 부지런함이 몸에 베기 시작했다. 1분 1초로 허투루 쓰고 싶지 않은 욕심이 생겼다. 시간에 쫓긴 다는 것은 사람을 참 불안정하게 만든다. 여행의 끝이 정해져 있으니 벌써부터 돌아가야 하는 슬픔과 마지막에 대한 부담이 느껴졌다.
이른 아침, 고요함에 동화되는 이 시간은 정리되지 않은 상념들과 감정으로부터 잠시 벗어나는 시간이다. 내 몸에 집중해본다. 온몸의 열기가 서서히 올라가고 이마를 타로 흐르는 땀방울과 창문으로 비추는 시작하는 햇살. 발끝과 손끝까지 에너지를 실어 보낸다. 땅의 기운과 물의 기운과 그 경계선에 있는 공기의 모든 기운까지 온몸으로 받아낸다.
파드마 아사나 ( 요가의 가장 기본자세)
‘오늘 하루 나에게 주어진 호흡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요?’
웃티타 파르 쉬바 코나 아사나(뻗은 측면 자세)
‘오늘 나는 어떤 하루를 보내고 싶은가요?’
지나가는 시간을 아쉬워하지 않기로 했다. 오늘 만날 시간에 대한 기대감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바다를 만나고 하늘을 만나고, 그 매력에 흠뻑 젖어 충만함을 느끼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면 된다. 그렇게 연습을 한다. 슬픔과 부담을 즐거움으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며 그녀는 강해져 갔다.
화장기 하나 없는 못난 모습이지만 요즘 그녀의 사진에선 행복함이 묻어난다. 해가 뜨고 달빛이 비치는 순간까지 그녀는 한껏 단단해진 마음으로 밤거리를 걸었다.
복잡한 생각을 하기엔 달빛이 너무 예뻤다. 지난밤늦은 새벽까지 옥상에서 맥주를 마시며 별을 봤다. 커다란 별똥별이 떨어졌다. 소원을 빌기엔 너무 순식 간에 지나갔다. 마치 이곳에서의 시간처럼. 그래서 소원대신 고마움을 전했다. 모든 시간이 더할 나위 없이 좋았노라고.
달이 밝다.
여전히 많은 청춘들의 밤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안하다.
하지만 괜찮았다.
소란스러운 마음조차
찬란한 달빛으로 가리면 그만 일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