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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0] 미디어를 차단하시겠습니까?

미디어를 활용한 표현 언어 늘리기!

by 느리나이

몽이가 언어발달이 늦다는 걸 인지하고 병원이나 발달센터를 가면 항상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있다

하루 중 미디어 노출시간은 얼마나 되나요?


그 이유는 유아기의 ‘미디어 증후군’의 증상은 타인에 대한 관심 부족, 대인관계 미숙, 혼자 멍 때리기 언어발달 지연 등 과 같이 자폐 스펙트럼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뇌 발달이 미숙한 만 24세 미만의 아이들이 미디어 매체에 지나치게 노출될 경우에 발생되기도 하지만 부모의 조기 적극적인 개입 (상호작용 유도 및 함께하는 놀이 증가)으로 치료될 수 있다. (하지만 상당히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미디어 = TV나 태블릿 PC, 스마트 폰뿐만 아니라 세이펜이나 사운드 북도 해당한다고 합니다.)


몽이는 엄마가 워킹맘이라 어린이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집에 와서 미디어를 볼 시간이 없었다 (다행인가.. 흠) 또 밥을 정말 잘 먹는 아이라 외식할 때도 식사를 끝내고 나면 엄마 아빠를 기다리는 동안 잠시 보는 정도이기 때문에 한 번도 미디어 증후군을 의심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자폐 증상을 가진 몽이과 정상발달을 보이고 있는 또몽이(둘째) 모두 미디어 차단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먼저 자폐 증상을 가진 몽이의 미디어 차단에 대한 전문가의 입장은 이랬다.


감각 통합 선생님: 우리 아이들은 신경계 이상의 문제가 많아 미디어기기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정말 안 좋고, 강한 자극이 상호작용을 방해하기 때문에 미디어를 차단하기를 권합니다.


언어치료 선생님: 아이가 좋아하는 게 하나라도 있다면 그걸로 상호작용과 언어 표현을 끌어내는 데 사용해야 한다. 만약 핸드폰에 집착하는 아이라면 핸드폰을 달라는 제스처부터 '핸드폰 주세요'라는 말을 끌어내야 합니다.


먼저 감통 선생님의 요점은 ‘전자파의 노출과 상호작용의 방해’ 언어치료 선생님의 요점은 ‘요구나 보상을 위한 도구’이다. 난 두 선생님의 말을 모두 동의하였고, 미디어를 어떤 식으로 사용할지 결론을 내렸다.


미디어를 ‘완전’ 차단하지 않겠습니다.


굉장히 모순적인 문장을 설명하기 전에 몽이의 기질에 대해 먼저 말하고 싶다. 몽이는 자폐 증상을 가지고 있음에도, 탠트럼(Tantrum)이나 강박증이 없으며 갈등 상황이 발생하면 그 상황을 피하는 아이이다. 다만 감각추구가 남아있고, 어떤 과제나 상황을 받아들이는 데 주체적인 의도나 동기성이 거의 없는 아이이며 사람들과 어울리기보다는 혼자 멍 때 리거나 미디어를 선호한다.


*미디어 활용하기 1단계

‘야구르트 주세요’로 자발 어를 시작한 몽이는 요구하는 표현을 끌어내기 위한 매체로 ‘티브이’를 선택했다. 처음 말을 하기 시작했을 때는 요구하는 언어 표현을 모두 수용하는 해주었는데, 예를 들어 ‘티브이 보고 싶어요’라고 말을 할 때 10초짜리 1편을 보여주더라도 꼭 보여주었다. 그리고 티브이를 끄기 전에 ‘이제 그만 볼까?’라고 물어보면 ‘하나 더 보고 싶어요’라고 말을 했을 때만 한편을 더 보여주고 ‘이제 마지막이야~’라고 인지시킨 후 티브이를 껐다.. (아직 충동조절이 어렵기 때문에 꺼야 한다는 상황일 인지시키는 게 중요하다.) 그 표현이 익숙 해 질 때쯤 ‘어떤 거 볼 거야?’라는 질문에 답을 가르쳤고, 그게 익숙해질 때쯤 일부로 소리를 음소거 모드로 해서 ‘소리가 안 들려요!’라는 표현을 가르쳤다. 이런 식으로 하나하나씩 표현을 늘려가는 방법이다. 다만 이 방법에서 조심할 건 30분 이상 연속된 시청은 안되며, 하루를 통틀어도 1시간을 넘기지 않아야 한다. 또 이때 중요한 건 아이와 밀당에서 밀리지 않아야 하며 충분히 설명해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미디어 활용하기 2단계

요구하는 표현을 곧 잘하기 때문에 티브이를 과제에 대한 보상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이걸 시작 한 이유는 몽이는 워낙 동기부여가 안 되는 아이여서 자신이 하기 싫거나 어려워 보이는 과제는 모든 회피해버린다. 따라서 동기부여의 하나로 ‘티브이 시청권’을 주기로 하였다. 규칙은 이렇다. 엄마가 만든 보드에 동전을 3개 붙이면 원하는 프로그램(핑크퐁 워드 파워나 마더구스 시리즈)을 하나 보는 것이다. 동전을 모으기는 처음에는 쉽고 좋아하는 걸로만 하다가 쉬운 거 두 가지&어려운 거 한 가지, 쉬운 거 한 가지&어려운 거 두 가지 이런 식으로 비율을 조정해 주어야 한다. 몽이 같은 경우는 루크, 퍼즐, 몰펀, 레고, 그림 그리기, 색칠하기와 같은 착석을 유지한 채 하는 소근육 활동이나 발차기, 주먹 지르기 같은 대근육 활동을 하였다.

처음 동전 3개 모으기를 하다 동전 갯수를 점차 늘리고 있는 중.

*미디어 활용하기 3단계

아이들의 학습 양식(lenarning style)을 몇 가지로 분류했을 때, 보통 자폐 아이들은 **‘게슈탈트 학습자(Gestalt Learners:단어 의미를 이해하지 않고 문장을 통째로 외우는 방법)인 경우가 많다. 또 시각이 우세한 감각이기 때문에 ‘보고 배우는 아이(Visual Learners) 일 확률도 높다. 몽이는 굳이 분류하자면 ‘게슈탈트 학습+청각 학습자’에 가까워서 평소에 틀어주는 노래나 티브이를 통해 접하는 노래를 통째로 외워버린다. (물론 의미는 모름) 그래서 엄마가 흥얼거리다가 가사를 잊어버려 멈칫하면 몽이가 말해주는 경우가 많다. 몽이가 혼자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된 이후에는 차를 타거나, 동생을 돌보아야 하는 상황에서는 몽이에게 티브이에서 배운 노래를 시켜 입을 운동시킨다.


*미디어 활용하기 4단계

태블릿 PC는 자칫하면 유튜브나 어플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워 확실한 통제나 아이 스스로 자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권하지 않는다. 몽이는 아침에 일어나 유치원을 갈 준비를 하고 밥을 먹기 전, 엄마가 아침밥을 준비할 때 ‘두 브레인’이라는 인지발달 어플을 한다. 애니메이션 중간중간 과제를 수행하는 형태의 어플이라 아이들도 좋아하고, 기초인지의 형성에도 굉장히 좋다. 무엇보다 스스로 해낸 성취감에 캐릭터들이 해주는 칭찬까지 몽이의 동기부여를 도와준다.

몽이는 퇴행이 오면서 어려워했던 것 중 하나가 검지 손가락(Index finger)을 사용하는 것이다. 돌 때까지만 해도 pointing(가리키기)나 손유희를 곧 잘하 던 몽이가 손가락 사용이 어눌하다는 것을 느끼고 많은 활동을 시도했지만 거부감이 심해 어려움을 겪었다. 그때 다시 능숙하게 손가락을 사용하게 된 계기가 ‘핑크퐁 따라 쓰기’ 어플이다. 평소에 핑크퐁을 너무 좋아하기에 바로 결제를 해버렸는데. 효과 만점이다. (물론.. 따라 쓰기보다 노래 동영상 보기를 더 좋아해서 통제가 필요하다)

매일 아침 두브레인을 하는 몽이

사실 아직도 나는 미디어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전자파는 어떻게 할 것인지 아이들이 커가면서 어떻게 통제해주어야 할지 아직도 고민이 많다. 15개월 된 둘째도 형과 함께 지내며 이미 미디어에 노출되었고, 심심할 때면 ‘뽀? 뽀?’(뽀로로)를 외치며 리모컨을 찾아오기도 한다.(그래서 심심하지 않게 만들려고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ㅜㅜ)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우리 몽이가 성장하는 데 있어서 미디어 매체가 엄청난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당분간은 우리 몽몽이들에게 ‘미디어’를 의사소통을 위한 하나의 매체로 사용해볼 생각이다.



P.S 제 글을 참고하실 때 아이의 성향을 잘 파악해주시길 바랍니다.

<참고자료>

**우리 아이 언어치료 부모 가이드 _펀 서스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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