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주의 짧은 글 모음
숭고한 로맨스?
엄마는 이제 칠순을 넘기셨다.
하지만
엄마는 아직도 '숭고한 로맨스'를
그리워하신다.
TV를 보며,
"사랑은... 저렇게 치졸하고,
물질스러운 게 아니야."
"그럼 뭐야?"
"사랑은... 모름지기 운치가 있어야 해.
말없이 옆에 앉아만 있어도 의지가 되고,
달빛 벚 삼아 손 꼭 잡고 서 있기만 해도
마음이 풍요롭고,
서로 기다리고, 배려하고, 지켜봐 줘야지.
사랑은... 그런 거야."
아버지를 떠올려본다.
음...
엄마의 로맨스는
완벽한 판타지.
감정표현
한 청년이 울먹울먹 한다.
여자 친구와 헤어졌단다.
어깨를 툭 치면
통곡할 것 같아 보인다.
주변인들이 각자의 아픈 연애사를 꺼내며,
청년을 위로한다.
그런데
꼭 붙이는 말이 있다.
서른 넘은 남자가... 왜 우냐.
군대 안 갔다 왔냐.
울려면 티 내지 마라.
집에서 혼자 울어라.. 등등
서른 넘은 남자건 여자건
마흔 넘은 남자건 여자건
그 누구든
슬프다.
보고 싶다.
우울하다.
죽을 것 같다.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고,
측근들은 공감하고
안아줄 수 있어야
제대로 된 세상 아닌가....
문득 그런 생각들을 해보게 됐다.
솔직한 감정표현은 너무나 어려운 것이기에.
희귀한 가치가 있는 것!
결국 청년과 몇몇이
술자리를 가졌고,
청년은 손톱만큼 위로를 받은 듯해 보였다.
그런데 말이지...
우는 거랑 군대는 무슨 상관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