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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을 Nov 04. 2024

내가 차린 채식 한 끼 14

- 가을 무는 진정한 사랑이다

겨울만 되면 기침이 무섭다.  언젠가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는데 기침에 좋은 여러 가지를 알려주었고 그중 하나가 무이다.  그래서 1년 내내 무를 이용해서 반찬 만들어 먹는다.  


김장시즌이 시작되었고 시장이나 마트에 다발무가 쫙 깔렸다.  낱개로 판매한 무보다 다발로 파는 무가 훨씬 가격이 저렴하다.  5개나 되는 무를 어디다 다 소진할 것인가 고민도 잠시 난 벌써 무 한 다발을 들고 계산대로 향하고 있었다.  


첫 번째 음식은 무전이다.  무로 만든 전을 먹어 본 것은 남원에 있는 "꽃돼지 식당"에서다.  그 식당은 고기를 파는 식당인데 나는 고기를 먹지 않지만 그 식당에서 기본 상차림으로 주는 음식이 너무 좋아서 주변 사람들을 부추겨서 갈 때가 있다.  상다리 부러지게 나오는 음식 중에 모둠전이 있는데 그중에 무로 만든 전이 있다.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1cm 정도 되는 그 두께를 익히려면 전을 굽기 전에 미리 조금 익혀야 할 것 같았다.  오늘 그 동그란 무전을 한 것이 아니라 금방 먹을 수 있는 무채를 이용한 전을 만들었다.


1. 무채를 가능한 한 곱게 채 썬다.

2. 불에 팬을 올려 미리 가열함과 동시에 무채에  최소의 양으로 밀가루와 전분을 1:1로 넣어 무채와 섞고 난 뒤 소금으로 간한다.  무에 소금을 먼저 넣으면 물이 나와서 물기를 짜야하는 상황이 벌어지므로 조금 아삭한 식감이 있는 무 전을 먹으려고 재료 넣는 순서를 달리 해보았다.  문제는 밀가루와 전분이 무의 수분에 젖어 있으므로 소금이 골고루 잘 섞이도록 해야 한다.

3. 채소는 강한 불에 빨리 익혀야 수분이 빠져나오는 것을 막을 수 있으므로 처음에 좀 뜨겁게 달군 팬에 재료를 올리고 뒤집을 때 불을 조금 낮추어 굽는다.  무는 생으로도 먹는 채소이므로 겉에 묻어있는 밀가루와 전분이 익으면 먹으면 된다.

무채만 구운 무전.

다시마물 우리고 남은 다시마를 채 썰어 넣었다.  요것이 더 맛있었다.


욕심부린 한 다발로 홍고추만 갈아 넣고 만든 맑은 깍두기, 제일 하기 쉬운 무나물 그리고 된장에도 넣어 먹었는데 아직도 무 하나가 남았다.  가을 무는 인삼만큼 몸에 좋다고 한다.  추워지면 저장 무로 들어가니 그전에 많이 많이 먹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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