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만 되면 기침이 무섭다. 언젠가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는데 기침에 좋은 여러 가지를 알려주었고 그중 하나가 무이다. 그래서 1년 내내 무를 이용해서 반찬을 만들어 먹는다.
김장시즌이 시작되었고 시장이나 마트에 다발무가 쫙 깔렸다. 낱개로 판매한 무보다 다발로 파는 무가 훨씬 가격이 저렴하다. 5개나 되는 무를 어디다 다 소진할 것인가 고민도 잠시 난 벌써 무 한 다발을 들고 계산대로 향하고 있었다.
첫 번째 음식은 무전이다. 무로 만든 전을 먹어 본 것은 남원에 있는 "꽃돼지 식당"에서다. 그 식당은 고기를 파는 식당인데 나는 고기를 먹지 않지만 그 식당에서 기본 상차림으로 주는 음식이 너무 좋아서 주변 사람들을 부추겨서 갈 때가 있다. 상다리 부러지게 나오는 음식 중에 모둠전이 있는데 그중에 무로 만든 전이 있다.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1cm 정도 되는 그 두께를 익히려면 전을 굽기 전에 미리 조금 익혀야 할 것 같았다. 오늘 그 동그란 무전을 한 것이 아니라 금방 먹을 수 있는 무채를 이용한 전을 만들었다.
1. 무채를 가능한 한 곱게 채 썬다.
2. 불에 팬을 올려 미리 가열함과 동시에 무채에 최소의 양으로 밀가루와 전분을 1:1로 넣어 무채와 섞고 난 뒤 소금으로 간한다. 무에 소금을 먼저 넣으면 물이 나와서 물기를 짜야하는 상황이 벌어지므로 조금 아삭한 식감이 있는 무 전을 먹으려고 재료 넣는 순서를 달리 해보았다. 문제는 밀가루와 전분이 무의 수분에 젖어 있으므로 소금이 골고루 잘 섞이도록 해야 한다.
3. 채소는 강한 불에 빨리 익혀야 수분이 빠져나오는 것을 막을 수 있으므로 처음에 좀 뜨겁게 달군 팬에 재료를 올리고 뒤집을 때 불을 조금 낮추어 굽는다. 무는 생으로도 먹는 채소이므로 겉에 묻어있는 밀가루와 전분이 익으면 먹으면 된다.
무채만 구운 무전.
다시마물 우리고 남은 다시마를 채 썰어 넣었다. 요것이 더 맛있었다.
욕심부린 한 다발로 홍고추만 갈아 넣고 만든 맑은 깍두기, 제일 하기 쉬운 무나물 그리고 된장에도 넣어 먹었는데 아직도 무 하나가 남았다. 가을 무는 인삼만큼 몸에 좋다고 한다. 추워지면 저장 무로 들어가니 그전에 많이 많이 먹어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