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사랑스러움
웃는 얼굴이 익숙지 않다.
내가 웃는 것도 다른 사람이 웃어 주는 것도.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석하면
단체 사진은 그럭저럭 넘어가지만
신랑 혹은 신부와 카메라를 바라보고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쳐다보는 순간
입꼬리 근육은 1mm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촬영 기사님은 '더 웃어주세요'를 연발한다.
오히려 그럴수록 내 얼굴은 굳어간다.
누가 내 표정과 속마음을 알아차릴까
걱정스러운 생각이 든다.
그새 얼굴은 한층 더 어색해지며
사진 촬영은 끝나버린다.
얼마 전 이사 온 동네 근처에는
좋거나 유명한 카페들이 즐비하다.
매번 작은 도로변에 위치한
M카페에서 필터를 마시다가
다른 카페에 가보고 싶어
지도 검색을 해보니
인스타에서 자주 봤던
P카페의 새로운 공간이
집에서 1분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고민없이 방문한 카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지만
차분한 분위기였다.
카페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주문, 커피를 내어주실 때까지
사장님의 자연스러운 미소가 함께 했다.
세 번째 방문 즈음,
"몇 번 오셨었죠?라며 인사를 건네주셨고
사장님의 입꼬리가 조금 더 올라간 듯했다.
그 미소 때문에 나는 요즘 M보다는
P카페에 더 자주가게 되었다.
신기한건 4개월째 일을 쉬고 있는 요즘
미소를 짓는 일이 조금은 자연스러워졌다.
여유있는 일상 속에서 마음이 편해서일까.
부모님과 친구들은 30대 후반에
갑자기 모든 일을 쉰다고 하니 걱정이 한가득이지만
나도 가끔은 내가 걱정과 고민을
그저 회피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되돌아보게 된다.
몇 번을 되돌아봐도 아직은
지금의 '잠시멈춤'에 만족감이 너무나 크고
아무 걱정도 들지 않는다.
우선 자연스러운 미소가
더 편해졌으면 좋겠다.
누군가의 미소는 언제나
사랑스러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