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 묘사는 글쓰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글 쓰며 배우는 글쓰기

by 김리사

안녕하세요~블로그 글쓰기로 시작해 두 권의 치유 에세이를 쓰며 작가가 된 김리사입니다. 요즘 힐링 글쓰기, 에세이 쓰기 공부를 하며 글쓰기 방법을 같이 공부하고 있어요. 내용 공유하며 오늘 포스팅 즐겁게 이어갑니다~~


오늘의 글쓰기 주제는 <세부 묘사는 글쓰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입니다.





인생이란 너무도 다양해서 만약 당신이 사물의 과거와 현재의 진정한 모습을 세세하게 써 내려갈 수만 있다면 당신에게 더 이상 필요한 것은 없다. 당신이 설령 전혀 다른 시간대와 공간에 살고 있어도, 십 년 전 혹은 이십 년 전 뉴욕의 한 선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모습을 얼마든지 묘사할 수 있다. 뒤틀려 있는 창문, 천천히 돌아가고 있는 회전 입간판, 탁자 위에는 포테이토칩 부스러기가 흩어져 있고 등받이 없는 높고 붉은 의자..... 이런 묘사는 당신이 쓰는 이야기에 개연성과 사실성을 부여한다.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나탈리 골드버그




세부 묘사는 저자 글 속 이야기처럼 우리에게 생생한 느낌을 불어 넣어 주며 마치 시간과 공간의 장벽을 무너뜨립니다. 십 년 전 속으로 돌아가 그 공간에 마치 머무는 듯한 상상을 하게 하죠. 이런 세부 묘사가 탁월한 문학 작품들이 많습니다. 그런 작품들을 읽고 필사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천명관 작가의 <고래>라는 작품 속 세부 묘사를 살펴 보겠습니다.


지구에 한껏 가까워진 태양이 무쇠라도 녹여버릴 것처럼 뜨겁게 세상을 달구고 있는 여름 한낮, 푸른 죄수복을 입은 춘회는 벽돌공장 한복판에 서 있었다. 마당 한가운데 있는 펌프는 오래 전에 말라붙어 쇠파이프를 타고 흘러내린 붉은 녹물만이 바닥에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가마 주위엔 거친 사내들의 발자국에 의해 다져진 딱딱한 마당을 둥고 쇠비름과 엉겅퀴, 한 길이 넘는 뻥대쑥 등 온갖 잡초들이 무성하게 자라나 서로 뒤엉켜 있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개망초는 성곽을 포위한 병사들처럼 늘 공장 둘레를 빽빽하게 에워싸고 있다가, 주인이 자리를 비우자 슬그머니 안으로 침입해들어와 어느새가 공장 전체를 점령해버리고 말았다.
천명관, <고래>



어떠신가요? 장면이 생생히 그려지지 않나요? 이렇게 세부 묘사는 글쓰기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주는 글쓰기 기술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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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바람이 잔잔히 불고, 곧 소나기라도 내릴 듯 하늘은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운동을 마치고 남망산 공원의 하늘숲길을 걷는다. 자주 지나던 길이지만, 오늘은 어딘가 낯설고 새롭다. 다리 위에 서서 바라본 하늘은 짙은 구름 사이로 엷게 빛을 비추었고, 소나무 숲은 습한 공기 속에서 더 푸르고 짙게 우거져 있었다. 안개가 얇게 깔린 풍경, 다리 아래로 내려다본 바다는 짙고 어둡다. 수면 위로 서너 척의 배가 유영하듯 천천히 떠 있고, 멀리 안개에 휩싸인 산은 겹겹의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 모든 풍경은 어딘가 외로워 보이면서도, 이상하리만큼 포근하다.

그래, 바다야, 오늘은 산 그늘 아래 머물러 쉬어가렴. 내 마음속 깊은 곳에도 잠시 머물다 가렴.
<구멍가게 40년, 엄마의 일기장>, 송옥례



어떤가요? 세부 묘사가 탁월해 지면, 우리는 더 깊이 깊이 그 작품 속 풍경과 하나가 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의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세부 묘사를 잘 하기 위해서는 그 주변 상황에 자연스럽게 몰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이죠. 그렇게 깊게 그 상황 속에 머물다 나오면, 자연히 글을 쓸때도 정말 그 순간이 살아 숨쉬는 듯한 생생한 기억들을 불러낼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 같이 눈앞에 펼쳐진 풍경으로 세부 묘사 한 장면 해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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