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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세규 Sep 12. 2021

에필로그 (epilogue)

조선왕조 27명의 왕들, 뒷이야기를 마치며.


조선왕조 27명의 왕을 중심으로 한 뒷이야기가 지난 4월 29일을 시작으로 9월 11일까지 숨 가쁘게 달려왔다.


학창 시절 역사 공부를 떠올려본다. 솔직히 시험을 위한 벼락치기 암기였음을 인정한다.


특히 조선시대에 들어오면 훈구파, 사림파, 등 당쟁 속에서 일어난 사건들은 어렵기만 했고 대동법, 삼정의 문란 등등 조선 후기로 갈수록 머릿속은 하얗게 됐다.


그래도 영어나 수학보다는 만만한 과목이라 생각했다.


철없던 시절의 역사 공부는 그렇게 외우고 시험 다음날 까먹고 다시 또 공부하고 그랬다.


                         - 경복궁의 봄 -


벌써 30여 년이 흘렀다. 뒤를 돌아보니 내게도 50이라는 반 백 년의 역사가 만들어졌다.


80 평생을 살아오신 부모님께 비하면 한참 멀었지만 나름대로 굴곡이 있는 세월을 보냈고 현재도 어떤 일정한 흐름을 따라가고 있는 듯하다.


개개인의 삶이 모여 역사가 된다. 또한 역사는 과거의 일들이 아니라 오늘과 유기적으로 연결된 현재 진행형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내 모습은 과거가 쌓여 이뤄졌고 그 과거를 통해 다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게 아닌가.


                      - 경복궁의 여름 -


조선왕조 왕들의 숨은 이야기 자료를 모으며 내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들을 만나게 되는 소소한 즐거움이 있었다.


역사를 왜 공부해야 하는가 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가 어려웠다.


올바른 역사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하는데,  왜? 어째서 그런지에 대해 시원함을 찾기도 어려웠다.


우리 역사를 다시 공부하면서 든 생각은 공감 ( 共感 )이라는 두 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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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이란

타인의 상황과 기분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공감능력이란

‘나는 당신의 상황을 알고, 당신의 기분을 이해한다’처럼 다른 사람의 상황이나 기분을 같이 느낄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 지식백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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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복궁의 가을 -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좀 더 깊은 생각을 해보면서 나는 첫 번째 질문, 역사를 왜 공부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았다.


그 답은 앞서 말한 공감능력이다. 어떤 시대가 있다면 인물, 배경, 사건들 속으로 들어가 상대의 입장에서 바라보려 한다. 다양한 시각으로 해석해보기도 한다.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해보자. 수많은 군중 속에 서 있는 내 모습이 클로즈업되는 느낌으로 과거 조선 사회의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왕, 관료, 선비, 또는 평범한 백성의 입장에서 공감을 해보는 거다.


공감능력이 부족하거나 아예 없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있다. 예를 들면 차량 내의 블랙박스를 통해 본 보복운전 사례가 그렇다. 입장 차이가 다른 운전자 두 사람이 교통흐름을 공감하지 못해 큰 시비나 싸움으로 번지는 일이 흔하게 일어난다.


이밖에도 다른 사람의 상황이나 기분을 배려하지 않는 일들은 부지기수다.


역사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면 공감능력이 일상생활에서도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 경복궁의 겨울 -


두 번째 올바른 역사의식에 대한 질문이다.

여전히 답을 찾기 어렵다. 올바르다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말이나 생각, 행동 따위가 이치나 규범에서 벗어남이 없이 옳고 바름을 말한다.


올바른 역사란 가능한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계급사회가 나타나기 시작한 청동기 시대부터 오늘 2021년까지 인류 역사의 중심은 권력 싸움, 사람과 사람의 갈등이었다.


글쎄, 어떻게 딱 시원한 답을 찾을 수 없지만 올바른 역사의식이란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고 되풀이되지 않도록 노력하려는 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


똑같은 정치적 배경이 아니지만 단순하게 최근 아프가니스탄에서 일어난 일들과 조선의 임진왜란을 비교해본다.


준비되지 않고 거의 무방비 상태였던 아프가니스탄의 군대와 너무도 쉽게 일본이 국토를 짓밟게 내버려 둔 조선의 군대.


국력을 기르지 못한 나라가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나라의 먹잇감이 되었다. 그건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역사가 주는 진리다. 역사는 되풀이되기 때문에 현재의 거울이라 하기도 한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할라리는 역사 공부를 하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 과거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서 역사를 공부한다. '


과거는 오늘의 나와 연결되어 있다. 반성을 통한 배움으로 내일을 준비할 수 있기에 과거로부터의 자유라 한 것 아닐까...


계절이 바뀔 때마다 경복궁을 한가로이 산책한다. 근정전을 뒤로 돌아 사정전 앞에 선다. 사정전(思政殿)은 임금의 집무실을 말한다.


지난날 조선왕조 500년의 암투와 시기, 갈등, 전쟁의 흔적이 고즈넉한 하늘 아래로 바람처럼 스쳐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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