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론은 동어반복에의 유혹이다.
유물론은 동어반복에의 유혹이다.
현실은 꿈의 재료가 된다. 그렇다고 꿈이 곧 현실인가?
칸트가 물자체에서 인식을 거쳐서 현상이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우리는 현상이 곧 물자체라고 믿고 싶다. 우리가 인식할 수 없는 뭔가가 있다는 사실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플라톤에서도 마찬가지다. 손쉽게 볼 수 있는 현상이 곧 이데아여야 한다. 이데아를 보기 위해 따로 노력할 필요가 없으니까.
파스칼은 이를 간파했다. 그는 법은 법이기 때문에 복종해야 하고 신은 신이기 때문에 믿어야 한다고 했다. Deus adsconditus(숨어 있는 신)은 안셀무스처럼 동어반복을 신에게 떠넘긴다. 베르그송은 의식의 존재가 관념론과 실재론 어디에서도 정당화되지 않음을 밝혔다. 관념론적 세계에서는 의식이 논리정연한 방식으로 펼쳐짐을 설명할 수 없다. 실재론적 세계에서는 인과들의 연쇄 위에 왜 의식이 떠오르는지를 설명할 수 없다.
그러니 당신들이 믿고 있는 유물론은 터무니없다. 스피노자는 범신론 아래에 영원이라는 공리를 떠받치게라도 했다. 유물론은 어떤 논리도 없이 그것만이 확고하고 유일한 진리인 것처럼 널리 퍼져 있다. 심지어 종교를 믿는 자들도 잘 살펴보면 다들 유물론자다. "다른 곳에 보이는 진리가 없으니 보이는 것이 곧 진리이니라." 그들이 신봉하는지도 모르면서 신봉하는 유일한 말씀이다.
유물론은 보다 더 분석적으로 접근해야 할 개념이다. 가장 재미없고 천편일률적이고 아무것도 설명해주지 않는 사상을 세계의 토대로 삼고 있는 자들이 이렇게 많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