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릉도에서 -
바다가 삼키려다 토해낸 섬,
울릉도.
그 거친 풍광 때문에
삶이 버거울 때면
나는 이곳을 찾는다.
익숙하지 않아
더 깊었던 고요의 시간들.
그 고요 속에서
무너져 내린 나를
이 낯설고도 야성적인 풍경은
모든 기억으로부터
천천히, 잊게 해 준다.
바다마저 감당하지 못해
끝내 토해낸 그 아름다움.
태초의 숨결 그대로인
거친 숨은
보잘것없이 작아진 내 안에
또 다른 나를
만들어 갈 힘이 되었다.
다시....
내일을 위해.
-에필로그-
세상과 조금 떨어져,
시간의 속도를 잊은 듯
거칠지만 정직한 숨을 쉬는 섬,
울릉도.
나는 그곳에서
무너지기를 허락했고,
다시 일어설 여백을 배웠다.
나를 비워낸 그 자리에는
새로운 내가 들어섰다.
바다가 삼키려다
끝내 토해낸 섬,
울릉도에서.